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2005년 여름 방학에 필리핀 어학원에 잠시 머물때이다.
그날은 친구와 함께 마닐라의 한 SM쇼핑몰을 한2시간 구경을 하고 다리가 아파서쇼핑몰 1층 벤치에 앉아 잠시 쉬고있었다.
지금은 마닐라에 가면 한인들 만나기가 아주 쉽고 한국식당도 곳곳에 보이고 하지만 그 당시만 하여도 필리핀 마닐라 쇼핑몰에 있으면 한국 동포를 어쩌다 한두명 보고 거의 보이질 않아서 우리나라 90년대 후반쯤과 같이 필리피노들이 관심을 가지고 외국인인 한인을 보던때 였던거 같다.
그렇게 드물게 보이던 상황이어서 갑자기 다가온 한국인 남성이 보이자 우리도 '어 한국사람인가?일본사람인가?' 하면서 쳐다 봤다. 그 남자는 30대 초중반정도로 안경을 끼고 머리에는 포마드 기름을 바르고 손에는 예전에 일수 가방같은 가죽 손가방을 들고 있었다.
난 딱 보는 순간 '이사람 '사'자 느낌이 나네'라고 생각했다.
그남자는 우리쪽으로 오더니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했고 우리도 반갑게 인사를 받았다.
그리곤 "여행오셨나봐요?"라고 물었고 나는 대충 "네"라고 대답을했다.
자기는 필리핀에서 골프 리조트 여행사업하고 있는 OOO라고 인사를 하였고, 순간 난 '이사람이 소개해주는 여행 패키지나 리조트는 절대 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웃는 모습에서 사기꾼 냄새가 너무 났다. 그냥 딱보면 볼에 기름이 번질번질하면서 씩웃는데 나 사기 칩니다 라고 하는듯 했다.
그렇게 우리옆에 한 1~2분 서있더니 갑자기 옆에 편의점에 가서 과일 쥬스를 3개 사왔다.
그리곤 우리에게도 하나씩 나누어 주면서 살갑게 대했다.
그렇게 한 5분 필리핀과 한인들 사업얘기를 하면서 조금 친해지자
나도 조금은 경계가 늦춰졌다.
그때 우리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다른 곳에 있는 친구들과 문자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남자는 "제가 핸드폰을 안가져와서 그러는데 아는 형님한테 문자 하나보내고 전화 한통 하라고 해서
받아보고 싶은데 괜찮나요?"라고 부탁을 했다.
음료수도 얻어 먹은 상태이고 정중히 예의를 갖추어 부탁받은 상황이라
난 문자를 하나 다 보내고 생각없이 핸드폰을 빌려주었다.
그 남자는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더니 어딘가에 문자를 보내는거 같았다.
그때였다. 내친구 휴대폰으로 다른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리고 그친구도 우리가 있는 쇼핑 근처에 왔다고 우리의 위치를 설명 해달라고 했다.
전화 받은친구가 지리를 잘몰라서 내가 설명해주기 위해서 전화를 건내 받았다.
그와중에 갑자기 그남자는 휴대폰을 귀에 갖다대고" 아~형님~"하면서 "네~ 어디요?"
이런식으로 휴대폰에 대고 얘기를 하더니 슬금슬금 다른 방향으로
몸을 돌리더니 조금씩 걸으며 통화를 하면서 우리쪽을 보고 움직여갔다.
난 위치 설명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마치고 보니 그 한국인 사기꾼 새끼가 안보였다.
친구는 내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였고 내전화는 몇번 신호가 가더니 심카드를 빼버린 상태인지
Out of service라고 대답을 할 뿐이었다.
난 설마 설마 휴대폰을 훔치기 위해서 접근을 한 놈이진 않겠지 라고 생각을 하면서
주위를 정신없이 돌면서 그새끼를 찾았다. 안보였다.
당시에 휴대폰은 2G 휴대폰으로 중고거래소에서 4만원정도주고 구입을 하였던 거였는데
정말 거지 같은 새끼였다.
돈을 떠나서 사기꾼일거라는 느낌을 받았었고 조심해야지라고 생각을 안했던거도 아니고
순간 방심한 사이에 휴대폰 사기를 당했다.
눈뜨고 코베인 느낌이랄까? 뭐가 큰 사기를 칠거 같은 느낌이었는데
휴대폰 훔치는 좀도둑이었던 것이었다.
그 사건으로 난 어느정도 정신적 충격을 받았는지 그날 밤 꿈에 그 사기꾼을 쇼핑몰에서 찾는 꿈을
꾸었다. 그리곤 꿈속에 나는 당시 옹박영화에서 본 점프후 엘보를 세워 상대의 정수리를 가격하는
공격을 그새끼에게 날리는 꿈이었다. 하지만 그자식은 재빠르게 뛰어서 공격을 피해 달아나 버렸다.
다음날 어학원에 가서 핸드폰 사기당한이야기를 튜터에게 해주었다.
우리 튜터는 나에게 따갈로그어로 한마디 해주었다. "땅아"라고
우리말로 바보라는 뜻이란다.
어떻게 처음 보는 사람에게 자기 휴대폰을 주고 정신을 다른데 파냐고 하면서
그렇게 허술하게 살면 안된다고 동갑내기 필리핀 튜터에게 조언을 들었다.
난 그 뒤로 외국에서 접근하는 한국인은 무조건 경계를 하고 있다.
4만원짜리 휴대폰을 잃은 경험이지만 그후로 더 큰 사기 당하는 일은 없었으니
그이상의 값진 경험이라 생각을 하고 있다.
"일단 사기꾼이다 느낌이 오면 경계를 늦추지 말고 빠르게 그자리를 떠나라
알고도 당하는게 사기다."
라는 교훈을 남긴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