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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거인 나타나서 조사병단 만나는 드림3

※본문 내용은 모두 픽션으로 등장하는 실제 지명 및 기관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습니다.




"리바이 병장님. 청소 다 끝냈.."

 

내가 조금만 쉬려고해도 나를 불러서 그렇게 청소를 시키더니. 나는 엎드려서 자고 있는 리바이를 가만히 쳐다봤음. 생각해보니 리바이가 이렇게라도 쉬는거는 처음보는 것  같았음. 해뜰때는 민간인 구조, 해지면 본부로 올라오는 거인 토벌. 새벽에는 라디오 켜두고 뉴스를 확인하는게 일상이었음. 

 

"여기서는 좀 평범하게.. 행복하게 지냈으면 했는데.."


나만 청소를 시킬때는 분했어도 역시 얼굴을 보면 그런 감정은 1도 안남는거 같았음. 종종 리바이가 내 앞에서 무방비로 자고 있으면 무조건 키갈부터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막상 기회가 오니까 너무 안쓰러워서 숨소리 내기조차 조심스러웠음. 나는 리바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려다가 혹시나 깰까 싶어 그냥 내 겉옷을 벗어서 덮어주고 나옴.


"호오? 병장님은 주무시는건가요?"


리바이가 있는 막사를 나오니 사샤가 빈 캐리어 여러개를 질질 끌면서 내 쪽으로 걸어옴.

 

"근데 사샤 너 코니랑 저녁밥 재료 구하러 마트간다고 하지 않았어?"

 

"아아.. 네.. 분명 그러기로 했었는데 말이죠.. 코니가 까먹은 모양이에요.. 쟝이랑 순찰 나갔어요.. 그래서 말인데.. ㅇㅇ.. 같이 가주면 안될까요..??"

 

식량 조달은 바리케이트 바깥에서 해주기는 무리가 있어서 그냥 근처에 마트에서 통조림같은거 가져오는 식으로 하고 있었음. 헬기가 고도를 낮추려고 했다가 기행종들한테 당하는 경우가 여러번있어서 아무래도 안전한 동선 확보 이전에는 헬기나 비행선을 잘 보내주지 않았음.

 






모두가 잠 든 그날 새벽 조용한 본부에 다급한 무전기 연락이 옴.

 

-여기는 대전 본부 대전 본부 긴급이다. 응답하라.

 

"여기는 엘빈 스미스. 무슨일인가."

 

-해운대로부터 100km 떨어진 동해 해안에서 거인 대다수 출현. 아침 7시에는 부산 본부에 도착할것으로 보인다. 긴급 대피를 요망한다.

 

"아. 임시 대피가 완료된 후 즉시 구조 헬기를 보내주기 바란다. 이렇게 된 이상 여기서 더 버티는 건 무리다."


-..잠깐...


"칫. 어이 한지. 네 말이 맞았다. 모두를 깨워."

 

한순간에 본부는 시끄러워짐. 지금까지 구조한 민간인은 모두 60여명. 남은 병사 수는 100여명이었음. 주어진 단 3~4시간 안에 안전한 건물을 찾고 사람과 보급용 가스통과 같은 무거운 군사 무기 등을 입체기동만을 사용해서 옮기는건 역시 힘들어 보였음.

 

"모두 모였나."

 

"하-!"

 

엘빈은 간부조들과 회의에 들어갔고 그 후 즉시 남은 병사들을 소집함. 그리고 작전을 설명하기 시작함.

 

"신본부는 부산 국제 무역센터 옥상이다. 이곳에서 약 13km 떨어진 거리에 있다. 그곳은 그저 몇 시간 정도의 시간을 벌기 위한 임시 본부. 대피가 끝나는대로 모두 구조 헬기를 타고 이곳에서 벗어나게 될 거다. 지금 호명하는 병사를 제외한 모든 병사는 민간인 및 부품 이동에 집중한다. 그리고 지금 호명하는 병사는 즉시 해운대 최전방에서 모든 피난이 완료될때 까지 시간을 번다. 이상."

 

엘빈의 말이 끝나자 곧바로 리바이가 해운대로 갈 병사들을 호명하기 시작함.

 

"에렌 예거."

 

"하-!"

 

"미카사 아커만."

 

"하-!"

 

종이를 보면서 이름을 부르던 리바이는 순간 눈썹을 움찔하더니 엘빈을 슬쩍봄. 그러다가 한숨을 짧게 쉬었음.

 

"ㅇㅇㅇ."

 

입체기동 실력 때문이었을까. 대충 여태 이름 불린 애들 보니까 현실에서든 애니에서는 날고 기는 애들이었는데 민간인 출신인 나까지 어쩌다 보니 해운대반에 들어가게 되었음.

 

호명이 끝나고 엘빈과 리바이는 해운대 최전방반 지휘를, 한지는 운송반 지휘를 맡아 병사를 데리고 각자 갈 곳으로 출발함.

