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니 막 잠에서 깬 것같은 카일이 어디갔다 오냐고 물어봄. 가뜩이나 힘든 카일에게 걱정끼치고 싶지 않아 대충 둘러대고 밖으로 다시 나옴. 밖으로 나와 거리를 배회하는데 갑자기 웬 미친놈들이 건물 위에서 날아다니고 있음. 아 뭐야.. 하고 올려다보니 초록망토 위에 이상한 문장이 새겨져 있음. 뒤따라나온 카일이 나를 보고 ㅇㅇ 뭐해? 하고 물어보길래 말하는 대신 고갯짓으로 답해줌.
"자유의 날개... 조사병단인가."
조사병단이라는 카일의 말에 고개를 들어 다시 올려다보니 벌써 사라지고 없었음.
다음날 다시 거리로 나와보니 거리가 조사병단 때문에 개판이 되어있었음.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리바이라는 남자를 잡으러 왔다는데........리바이...? 분명 어제 나를 도와준 그 남자였음. 그 남자가 지금 조사병단에 들어갔다는건가?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침.
며칠 뒤 지하도시에서 조사병단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붙음. 원래 지하도시 출신들은 지상에서 살 수 없을뿐더러 훈련병단에 지원해 병사가 될 수 조차 없었음. 이번에 붙은 공고는 훈련 병단에서 3년 간 훈련을 마치면 조사병단에 입단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음. 사람들은 벽외조사에서 얼마나 많은 병사들이 죽길래 지하도시의 사람들까지 모집하냐는 반응이었음. 지하에서 살고말지 거인 밥이 되고싶지는 않다면서.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음. 3년 동안 빛 한 줄기 안 들어오는 이 곳에서 사느니 3년 만이라도 햇빛을 맞으며 살아가고 싶었음. 결국 카일과 나는 훈련병단에 지원하고 태어나 처음으로 지상으로 올라가게 됨.
3년 간 훈련을 받고 소속 병과를 선택하는 순간이 다가왔음. 입체기동, 격투, 체력 셋 다 평균 이하였던 나와 달리 카일은 훈련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며 헌병단에서도 눈여겨 보는 존재가 됨. 나는 카일을 설득해 너라도 헌병단에 가라고 몇 번이나 말했지만 카일은 나를 혼자 둘 수 없다며 기어코 조사병단에 지원함. 훈련을 받으며 거인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게 되었고 지금이라도 관둬야하나 몇 번을 고민했지만 결국 조사병단에 입단할 수 밖에 없었음. 다시 그 지옥같은 지하도시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고, 무엇보다 리바이를 다시 만나고 싶었음.
조사병단에 입단한 후 리바이를 찾아봤지만 신병이었던 내가 그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없었음. 기껏해야 훈련받을 때 스쳐 지나가는 정도? 그렇게 조사병단에 입단하고 2달 만에 첫 벽외조사를 나가게 되었음. 첫 벽외조사치고는 매우 순조로웠음. 내가 거인을 죽여야 할 상황도 오지 않았을뿐더러 원래의 목표였던 병참기지 설치도 별다른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었음. 벽외조사를 마치고 복귀하는 도중 좌익쪽에 기행종 한 마리가 나타났다는 전보가 들어옴. 좌익은 카일이 있는 곳인데...? 하며 걱정했지만 이내 엄호반이 처리했다는 소식이 들리며 안심하게 됨. 하지만 병단에 복귀하니 카일이 보이지 않았음. 들뜬 분위기 속에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감. 좌익쪽 반장에게 물어보니 카일이 희생해준 덕에 큰 피해 없이 기행종을 죽일 수 있었다는 답이 돌아옴. 카일이...죽은건가..?
그 날은 조사 병단 역사상 유례없는 성공을 거둔 날이었음. 사상자는 카일 한 사람이었을뿐더러, 한지 분대장이 조사병단 역사상 최초로 20m 급 거인을 포획한 날이기도 했음. 밤 늦게까지 뒤풀이가 계속됐지만 나는 그 어디에도 갈 수 없었음. 텅 빈 막사에서 몸을 웅크리고 숨죽여 울고 있었음. 3년 간 훈련을 같이 받았지만 지하도시 출신이었던 카일의 죽음을 슬퍼하는 동료는 그 어디에도 없었음.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는데 숙소 안으로 누군가 들어옴.
“어이....넌 왜 여기에 있는거지?”
3년 전 지옥에서 너를 구해줬던 그 남자였음.
리바이의 얼굴을 보니 갑자기 눈물이 또 왈칵 터져버림. 소리 죽여 우는게 아니라 정말 아이처럼 눈물이 펑펑 나기 시작함. 아이처럼 눈물 흘리는 나를 보더니 리바이가 당황하며 나에게 다가옴. 어이....갑자기 왜 우는거냐... 몇 시간 동안이나 울어 떨리는 내 몸을 그가 감싸줬음. 갑작스런 접촉에 당황했지만 서툴지만 따뜻한 손길에 또 다시 눈물이 펑펑 나기 시작함.
“울지 말라니까....우는 사람을 달래는 방법은 모르겠단 말이야...”
리바이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그의 품에서 그대로 잠이 들어버림. 다음 날 일어나 퉁퉁 부은 눈을 뜨니 익숙한 막사의 천장이 아닌 낯선 방의 천장이었음. 몸을 일으키려 했더니 침대 맡에 머리를 기댄 리바이가 내 손을 잡고 자고 있었음.
내가 뭘 쓴건지 모르겠음 미안하다 아이들아 그냥 저대로 뜨밤이나 보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