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전에 살던 동네에서 알던 동생이자기가 아는 언니가 있는데 한 번 만나보지 않겠느냐며여자를 소개해줬고 저는 극구 사양했지만 주선자의 길래 만났습니다.
전 32살이고, 공사현장 계약직으로 신호수라는 포지션을 맡으며, 세후 월 300 초중반에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나름 느낌은 나쁘지 않았고, 상대방 분도 나쁘진 않았나 봅니다.
근데.. 문제는 지난주에 터졌습니다.
두번째 만나는 날 장소에서 자기 친구를 우연히(?) 만났나 봐요.
근데 자기가 요새 남자(저)를 만난다는 것까진 좋은데 친구 앞에서 제 직업을 막 비하하는 겁니다. 공사현장 근무자래봤자 무식한 사람들이나 하는 노가다 아니냐며... 돈은 많으니까 적당히 뜯어먹고 차버릴거라고 얼굴만 봐도 토쏠린다며 뒷담을 하는 겁니다.
참고로 상대방은 대학교(인서울 4년제라 그러더군요.)까지 졸업을 했지만 아직 취업을 한 상태도 아닙니다. 29살인데 말이죠?
그 걸 듣는 순간 제 커리어는 한순간에 박살나버렸습니다.
솔직히 공사현장 일이 쉬운 건 아니죠 위험합니다.
하지만.. 공사현장 근무자.. 누구한테 무시당할 정도로 무식한 직업 아닙니다.
오히려 머리 안 좋으면 몸이 고생하는 진짜 그야말로 두뇌회전 빨라야 일이 편한 직업입니다. 그 무식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아파트를 짓습니다. 심지어 저는 입구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민원 일체 온니 제 담당이구요.
저는 솔직히..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도 애매한 거 갈거라면 괜히 집안에 짐만 되는거 같아 군대부터 다녀오고 생각하자고 하면서 이래저래 방황 몇 년 하다가, 돈이나 열심히 벌어서 모은 돈으로 여행이나 다니자고 생각해서 인력업체의 일당잡부부터 시작했었습니다. 그리고 20대가 이런 일 해서 뭣하냐는 편견 다 참아가면서 그 자리까지 올라오는 데에만 6년이 걸렸습니다.. 물론 중간 중간 쉬긴 했어도 2015년 말엽부터 했으니 햇수로 따지면 6년이네요.. 나름 기계도 쓸 줄 아는 경력직입니다.
근데요 그렇게 제가 6년 동안의 겨울까지 최악의 폭설까지 버텨가면서 쌓았던 커리어가 어느 백수인 여성 분의 개념을 상실한 몇 마디에 모두 무너져 내렸습니다. 현타가 씨게 오더라구요.
그래서 결국 그 길로 일을 그만두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톡으로 "그 쪽이야 대학도 인서울로 4년제 나오셨고 백수인데다 돈은 없지만, 저는 그래도 돈은 버는 노가다인데, 노가다라서 죄송합니다."라는 톡을 남기고, 차단하고 대화내용도 날려버렸습니다.
제가 개념이 없는걸까요 아니면, 여자분이 개념이 없는걸까요? 온갖 멸시 다 받아왔는데 이젠 연애까지 하려고 하는걸 사회의 편견에 부딪혀 사회로 복귀를 못 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복직을 해야할까요, 아니면 다른 직업을 찾아야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