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돌 팬들은 방어적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네
ㅇㅇ
|2021.02.28 02:05
조회 471 |추천 13
소녀시대를 참 오래, 데뷔 때부터 좋아한 여덕이야. 중간에 에프엑스에 잠깐 한눈 팔았고, 몇년 전 러블리즈도 좋아했어. 초반엔 꽤 열정적으로 네이버 블로그도 하고 커뮤니티 눈팅도 했던 나는 이제 거의 대부분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하지 않게 됐어. 가끔 팬 커뮤니티에나 들어가고, sns 팬 계정을 따라가는 정도? 이유는 별 것 없어. 나이먹고 바쁜 것도 있고, 커뮤니티 특유의 분위기가 안 맞는 것도 있는데... 무엇보다 끊임없는 루머에 지쳐서. 행동 하나하나에 꼬투리 잡고 추측글로 사람 잡아대는 이들에게 지쳐서.
기억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런지 모르겠는데, 2008년 드콘 텐미닛 사태라고 있었어. 돌이켜보기 싫어서 애써 잊고 지내왔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이해 안 가는게 있어. 당시 왜 모 보이그룹 팬덤들은 내가 사랑했던 아이돌들을 그리 미워했을까? 그들이 보이콧까지 했던 이유들은 너무나 빈약했어. 방송 태도가 나빴다, 선배들에게 잘못한다... 사실 아닌 짜집기도 많았고 설령 그렇다 한들 범죄도 아니였잖아. 확실하지도 않은 태도 문제를 두고 왜 당사자나 소속사나 방송 피디도 아니면서 난리였는지 모를 일이었어. 아니면 그저 핑계였겠지. 당시 정말 카트엘, 남돌 팬들과 키보드로 싸우고 콘서트 가서도 화내고 소시에게 응원편지도 보내고 그랬는데. 당시 그 현장에 있었던, 지금 서른이 넘었을 팬들은 이제라도 부끄러워할까? 아님 여전히 자신들은 죄가 없다고 생각할까?
잠시 러블리즈를 좋아했는데(진 음색 정말 좋아... 윤상과 다시한번 작업했으면ㅜㅜ), 데뷔초 한 멤버에 대한 말도 안 되는 끔찍한 루머가 사실인 양 퍼져나갔어. 소속사가 강경대응했고 조사결과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진 뒤에도 아무렇게나 입을 놀리는 사람들이 많았지. 한 사람 인생을 거의 망치겠다고 작정한 양... 조금만 기다려보자고 해도 퇴출해야한다며 다들 악을 썼지. 이제는 글이 많이 지워졌던데, 그중에서 제대로 사과한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어.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자신들의 말과 글에 대해 사과하는건 둘중 하나뿐인 것 같아. 자신이 루머를 생산해서 고소를 당할 경우, 또는 피해연예인이 세상을 떠났을 때 죄책감을 덜기 위해서. 그들은 미소만 기억하겠지, 자기가 쓴 글 말고...
요즘에 소녀시대뿐만 아니라 걸그룹을 많이 좋아해주는 여자들이 늘어난 것 같아서 난 세상이 변하고 있다고 생각했어. 늦었지만 적어도 여돌을 마냥 싫어하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최근에 학폭논란 터지면서 네이트판을 요 며칠 쭉 둘러봤어. 엔터톡도 보고, 결혼이나 연애관련 글도 보고... 그러다 시대가 변했다는 건 착각이란 걸 알게 됐어. 십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 여자아이돌들은 늘 참 별거 아닌 이유로 트집을 잡히더라. 예를들면, 레드벨벳 예리가 대체 무슨 잘못을 했길래? 누굴 따라했다는 글도 SNS 태도를 문제삼는 것도 너무 억지스럽고, 사실이라면 당사자와 풀어야지.
난 그게, 예전에 소녀시대의 몸짓, 웃음, 말투 하나하나 트집을 잡았던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 이제는 거슬리지 않게 된, 너무 커버린 선배 여돌이라서 덜 괴롭힐 뿐이지. 개인적으로 모 보이그룹 팬들의 경우는 엮인다고 더 미워했으니, 엮이지 않을 시기가 되면 괜찮아지는 것일지도 몰라. 우리 때도 천상지희나 S.E.S를 추앙하면서 소시는 문제라는 얘기 많이 들었거든. 지금 욕먹는 여자아이돌도 시간이 많이 지나면 또 달라질 수 있고.
몇년전에 H.O.T 토토가 때 그 팬들에 대한 분노를 쏟아내던 베이비복스 여팬의 글을 봤는데, https://theqoo.net/square/458903537 나도 비슷하게 남돌 팬들의 추억팔이에 별로 동의할 수가 없어. 못된 짓한 팬들이 소수라고 하기엔 난 걔들 풍선색이 증오스러울 정도였거든. 베이비복스 때보다 2세대는 훨씬 양반이긴 했지만(물리적 폭력은 적어도 난 겪은적 없고, 여러모로 수위가 낮긴 해) 텐미닛뿐만 아니라 별의별 더러운 루머 만들고 이상한 사진 뿌리고 많이 시달렸어야지...
시대는 다르지만 난 저분 글에도 공감하고, 딱히 팬은 아니래도 요즘 여돌들이 걱정되고 그래. 요즘엔 SNS에 브이라이브에 나오는 채널도 많아졌으니 더 자잘하게 트집잡힐것 같고... 그래서 응원하고 싶고, 여돌 여팬들도 힘냈으면 좋겠어. 오래 살아남기만 한다면 멋진 커리어를 이어갈 사람들이 많은데. 그때까지 살아남기만 한다면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