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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일기2 (두루두루 친구 사귀기!)

스마일 |2021.03.11 08:58
조회 2,724 |추천 17
요즘 종일 중국에서 건너온 괴질, 우한 폐렴으로 뉴스가 꽉찼다.
SF영화의 지구종말 장면과 예언가들의 무시한 말들이 불안감을 조장한다.
이러한 불안감은 현실이 되었고 모든 아줌마들이 우려하던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아이들의 등교 중단!!! ㅠㅠㅠ

엄마랑 같이 집에서 뒹굴거려서 너무 좋다는 아이의 말에 애써 웃음을 지어본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 이번 기회에 아이들과 사이도 개선해보고 가족간의 끈적한 정을 만들어보기로한다.
명상 좀 하는 나는 
'엄마의 밥이 최고인줄 알고 잘먹어주는 식성 좋은 두딸이 있어 감사합니다!'
강제 감사명상을 외치며 앞치마를 두루고 부엌에 들어가 호기롭게 반짝이는 칼을 뽑는다.

그순간!
쿵!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쿵!쿵!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쿵쿵쿵! 다다다다다! 찌이이이익!

칼을 잡은 손은 갈길을 잃고 사시나무 떨리듯 떨리며,
심장은 튀어나올듯이 뛰어 존재감을 알리고,
소위 뚜껑이라 일컬어지는 대천문에서는 스팀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아! 애통하도다!
왜 나는 마동석 같은 미소가 아름다운 친구가 없을까?
왜 나는 피부를 도화지 삼아 승천하는 용하나 품고 있는 행위 예술가 친구 하나 없을까?
그동안 편협했던 나의 인간관계를 진지하게 반성해본다.
아쉬운 대로 남편 발목에 검은색 전자시계를 채워 반바지를 입혀 올려보내야하나 ㅠㅠㅠ

그래도 나에게는 미친 친화력이 있기에 대만에서 직접 공수한 과자 한박스를 들고 윗집의 초인종을 눌러본다.

-누구세요?
-아랫집이에요...^^
-왜 그러시죠?
-아이들이 학교를 안가서 힘드시겠지만 저희도 집에 아이들이 있으니 좀 배려 부탁드려요.^^
-낮인데 너무 하시는거 아닌가요?
-그럼 매트랑 슬리퍼 사용 부탁드려요.^^ 그리고 아이들과 같이 드셔요!^^

그래! 짧지만 임팩트 있는 대화였어.!
나는 뉴스에 나오는 층간소음 피해자와는 다른 인격체라는 오만함에 젖어 윗집 아줌마와 차도 한잔 나누는 망상도 해본다.

하지만 조공을 바치고 3일 뒤!
인간의 기억력이 얼마나 단기적이며 배려라는것은 책에서만 나오는 단어라는 것을 실감하는 일이 벌어지고야 만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일로부터 우리집과 윗집의 관계는 돌아올수 없는 요단강을 건넌듯하다.
추천수17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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