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예쁘고 똑똑한 병사드림 - 리바이













벽 안으로 들어온 후 나는 며칠 동안 앓아누웠음 열 오르고 생리도 겹쳐서 완전히 지옥이었음 내가 의무방에서 쉴 때 리바이가 들어옴


" 계속 훈련해라 했을 때 안 듣더니 꼴좋군 "

".. 죄송합니다 "


내가 한 달 전부터 공부에 열중하기 시작할 때 리바이가 종종 와서 훈련도 틈틈이 하라고 나에게 잔소리를 했었음 근데 나는 겉으로만 알겠다고 했지 한 번도 훈련 안 함 리바이는 이 사실을 알았지만 강제적으로 훈련 시키지 않았음 내가 강하고 똑똑한 걸 누구보다 잘 알았으니까


" 고집 하나는 칭찬하지.. 일어나면 특별훈련이다. "

"... 네"


리바이 병장은 나를 비꼬듯 코웃음을 치며 말했고
나는 울음을 참으면서 대답함 사실 엘빈 단장 옆에서 일하기 위해 공부한 거였는데 그동안 했던 노력이 물거품 되는 거 같았음 그리고 가장 엮이기 싫은 병장과 특별훈련이니 더 억울해서 화났음 남자 동기들도 견디기 힘든 병장의 특별훈련이라니..


몸이 괜찮아지자 난 특별훈련을 시작함 그래서 하루 종일 병장 옆에 붙어 다녀야 했음 밥 먹을 때, 서류 업무할 때, 훈련할 때, 심지어 휴식할 때도 곁에 있어야했음 처음에는 이 상황이 너무 억울하고 화나서 몰래몰래 병장 째려보고 속으로 욕 조카함


그러다 2주 정도 지나니까 이 화나는 하루하루가 익숙해짐 훈련할수록 내 체력이 좋아지는 걸 느낄 수 있었고 내가 훈련 잘 버텨서 일찍 끝나면 같이 도서관 가서 공부도 했었음


힘만 세고 부하들 갈구는 사람인 줄 알았더니 은근 다정한 부분도 있었음 같이 지내면서 대화를 많이 했는데 말투는 거칠지만 리바이 병장이 말하고자 하는 말뜻은 항상 따듯했음


훈련 마지막 날 스케줄이 끝나고 나무 아래에서 잠깐 쉴 때 나에게 물을 건네주는 병장을 잠깐 빤히 쳐다봄 그러곤 속마음을 아무렇지 않게 말함


".. 병장님은 참 다정하시네요"

" 하? 갑자기 무슨 소리냐 "

" 네?? "


나는 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는 사실에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짐


" 아니 그게.. . 안 그래도 바쁘신데 제 훈련까지 맡아주셔서.. 감사해서요 "

" 별로.. 난 그저 상관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거다 "

" 아  .. 네 "


분위기가 겁나 싸해짐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바닥에 있는 풀을 아무 의미 없이 괴롭히면서 속으로 아 미친년 그걸 왜 말해ㅅㅂ 이러면서 자학함
병장은 그런 나를 눈으로 훑어보더니 입을 엶


" .. 엘빈이 널 지켜보고 있어. 아마 전략회의 때문이겠지. 네가 다친 이후로 너의 훈련을 명령하더군. 안 그래도 바쁜데 귀찮은 게 하나 더 생긴 거지... 그러니 고마워하지 않아도 된다 "


그동안 같이 지내면서 내가 했던 질문의 답 중에서 가장 긴 답변이었음 게다가 말투에 여유가 없고 내가 다정하다고 했던 말에 필사적으로 부정하는 느낌이어서 새로웠음 나는 그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기 위해 좀 장난 식으로 파고들음


" 근데 훈련 끝나면 가끔 도서관도 같이 가주셨잖아요.. 그것도 엘빈 단장님께서 명령하신 거예요?? "

" 아? "


병장은 인상을 찌푸리며 날 째려봤음 그냥 일말의 장난도 허용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음 잠깐 정적이 흐르더니 난 급쫄아서 다른 말로 주제를 돌림


".. 그. 그러면 이 훈련 끝나고 저 엘빈 단장님 곁에서 일하는 거예요..? "

" .... "

" .. 병장님? "

" 하는 거 봐서 "


병장은 나의 질문에 답이 없다가 내가 시선을 돌리면서 다시 묻자 그제야 답을 함
나는 병장의 말에 안심했음 이 지옥 같은 훈련이 끝나면 드디어 엘빈 단장님 곁에서 일하게 되는 거구나 싶었음 근데 살짝 아쉬운 마음도 들음 왜냐면 다시는  병장과 길게 대화할 기회가 안 올 거 같았음.. 초반에는 같이 있는 거 자체도 짜증 났는데 한 달 동안 나도 모르게 정든 거 같았음


이런저런 생각이 섞여서 나는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고 밤하늘 나무 아래 나와 병장은 몇 시간 동안 그 자리를 못 뜨고 앉아있었음


나는 마지막으로 추억을 회상함
명령을 어겨서 좀 심하게 맞았을 때, 편식해서 잔소리 오지게 들었을 때, 입체 기동 장치 없이 숲에 버려진 채로 탈출할 때, 서류에 실수로 홍차 흘려서 조사 병단 본부 전체 청소했을 때, 체력단련 중 몇 번이나 울었을 때, 격투술 배우다가 코피 터졌을 때, 서류 업무 때문에 둘이 밤새웠을 때, 훈련이 끝난 후 도서관에 마주 보고 앉아서 공부할 때 ...
그때 당시에는 참 힘들고 죽고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 참 재밌게 산거 같았음 그리고 내 자존심을 깔아뭉개면서 똑똑한 두뇌와 힘에 의지했던 나의 밑바닥을 경험하게 해준 병장님께 감사했음


그리고 이제 진짜 마지막이라는 사실에 울컥해지더니 자꾸 나오는 눈물을 참으려고 애썼음 그리고 자리를 피하려고 했지만 감사 인사는 드려야 할거 같아서 대충 말함


".. 병장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

"...."


병장은 아무 말도 안 했고 울음 참는 내 얼굴만 봤음 결국 나는 감정이 벅차올라서 눈물을 조금씩 흘리다가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꺽꺽 울었음


병장은 좀 당황 타다가 내가 꺼이꺼이 우니까 옆에서 등을 토닥여줌 그렇게 몇 분 동안 울음이 멈출 때까지 날 달래줬음 그리고 울음 그칠 때쯤 내 얼굴을 두 손으로 잡더니 손가락으로 눈물을 닦아줌 내가 놀라서 더럽다고 하지 말라고 해도 안 놓아주고 계속 닦아줌 손수건으로 코도 풀어줌ㅋㅋㅋㅋ 다 닦아주고 눈물 젖은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면서 말함


" 애송이.. 언제 우나 했다 "


나는 부끄러워서 얼굴을 돌리고 급하게 자리를 뜸 병장도 그 자리에서 멍하게 있다가 몇 분 뒤 자리를 떴음..


다음 날 아침 자유가 주어진 나는 감사의 뜻으로 병장님께 드릴 선물을 사러 나갔음








반응없으면 울면서 삭할게ㅠㅜㅠㅠ

추천수20
반대수0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