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짜 초등학생 때부터 반에서 2등 이하로 내려간 적 없고 전교 1,2등도 몇 번 해봤어
책도 많이 읽어서 다독상 같은 거나 독서골든벨도 항상 내가 우승해서 상 타고 그랬어
예체능도 좋아해서 과학 글쓰기 포스터 만들기 이런 것도 내가 우수상 최우수상 다 가져갔고 학교 신문이나 지역대회에서 내 작품 실린 적도 많아
학생 대표로 강당 무대 위에서 연설 같은 것도 많이 해봤고 반장 회장 다 해봤어
컴퓨터 자격증이나 아트 자격증 쿠키 자격증 등등 여러 자격증도 땄고
나 진짜 잘 살았는데 진짜로
근데 이민 오고 나서 나 진짜 똥멍청이 모지랭이 됐어
내가 한국에서도 영어를 제일 못 하고 제일 싫어했었는데 이게 이렇게 발목 잡을 줄은 몰랐네
나 여기서는 성적 B-나오면 천만다행인 거고 F도 있어
내가 그렇게 좋아하고 한국보다 몇 배는 쉽다던 수학도 만점받기 어려워
교과서들은 외계어 써놓은 것 마냥 하나도 안 읽히고 나한테 걸려오는 말들도 진짜 뭔 말인지 이해 못 하고 단어 하나 정도 알아들어서 엄,, 홈룸,,? 엏,, 옼케,,,, ㅇㅈㄹ만 한다고
애들이 나 진짜 바보로 아는지 자꾸 무시하고 조별과제도 지들끼리 하는데 진짜 영어도 딸리고 한국에서도 사람한테 많이 데여서 친구 안 만들고 말 안 하고 살았는데 여기서는 영어까지 써야하니까 꼭 해야 할 말도 못 하고
진짜 너무 힘들고 원래도 우울증 있었는데 더 심해졌어
한국인 상담사분한테 상담 받고 있는데 진전은 없고 정신과 다녀야 할 것 같은데 여기는 병원비도 비싸고 ㅈㄴ 시골이라 병원도 드물고 정신과도 없어
나 진짜 어떻게 해야 될까 영어 노력해야 하는 건 잘 알고 있는데 그게 마음처럼 되질 않아
학교에서 멍 때리고 있는 게 8시간이고 집에서 번역기 돌려가면서 모르는 단어 찾아가면서 숙제 하는 게 4시간 조금 넘는 정도인데 자는 시간이 5시간 이니까 남는 시간이 7시간인데 그 많은 남는 시간 동안 나는 폰이나 붙들고 쓸모 없는 폰질이나 하고 있으니 이런 ㅂ1ㅅ이 따로 없지
자존감은 없는데 자존심은 세다보니까 이러고 있다
영어 공부 하긴 싫고 해야하는 건 아는데 안 하니까 변명은 해야겠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이런 사람이었는데
그게 내가 돼버리니까 못 버티겠어
나 어떡하지
아 어떡하긴 뭘 어떡해 공부해야 되는데 진짜 버티기 힘들다
나 많이 공부하는 것도 아닌데 자꾸 하기 싫대
노력을 안 하는데 뭘 그렇게 힘들다고 찡찡댈까
아무것도 모르겠어 진짜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