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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정말 피해망상 환자, 가스라이팅 가해자인가요?

쓰니 |2021.03.17 13:22
조회 1,823 |추천 2

안녕하세요.

제겐 연년생인 남동생이 한명있는데요

어렸을 때부터 사이가 안 좋았고 현재도 사이가 안 좋아요. 아니 더 안 좋아진 것 같아요.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예전부터 남동생과 다툼을 하게되면 항상 동생이 제게 하는 말 때문입니다.


바로 피해망상, 가스라이팅과 같은 단어인데요.

계속 이런 말을 듣다보니 정말 제가 피해망상이고 동생에게 가스라이팅을 하는지 걱정이 되어 이야기를 올려봅니다.


예전 학창시절의 남동생을 떠올려보면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서 스스로 감당을 잘 못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동생 먹으라고 음식을 준비해 놓았는데, 신경질 나는 일이 있었는지 무작정 센 불에 구웠다가 고기나 돈가스 등 다 태워놓고 못 먹게 되었다며 화를 내곤 쓰레기로 버린다거나 하는거요.

당시 그런 행동들을 보면서 맞벌이 하시는 어머니가 바쁜 상황에 일부러 신경써 준비해놓은 음식을 그렇게 버리는 걸 보고 어린 마음에 울컥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

저 고3때는 누나로서 그런 행동을 몇번 지적했다가 해결은 커녕 큰 싸움으로 번져 제가 집밖으로 뛰쳐나와 울었던 기억도 있어요.


항상 시작은 단순한 일이지만, 동생이 제게 하는 말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아요.

어릴 땐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다보니까 집에서 동생케어를 제가 했어야 했는데,

예를 들면 식사 후 설거지를 하잖아요? 그런데 항상 테이블은 닦지 않아 음식이 흘린채로 계속 있거나 하면 좋게 이야기를 합니다.

밥 먹고 테이블도 행주로 한번 닦아줘.


그럼 동생은 비웃으며 제게 '정신병자' 라고 합니다.


늘상 이런식이니 사이가 단순히 안 좋다 수준으로는 말 할수 없을 정도로 얼어붙어서 부모님께 훈육을 부탁드리면

부모님은 항상 저더러 동생에게 말을 안 거는게 해결방법이라며 냅두셨어요.

그러다 보니 상황은 계속 반복되고 대화는 끊긴채 냉전상태로 쭉 시간이 흘렀습니다.

스트레스를 풀지 못해 집안에 화를 내는 남동생과 그런 불편한 분위기 눈치보는 부모님.

대신 어떻게 해보려하나 해결되지 않는 일상이었어요.

하지만 그래도 저는 동생은 동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동생이 저를 대하는 태도를 보니 제 착각이었나봐요.

최근 일의 발단을 설명하자면 작년 7월로 돌아갑니다.


저는 직장 생활을 하다가 작년부터 회사를 관두고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어요.

동생은 취준생이라 현재 부모님 집에서 함께 살고, 그러다 보니 생활패턴이 비슷해요.

예를 들어 기상시간 취침시간이 비슷하니 얼굴 볼 일이 많죠.


어느날 제가 이틀 밤을 새서 일한 뒤 잠자고 난 후였어요.

일어나 어제 마신 물컵 하나를 싱크대 자리에 두었는데 그때 동생이 기다렸다는 듯 갑자기 나와서 제게 바로 설거지를 하라고 하더군요.

제가 조금 이따가 하겠다고 하니, 비웃으면서 싸울 준비를 하더라고요.

그런데 평소에 설거지를 안 했던 것도 아니고, 동생 것도 하는 김에 하곤 해서 굳이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안 갔어요.


당시 기억나는 대로 대화를 적자면

설거지 해. 지금 당장하라고.

조금 이따 할거야.

안 할거잖아. 지금 당장해!

왜 시비야? 너나 잘해.


여기서 동생이 폭발했습니다.

그런식으로 말하면 같이 못살지. 내가 좋게 말했는데 시비라고? 피해망상도 그정도면 병이야!


그 옛날 동생이 제게 정신병자라고 했던 게 아직도 상처로 남았는데

피해망상, 이런 식이면 같이 못산다 라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았어요.

이 후 대화는 충격을 받아선지 제대로 기억이 안 나지만 결국 제가 울고 끝났던 것 같아요.


그 후 동생 생일이 다가왔고, 당일 날 생일 케이크를 배달로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이 날 동생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마 취준 문제였던 것 같아요) 기분이 안 좋은 상태였어요.

평소 이용할 때 저희 집 인터폰이 고장나서 공동현관비번을 알려주면 라이더 분들이 잘 배달해주시는데 이 날 비밀번호를 제대로 못보셨는지 벨이 울렸습니다.


부모님은 동생 생일이라고 뭐 하나 더 챙겨주시려는데 동생은 또 기분이 안 좋다고 집안 분위기 살벌하게 만드는게 맘에 안 들었어요.

속상한 마음에 제가 다음엔 굳이 챙겨주지말라고 어머니께 말씀드렸고

동생이 방문을 확 열고 나오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벨 맨날 울리는거 몇 번이나 참았어. 엄마한테도 말했는데 안 달라지니까 그렇지!


제가 배달을 자주 시켜서 정확히 아는데 열번 시키면 그 중 메시지를 못 보신 분들이 두번 정도 됩니다. 벨이 울려도 항상 제가 중간에 나가서 끄고요.

