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식시간이었지....
그날 고백하기로 완전 마음 먹었었어
여름이었고
다른 반 애들이랑 밥 먹고 교실 들어오니까 불 꺼지고 해 질락말락 해서 푸르스름하게 어두웠는데 짝녀 혼자 있더라
너무 놀랐었어 모든 상황들이 지금 고백하라고 나한테 점지해주는 거 같아서
혼자 속으로 우물쭈물거리다가
낮에 짝녀한테 내가 밑밥 깔아놓은 거 짝녀가 특유의 정색한 표정으로 물어보드라 많이 궁금했나봐
지금 말하래 이따 말해준다고 한 거
그래서 일단 양치부터 하자고 하구 화장실가서 양치하고 나왔어
짝녀가 먼저 끝내고 교실로 갔는데 내가 화장실에서 계속 망설이느라 시간이 좀 지나서 짝녀친구들(=내친구들)이 들어와있더라
그래서 옥상가서 내가 짝녀 좋아하는 거 아는 다른학교 친구랑 통화하다가 너무 불안하고 무서워서 울음
그러다가 오늘 안 하면 후회할 거야 하는 생각이 들어서
짝녀 옥상으로 데리고 옴 지금 말해준다고
아직도 그때 하늘이 생각나네 푸르스름 해가지구
심장 터질 거 같았는데
짝녀 어깨 잡고
야 나 너 좋아해 알겠지
라구 했음
ㅋㅋㅋㅋ알겠지는 왜 붙였는지 모르겠음
짝녀가 나한테 어색하게 웃으면서 그랬음 전부터 왜 그러냐고 미쳤냐고
유감스럽게도 나는 미치지도 않았고 장난치는 것도 아니었으
그 말 듣고 나 혼자 설레고 울고 좋아하고 했던 게 너무 어이가 없더라
그래서 짝녀 보면서 어거지로 웃고 그상태로 암말도 안하고 교실로 빠르게 걸어가서 가방쌈
짝녀가 마지막까지 상황파악 못하고
짝녀가 좋아해서 매일 베고 자게 빌려줬던 인형 들고
뭔가 이상하단 건 알았는지 어색하게 웃으면서
나한테 안 가져가냐고 물어봄
난 걔 잠깐 보다가 대꾸도 안하구 그 상태로 야자째고 집감
집가는 경사낮은 내리막길 가몬서 계속 울엇음
친구랑 전화하면서도 울고 혼자 시내버스 안에서도 울음 어디 쫓겨난 앤줄 알앗을듯
내가 걔 좋아하는 거 아는 같은 반 친구 만나서 엄청 울고 걔가 짝녀한테 나 없는 척 전화걸어줬는데
친구가 짝녀한테 머하냐고 물으니까 걔도 야자째고 집갔더라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건 아녔나봄
친구가 짝녀한테
쓰니가 너한테 고백했지?
하니까 한 10초동안 아무말도 없다가
근데.....
하고 또 아무 말도 없다가
그게 무슨뜻이야?
하고 묻더라 역시 뼛속까지 기독교
친구가 아무말도 못하는데
짝녀가
아니야 내일 학교에서 말하자
하고 끊었음
우울증 시작됨
그리구 다짐함 다시는 여자 안 좋아해야지
걍 갑자기 새벽에 생각나서 풀어봤음
태어나서 처음으로 얼굴 보고 고백한 거엿음
너무너무 좋아서 어쩔 수가 없었어 버티기도 힘들었음
하루 지나면 더 좋아하고 이틀 지나면 더더 좋아하고
인생.....
벌써 1년이 다 돼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