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피씨주의 엄청 어필하는 사원.... 어떻게 해야하나요?ㅠㅠ 하
ㄷㄹㅎㄱ
|2021.02.05 14:23
조회 194 |추천 0
회사에서 피씨주의를 강력하게 내비치는 사람이 있으면 여러분은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ㅠㅠㅠ의견을 들어주고, 달래주고, 하다가 지쳐서 글씁니다.
입사한 지 얼마 안된 남자 사원이 있습니다. 제가 사수고요.사수라고 해봤자 다른 분들도 자기 후임 엄청 책임 지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암튼! 오랜만에 경력직이 아닌 신입들이 들어온 거라 최대한 잘 해주는 중입니다.
그 사원 분의 첫 이미지는 사람 순하고 착한가보네~ 사람들한테 예의있게 말을 잘 가려서 하네! 였습니다.사람이 정중해보였어요. 업무 능력도 다른 사원들과 비교했을 때 자기만의 강점이 분명하게 있는 사람이고요.굳이 칭찬부터 하는 이유는 제가 이 분을 싫어해서 억지 쓰며 까내리는 게 아니라고 먼저 말해두고 싶어서입니다.
일단 굵직한 일화만 얘기 해볼게요.
1. 상사 한분이 A사원(여자)의 행방을 묻기 위해 "저번에 그 여자애는 어딨어? 그 XXX 아이디어 낸 친구. 그 친구도 회의 같이 들어와야 하는 거 아냐?"라고 이야기 하자 그 분이 바로 "여자 애 아니고. ㅇㅇㅇ사원입니다." 라고 하더라고요.
그 분이 해준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만약 저라면 "ㅇㅇㅇ사원님 말씀하시는 건가요? 회의 참석 가능한지 연락해보겠습니다." 라고 한 뒤 "그 사원분이 이 프로젝트 참여 하게되면 이름 꼭 기억해주세요~ 사원 분들이 이름 까먹으면 은근히 서운해해요~ "이런 식으로 돌려 말할 것 같습니다.. 물론 여자애 라고 지칭한 것은 잘못이긴 하지만 연배 있으신 분들이 그런 표현 쓰는 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좋게 말해줘도 그 뒤로 잘 고치니까요. 처음부터 눈치 주듯이 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요.
그 사원 분이 그렇게 말한 후 다른 분들의 표정이 ㅎㅎ; 하며 난감해 하긴 했지만다행이 상사분은 눈치를 못 채신 건지 뭔지.. "그래 그 친구 데려와 봐" 하고 끝나긴 했습니다.
그 후 몇몇 분들이 그 친구의 발언에 대해 이야기 하며, 사회생활을 잘 못한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는데그 말에 아주 동감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제가 사수고.. "요즘 시대는 그 친구가 한 말처럼 잘 신경 써야하긴 하잖아요~ 우리 회사도 새로운 사람들 때문에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겠네요~" 하면서 쉴드를 쳐주기는 했습니다.. 만.... 제 쉴드가 먹혔을지는 의문이네요....
2.저희 회사는 보통은 탕비실에서 각자 커피를 타먹지만 누군가 지각을 하면 그 사람이 카페에 가서 사람들의 커피를 사오는 것이 저희의 룰입니다. 카페가 약간 거리가 있어서 다녀오기가 은근 귀찮거든요. 그래서 벌칙 겸 해서 그런 룰을 만들었습니다.(법카 씁니다. 본인 돈 안나갑니다.)
근데 과장님(여성) 한 분이 작년에 아이가 아파서 지각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그런 걸로 눈치 주는 회사는 아니라서 그냥 다들 농담처럼 "ㅇㅇ님이 우리 커피요정이시잖아요~~ 덕분에 맨날 맛있는 커피 먹고 좋죠 뭐~" 이러고 말았어요.그분도 늘 쿨하게 "맞아~~ 나 아니면 우리가 언제 또 맛있는 커피를 먹어~~믹스커피 지겨워 ~ㅋㅋ" 이럽니다.
근데 그 남자사원분이 들어오고 나서는 우연치 않게 (?) 몇달 간 커피요정님 포함 모두가 지각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원 분들은 지각벌칙을 본 적이 없긴 했어요!
그래서 어느 날 A과장님이(남자분)이 요즘은"ㅇㅇ씨가 타주는 커피를 못 먹어서 아쉽네~~ 새로운 사원들도 왔으니까 다같이 커피 한번 먹는거 어때요" 라고 했습니다. 대표님까지 다같이 있는 자리라서, 저는 그냥 신입들 왔으니 점심 먹고 다같이 커피 한잔 하자는 얘기로만 알아들었는데 이번에도 그 사원분이 .. 하 ㅠㅠㅠ....
"아직도 직장에서 여자가 커피타는 문화가 있나요? 인권위에서 없애자고 하지않았나요?"
이러는 겁니다 ㅠㅠ.....물론 신입들은 저희만의 룰도 잘 몰랐고... 커피를 "타온다" 고 말해서 오해할 법 하지만 사원분이 그렇게 말해버리면 저희는 뭐가 되냐고요 대체 ㅠㅠㅠㅠ.....
