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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하던 날의 용기백배 난리부르스

2루짝지 |2004.02.24 01:28
조회 18,900 |추천 0

 

2003년 8월 26일.

2루가 의정부에 있는 306보충대로 입대한 날이다.

 

너무 죄송하지만, 들어가는거 보지 않으면 정말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서-

학교가는 척하고 눈을 뜨자마자 부랴부랴 공항으로 갔다.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에 내려 다시 전철을 갈아타고 한참을 가야 하는 길...

며칠 전부터 일기가 좋질 않아 혹여 비행기가 뜨지 않을까봐 안달하며 가슴 졸이던 시간들이

비행기가 착륙하는 순간까지 주마등처럼 스쳐가며 몇개월의 이별을 실감케 했다.

 

2루는 친구 삼식(애칭임)이랑 같이 동반입대를 하게 되어,

막상 들어가야 할 시간을 1시간 정도 앞두고 306 앞에 내가 도착했을 땐

엄니,2루,삼식이,삼식이 여친, 엄니를 위로하러 오신 친구분, 2루와 삼식이네 친구들...이

식당에서 기다리고 계셨다. 배는 고픈데 밥은 넘어가질 않고...

울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고 또하며 2루 앞에선 연신 미소를 지었다.

집합시간이 가까울수록 2루는 답답해 하며 담배를 무려 3개나 연속으로 피워대서

내 맘을 아프게 했다. 그리고 드디어 눈물을 보이시는 어머니...

 

집합하라는 방송이 나오고,

2루는 날 한번 꼬-옥 안아주고 짧은 입맞춤을 해주더니 " 나 다녀올께 "하며 운동장 가운데로 들어갔다.

마치... 저녁이면 다시 만날 사람처럼 그렇게-. 그래서 나도 " 응 잘 다녀와 ^^// "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삼식이네는- 여친은 멀쩡한데 삼식이가 들어가다 도로 울면서 왔다 -_-;;; 여친이 다시 달래서 보내고-.

멀찍이서 보니 우리들 커플티를 입고 온 2루와 삼식이는 어느새 인파 속에 들어가

찾을 수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은데-!!!

 

결국, 삼식이 여친과 둘이 손을 잡고 운동장 뒤쪽, 그리고 나중에 장병들이 이동하게 될 쪽으로

자리를 옮겨 두 남자를 찾기 시작했다. 앞에선 무슨 연설이 그리도 긴지 쏼라쏼라...어쩌고 저쩌고...

그리고. 우린, 헌병들이 둘러싼 가장자리에서 1/3쯤 들어간 곳에서

앞만 쳐다보느라 여념없이 앞뒤로 줄서 있는 2루와 삼식이를 발견하고야 말았다!! -_-V

 

아주 작게, 둘이서 "2루야-" "삼식아-" 정신없이 부르는데, 둘만 빼고 주변 장병들은 다 쳐다본다.

안되겠다 싶어 우리 둘은, 폴짝폴짝 뛰며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 큰 목소리로. "2루야~2루야아아아~~?!" 슬슬.쪽팔렸다;;

헌병들도 눈치를 주고, 아줌마들은 킥킥대고 웃으시고. 내 얼굴은 뻘-개졌다.

근.데.

역시 2루는 앞만 -_-;;;; 째려보는거다. 저쪽 끝에서 지 여친이 먼 짓을 하는지도 모르고;;;;

여기서 포기할쏘냐. 불굴의 의지를 가진 나-.

내 앞의 헌병이 잠시 저쪽으로 돌아보는 사이 쏜쌀같이-

장병들이 줄을 선 운동장 가운데로 숨어들었다 -ㅁ-!!! (영화처럼;;;)

놀라는 삼식이 여친과 주위 사람들... 그러나 다들 조용히 지켜봐주고,

줄선 장병들도 놀란 표정으로 길을 슉슉- 비켜주었다. 므흐흐... 그 때 장병님들 감사합니다!

그렇게. 나는. 다시 2루 바로 코 앞에 나타난거다. (물론 숨어서;;;)

 

" 미쳤어? 여길 어디라구 들어와,지금~ 걸리면 어쩌려구?! " 놀란 2루에게

" 아쉬워서- 에헤헤... 잘 다녀오라구... 사랑해^^ " 뺨에 뽀뽀 한번 해주고 그 한마디 해주고...

다시 쏜쌀같이 숨어서 바깥으로 나왔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그렇게 2루를 들여보내고 엄니와 2루 친구들과 헤어진 후,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기 위해 의정부역에 들어서서야 나는 눈물을 한웅큼 쏟았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2루는 들어갈 때 나 우는 모습 보면 가슴 너무 아플것 같아서

일부러 우리쪽도, 뒤도 돌아보지 않았단다. 입소 첫날밤에...내가 억지로 챙겨준 사진 달랑 하나..

그거 품에 안고 그렇게 잠을 설쳤단다-. 나처럼...

 

 

그게 벌써 6개월전 어느 하늘 하얗던 한여름의 일이예요.

이젠 한겨울도 지나고 또다시 새로운 계절이 다가오네요^^

우린 아직도, 2루가 보초를 가기 전 통화를 하게 되면 " 잘 다녀와~ " 그렇게 인사를 한답니다.

그럼 언제나처럼 2루도 " 응 잘 다녀올께^^ " 하죠.

그리고 계절이 한두번만 더 바뀌면 정말 내 눈 앞에 나타나 " 잘 다녀왔어 " 하게 되겠죠-.

그런 그가 너무 좋습니다^^ 많이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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