그런데 이 얘기를 해도 동생은 분노가 풀리지 않는지 계속 쏘아댔습니다.

이 애 말은 비밀번호만 적지말고 중간에 확인 버튼 같은 키까지 제대로 적으라는 거였습니다.


저는 동생이 그렇게 참았다는 것도 몰랐고, 처음 알게 된 얘기였어요.

하지만 제가 상황을 얘기했는데도 무조건 제가 제대로 적지 않아서 벨이 울린거고 잘못 인정안한다며 결국 제가 문제가 있는 사람이 됐습니다.


벨이 울려봤자 몇 초이고... 원래 울리라고 있는 벨인데 이 정도로 화를 낼 일인지.

당시 제가 밥을 먹고 있었는데 저보다 한참 큰 동생이 위에서 내려보며 바락바락 소리지르는 게 너무 무섭고 당황스럽고, 괜히 생일 케익을 주문해 이 사단이 난 것 같아 서럽더라고요.

결국 알았다고 제가 고개를 떨구며 항복(?)한 기억이 납니다.


그 폭언 속에서 부모님은 아무 말씀 못 하셨고, 몇 개월 지나고 나서야 제게 그날 일은 동생이 심했다며 대신 사과를 하셨어요.


그 뒤에 수개월 동안 점차 몸이 이상해졌습니다.

자꾸 동생과 부딪혔던 일을 떠올리면 속에 딱딱하고 뜨거운 무언가가 울컥 올라오는 것 같고, 얼굴은 화끈거리고, 눈물이 나고, 화를 주체할 수가 없는거에요.

사과를 받고 싶은데, 하지만 그 애와 대치하는 상황만 떠올려도 심장이 뛰고, 다리가 후들거리고, 한마디로 두려웠습니다.

옛날에는 그러지 않았었는데...

그래서 저도 똑같이 유치하게 나갔어요. 이렇게라도 안 하면 못 참겠어서요.

동생이 머리 감고 머리카락 안 치우면 치우라고 말하고, 동생이 배달음식 시켜서 벨이 울리면 번호 적어도 울린다고 하고(직접적으로는 말 못하고 지나가듯), 설거지 안 해놓으면 사진으로 찍어두고...(무서워서 말은 못함)


그러다가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해야하는지

또 부모님은 저에게 동생 불화를 보고 속상하다 늘 말씀하시니

고민 끝에 대화로 뭐가 문제인지 해결하고자 했어요.


그게 좀 전의 일입니다.


동생이 냄비를 센 불위에 올려놓고 씻으러 갔는데, 타는 냄새가 나서 (냄비가 얇아서 금방 그을립니다) 불을 끄고 상황 설명하니 또 화가 났더라고요.

동생이 밥을 먹길래 제가 대화 좀 하자고 방문을 열었어요.


화가 나있는 날이 많아서 말을 안 한지 수개월. 하지만 이런 이야기에도 화난 얼굴을 내보이는 동생, 대체 뭐가 문젠지 일단 지난 날의 쌓인 감정은 뒤로하고 이야기를 하고 싶었죠.

자긴 할 말이 없다고 노려보더군요.

오히려 저에게 문제가 있다는 듯 매우 공격적이고 날선 반응에 놀랐습니다.


전 지난 날 이야기를 했어요. 결국 크게 보면 오해에서 벌어진 일들이라 생각해서요.

그 날일은 네가 심했고 사과를 받고 싶다 했더니


울면서 무릎꿇고 사과하는 것까지 바라나본데 난 그럴 생각이 없다며 이죽댑니다.

참고 그게 아니라며 다시 이야기 시작을 해도 똑같은 상황 반복.


동생은 끝내 C발이라는 욕설을 하며 분노를 참지 못하더라고요. (왜 욕을 하냐니까 제게 한게 아니고 추임새랍니다. 예전에 아버지한테도 그러더라고요.)

저의 지난 행동을 기억 못하냐며, 지금 나만 잘못한 거냐고 피해망상이냐고... 이게 가스라이팅이라고.

지난 행동을 돌이켜 보면 큰 일들은 저것뿐입니다. 서로 말을 아얘 안하고 모르는 사람처럼 사니 할 행동이 없어요.


태어나 처음으로 가스라이팅 가해자 소리를 들으니 할 말을 잃었습니다.

평소 이런 생각도 했어요. 정말 평범한 일로 극단의 상황까지 가는 이 일들을 카메라로 찍어서 누군가 보고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다고.

항상 제가 문제 있다는 말을 듣다보면 제가 정말 정신에 문제가 있나? 싶고요. 우울해지고...


동생은 울분을 못참는 얼굴로 먹던 밥을 버렸습니다.

버려진 밥을 보며 그 옛날 고등학교 때가 떠오르더라고요.

갑자기 슬퍼졌어요. 그래서 동생에게 밥 먹고 있는데 원치 않게 말로 풀자한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이 좋아 본가에 있었지만 곧 나갈 계획이에요.

그 전에 누군가에게 묻고 싶었습니다.


막상 글을 쓰고보니 정말 별 볼일 없는 이야기네요.

하지만 좀 전의 동생의 얼굴은 마치 절 죽일 것 같이 분노에 찬 얼굴이라,

그 간격이 너무 커서 고민 끝에 여쭈어봅니다.


가스라이팅을 하는 사람들은 상대의 자존감을 깎아내려 좌지우지 한다는데 제가 정말 가스라이팅 가해자인가요? 또 피해망상 환자인가요?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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