제가 바로 어색하고 티나게 웃으면서 "아휴~ 사원님이 오해하신 거에요~~ 우리 지각 하는 사람이 커피 사오는 문화가 있어서 ~ 커피요정 과장님이 자주 사와서 우리끼리 농담하는거다~ 오랜만에 커피 먹으면서 느긋하게 오후 업무 하자는 거였지~~ 정 그렇게 커피과장님이 사오는 게 싫으시면 저랑 사원님이 같이가요~"
이러고 그 사원을 데리고 커피를 사러 다녀왔습니다...오가는 길에 이 분에게 설명을 좀 해줬습니다. 앞으로도 또 실수하지 않도록!
우리 회사에 계신 분들 중 나이가 있는 분들이 가끔 시대와 맞지 않는 단어 선택을 하시거나 하지만일부러 누군가를 골려먹으려고 그러진 않는다. 커피는 늘 각자 타먹었고, 사원님이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긴 했다.
그치만 A과장님이 너무 놀라고 서운하셨을 거다과자 하나 사가서 과장님께 드리고 자기가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꼭 말씀드려라 그 분 그렇게 못된 말 하는 분 아니다.
하면서 일일히 알려줬네요... 다행이 그분도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A과장님과 커피과장님께 사과는 했지만 회사 내에서 그 분의 이미지... ㅠㅠ....ㅠㅠㅠㅠ... 바이바이 됐죠
3.이분은 꼭 남녀문제가 아니라도 종종 피씨주의적인 가치를 말하는데... 한번은 저랑 문제가 있었네요프로젝트 회의 중에 제가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습니다.
경제성장 덕분에 사람들이 더이상 필요에 의해서만 구매하지 않는다. 먹고 살만한 시대기 때문에 ~ 자기의 취향과 가치를 보여줄 수 있게 커스터마이징~ 어쩌고~ 그래서 우리 회사에서는~ 어쩌고 ~~
이렇게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는데 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그분이 뒤로 좀 기대 앉고 펜을 노트에 툭툭 치면서...
"근데요 그렇게 얘기하시면 저소득층 분들한테 좀 그렇지 않나요?" 라고 하는겁니다..
어떻게 그렇다는 건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되물으니
"아직도 필요할 때만 무언가를 구매할 수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모두가 먹고 살만 하다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렇게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설명하는 것은 너무 그분들의 존재를 지우는 것 아닐까요?"
라고 하는 겁니다...제가 그동안은 이 분이 업무가 아닌 회사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만 영향이 있는 상황에서만 발언을 했으니그러려니가 되었는데 업무에도 지장이 가는 이야기를 하니까 좀 신경이 쓰여서
사원님은 우리 프로젝트의 타겟층이 누구라고 생각하시냐, 애초에 우리회사는 생활필수품 같은 걸 만드는 곳도 아니고 필요에 의해 구매하는 것만 파는 곳이 아니다. 그래서 서론을 그렇게 시작한 건데 제가 대한민국의 전체적 경제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것 같았나요?
라고 좀 세게 말했습니다.그분은 "그런 건 아닌데 더 구체적으로 짚고 넘어가고 싶었을 뿐이다." 라고 했고요. 당연히 회의 분위기는 안좋았고.. 모두가 대충 어물쩡 빨리 끝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분과 저의 대화는 회사 모두가 알게 되었구요 ㅠㅠ예전부터 그 사원분이 회사 내에서 평판과 인기가 좋은 건 아녔는데저는 그분이 적어도 윤리적으로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똑같이 대해줬더니회사 분들은 제가 그분 편인줄 알아왔는데, 회의 중에 서로 의견이 대립하니 다들 좀 오 뭐야? 하는 분위기...
짜잘하게 사원분들 사이에서 생긴 일이나, 한 두개의 작은 발언들은 적지 않았지만이 사원의 이런 행동들이 잦다보니 다들 이야기 하기 꺼려하는게 느껴지네요...그렇다고 부당하게 업무 배치를 하거나 그런건 전혀 없습니다!
저는 그 사원 분의 말 그리고 PC주의에 동의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저도 굳이 따지자면 PC한 사람이라서 회사에서 언피씨한 말 들으면 화나기는 하지만적어도 회사에서는!!!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아니면 더 나은 방법으로 말 하든가...퇴근하고 인터넷에서 싸우든가 차라리 ㅠㅠ
저 말고 다른 회사분들은 그 사원분이 그런 얘기를 하면 "아 네" 하고 말거나 저보다 더 그 친구에게 좋게 말해주는 편이에요.아무도 그 사원 분한테 세게 말하지는 않았어요. 근데 그래서 이 사원분이 더 그런 건지 싶네요.... 분위기 파악을 못한건지... 아는 데 일부러 모르는 척 하는 건지.....
그냥 냅둘까도 생각해봤지만 이 사원이 말할 때마다 폭탄 터진 것처럼 분위기 싸해지고 업무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사수인 저까지 묶여서 이야기가 되니까 (회사분들이 걔는 사수라고 그 사원 편 들어주더라~ 합니다.ㅠㅠ)
저라도 맘 먹고 강하게 얘기를 해야하나... 틀린 말 하는 것도 아닌데 뭘 어떻게 어느정도의 강도로 해야하나 싶네요....업무 고민만 하고싶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습니다 ㅠㅠ 하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대처하실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