나 진짜 긍정적이기로는 다 이길 수 있는데
갑자기 현타가 물밀듯 밀려온다
고3때 나 진짜 하루에 순공 10시간은 무조건 넘겨가면서 공부했고
주변 친구들 선생님들 다 나 칭찬해줬어
넌 진짜 대학 잘 갈 거라고 너무 열심히 한다고
걍 고3내내 힘든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
심지어 나는 학원 하나도 다니지 않고 모든 걸 독서실에서 거의 독재하듯이 했어
학교도 코로나 때문에 잘 나가지 않는데다 애초에 내가 개썅마이웨이고 정시파라 유급되기 직전까지 학교 안 나가고 그랬었거든.
막 점수 안 나오는 것 같아도 항상 될 거라며 나 자신을 격려했고 또 재수각 잡혔다 하는 친구들한테도 우리 무조건 이번에 갈 거라며 분위기 복돋아주는 역할이 항상 나였어
애들도 장난스레 우리 중에 희망은 너밖에 없다고 그랬고
그래서 모고도 항상 전교권이었고 연고대 공대 정도는 항상 안정권에 올랐었어
근데 수능 때 탐구 하나를 정말 미친듯이 못 봐서 재수결정하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놀다가
지금 막 과거 돌이켜 보고 생각하는데
그냥 정말 이 현타의 무게가 너무 크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정말 긍정적이라서 재수결정한 주변 친구들에게도 위로해주고 응원해주기만 했어 난 가족이든 친구든 누가 따로 위로를 해주지 않더라고 왜냐면 수능 끝나고 재수결정하고 지금까지 한번도 힘든 티 안 냈거든 그리고 나도 내가 힘들지 않다고 생각했어
나는 작년 그 1년동안 공부가 너무 재밌었고 하루하루 사는게 너무 감사했어 연고대 정도는 당연히 붙겠다는 확신이 스스로 있었기 때문인진 몰라도 그냥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하고 자신감에 안 차 있던 적이 없었거든
긍정적으로 살면 긍정적인 결과가 올 거라 믿고 정말 하루도 안 쉬고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그냥 지금 너무 힘들다
1년동안 내가 갖고 있던 신념이 틀렸던 걸까
작년에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말해줬던
'넌 정말 이번에 잘 갈 거야' '야 니가 우리 중에 제일 희망이야' '진짜 너처럼 열심히 하면 안 되는 거 없겠다' 등등의 기대섞인 칭찬들이 귓가에 맴도는데 진짜 너무 힘들다..
난 분명 열심히 살아왔고 열심히 했는데 내가 틀렸었던 걸까
어제까지도 내가 갖고 있던 생각은
'이번에 무조건 열심히 해서 수능 만점 한 번 받아보자. 현역 때는 솔직히 수능 만점이 버거운 목표였지만 이번엔 할 수 있으니까 기회라 생각하자!!' 하고 오히려 재수한 걸 축복으로까지 받아들였었거든.
그런데 난 1년간 그렇게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했는데도 재수라는 결과가 나오게 되었는데 내가 또 열심히 한다해서 22수능을 잘 볼 수 있을까... 또 삐끗하면 어떡하지... 또 실수하면 어떡하지...
1년간 내가 해온 노력들과 신념이 틀리지 않았음을 이번에 꼭 증명하고 싶었는데 두려움 앞에서 막연히 무너지는 게 느껴진다
작년에 그렇게 열심히 해오면서 열심히 하면 안되는게 없음을 꼭 증명하고 싶었는데
나조차 날 믿지 못하게 되었어.. 그냥 너무 허망해 곧 있음 공부 시작하는데 이 멘탈로 어떻게 공부를 할까...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묻히겠지만 그냥 새벽에 여기에서라도 후회없이 말해보고 싶었어
현 고3들이 이거 보면 좀... 회의감 들 수 있겠다 음 .... 나는 운이 정말 안 좋았다고 보면 돼 너히ㅣ들은 열심히 하면 잘 할 거야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