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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해서 그냥

쓰니 |2021.02.11 12:46
조회 214 |추천 1
다들 어떻게 살고 계신가요.
코로나때문에 느끼는 우울감은 모두의 숙제같이 풀어나가고 있겠죠.

저는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30대에 들어서고 아이를 낳고 산후우울증인줄 알았던 이런 우울감은 어느새 나 자신의 숙제로만 남아버렸네요.

어느날에는 소소한 작은일에도 웃음이나고 행복했는데, 어느날에는 커다란 좋은일에도 무덤덤한 나를 보고 이상하다고 느낄때쯤 이미 내 생활에 많이 차지하고 있는 감정임을 알게되었어요.

요즘은 그런생각을 많이해요.
8개월 된 아이를 안고 거울속의 나를 보고있자면, 난 지금 행복한 사람일까? 라는 생각이요.

그럼 대답은 항상 "응."

이라고 대답하지만 눈물이 나와버려요. 코끝이 찡해지고 눈시울은 붉어지고 아무도 보는 사람은 없는데 눈물을 참아보려고 괜히 헛기침해보는데 참아지지가 않아요.
내품에서 곤히 자고있는 아이가 깰까싶어 소리도 못내고 훌쩍이다가 아이를 눕히고 집안일을 하죠.

언젠가 먼저 별이 되어버린 제친구가 입버릇처럼 말하던 "눈을 떴으니까, 사는거야."라는 말이 그땐 뭔지몰랐는데 지금은 알것같아요.

집안일이랑 육아하기위해서 꾸역꾸역 살아가고있는 느낌이에요.

다정하고 내가 너무 사랑하는 남편, 사랑스럽고 웃음나오는 자식들이 있는데 마음속의 공허함은 채워지지않아요.

주변 가까운 사람들에게 상담해보고 싶어도 나 조차도 이렇게 나약하다고 느끼는데 다른사람들은 날 얼마나 한심해하진않을까 등등 나란 존재를 질책당할까 겁이나서 속으로 삼키고 또 삼키고있어요.

젊을때는 강한 사람이였고 밝은 사람이였고 친구들 중심에 있었던 나였는데, 지금은 고립된 저만 덩그러니 남아있어요.

이렇게 나약한 사람이 누군가의아내, 누군가의 엄마가 된건 욕심이였을까요.
기분전환을 위해 커피한잔이나 운동을 하고싶은데 남편이 애를 봐주지않으면 정말 할 시간이 없어요.

저는 나름 아이를 키우면서 새벽에 쫓기듯이 잠을 자고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게 아니라 제가 게으를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어떤분이 진짜 제가 게으른거래요. 한시간일찍일어나서 하던가, 아니면 빨리빨리 집안일을 끝내고 하면되는거 아니녜요

전문기관에 상담하고 약도받아왔지만 나아지지않아요.
그래서 안가게되더라구요 근데 아무도 궁금해하지않았어요. 사실 어른이니까 알아서 하겠지 라고 생각하고 이겨낼꺼라고 다들 믿어준다고 생각은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같은거에 그정도 관심은 없음을 새삼 느끼게되요.

약은2주치를 주는데 한번에 먹으면 절대로 안된대요.
근데 갑자기 집에서 아이를 재우는데 심장이 쿵쿵 거리면서 귀가울리는거에요. 그러다가 순간 주변이 너무 무섭게 조용해지더니 '아, 저 약을 한번에 먹어봐야겠다. 그럼 편해질꺼야.'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차기시작하면서 약봉지를 전부 뜯었어요. 근데 그때 아이가 정말 큰소리로 울기시작하는거에요. 마치 그러지말라고하는것처럼.

그때 '아, 나는 또 쟤때문에 오늘 다시 살아있어야되는구나.'

살 의지는 없는데 죽을 용기도 없는 정말 구제불능이구나.
진짜 한심하다 라고

그냥 이렇게 저는 이대로 고여있다가 언젠간 말라 사라지는 물웅덩이 같은 사람일 것 같아요.

스스로 느끼지만 남들에게 질책당하는게 무서워서 그럼에도불구하고 답답해서 그냥 주저리주저리 써봤어요.

오늘도 잘 버텨보고싶은데 마음처럼 쉽지않네요. 도움이 될만한 것들이 있다면 조언부탁드립니다.

요즘처럼 힘들때 다들 평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길고 답답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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