 






아침 6시 반 쯤 해가 막 뜨려고 할 때 우리는 해운대에 도착함. 지평선 너머로는 거인들이 몰려오고 있었음. 언뜻봐도 몇백마리는 되어보였음. 떠오르는 태양아래에 까만 점들이 점점 가까워지는게 보이자 모두 조금씩 겁을 먹기 시작함. 나도 처음에 잘 안보일때는 그냥 심장이 둑흔한 정도였는데 형체가 보이기 시작하니까 손에 땀이 나서 칼 조차 들기 힘든 상태였음. 예상한것보다 거인은 많았고 새삼 여기서 죽어도 이상하지 않겠다 싶었음.

 

"우리는.. 지금부터.. 죽는건가.. 이건 그냥 시간을 벌기위해 우리가 미끼가 되는거 잖아. 어차피 죽을거면.. 그냥 명령에 불복종하고.."

 

옆에서 프록은 주저 앉은채 혼잣말을 했음. 프록을 시작으로 다른 병사들도 점점 겁에 질리기 시작함.

 

"어이! 프록! 뭘 그렇게 약해 빠진 소리나 하고 있어! 분명 모두가 살아돌아갈 수 있을거다. 희망을 가져!"

 

"너야 죽고 싶어서 환장한 놈이니까 그만한 각오가 되었겠지만.. 난 죽기 싫어!"

 

에렌의 말에도 분위기가 나아지지 않자 가만히 지켜보던 미카사는 프록 앞에 섰음.


"나는 살아서 돌아갈거야. 그리고 에렌이랑 결혼할거야."

 

"...미카사?"

 

"여기서 죽으면 에렌을 볼 수도 만질수도 기억할 수도 없어. 난 이만한 각오로 싸울거야. 프록 넌 뭐지? 그렇게 겁에 질려 동료들을 선동하고 그냥 죽을거야?"

 

"..나는.. 나는.."

 

그냥 죽을거냐는 미카사의 말에 한 순간 적막이 흘렀음. 그 적막을 깬 건 사샤였음.


"...저는 거인들을 모두 헤치우면 여기서 조개를 잡고 싶어요!"

 

"오~ 사샤 그거 좋은 생각인데? 우리 오늘 아침으로 조개 요리 먹는거 어때?"

 

"나는 절대 죽지 않고 살아돌아가서 미카사와 에렌이 결혼하는거를 막을거다!"

 

"..나는 다함께 모닥불 앞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사샤를 시작으로 하나 둘 잔인한 전쟁이 끝나면 하고 싶은것들을 큰 목소리로 말했음. 저마다 죽어서는 안 될 이유를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를 다시 생각해보기 시작했음. 어두웠던 표정들이 점점 걷히고 열정과 각오로 작은 병단은 들끓었음. 그런 우리를 엘빈과 리바이는 놀랍다는 듯이 쳐다봄.

 

"나는 여기 거인들을 모두 없애서 미카사보다 더 많은 토벌수를 기록할거다. ㅇㅇㅇ 너는? 너는 뭘하고 싶어?"

 

"나? 나는..나는.."

 

내가 무사히 살아서 돌아간다면 하고 싶은거. 모두가 편하고 행복해지는 때가 왔을 때 내가 하고 싶었던 거. 순간 내 머릿속에는 하나 밖에 떠오르지 않았음.

 

"리바이 병장님한테 키스 갈기고 싶어!!!!!!!"










*

"병장님. 홍차를 좀 가져왔습니다."

 

페트라는 밤바람을 맞으며 라디오 주파수를 조절하고 있는 리바이에게 따뜻한 홍차를 건넸다. 하지만 이미 리바이의 책상에는 김이 나는 홍차가 올려져 있었다.

 

"네 것도 마실테니 책상위에 책상 위에 올려놔줘. 고맙다."

 

"이건.. ㅇㅇ이 가져다 준 홍차인가요?"

 

"아, 아까 마트에 가는가 싶더니 가져왔더군."

 

페트라는 책상 위에 홍차를 올려놓으며 말했다.

 

"방금까지도 청소를 하고 있던데요."

 

리바이는 치직 거리는 라디오만 만지작 거리고 있을 뿐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ㅇㅇ좋은 친구에요. 상냥하고 따뜻하고 정의감도 넘치고. 근데 왜 그렇게 ㅇㅇㅇ을 싫어하세요?"

 

페트라의 질문에 리바이는 라디오를 만지던 손을 멈추었다.

 

"싫어하지 않아. 좋은 사람이란 것도 잘 알고 있다. 다만 민간인을 끌어들인 책임을 지기 싫은 것 그 뿐이다. 괜한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기 싫어."

 

페트라가 나가고 리바이는 의자에 기대어 생각했다.

 


정말 그 뿐인가.

 

리바이는 한 쪽에 걸어두고 가져다주지 못한 겉옷으로 눈길을 돌렸다.


'여기서는 좀 평범하게.. 행복하게 지냈으면 했는데..'


그는 뜻을 알 수 없는 그녀의 말소리와 미처 자신에게 닿지 못했던 그녀의 손 끝을 회상했다.


주파수 찾기를 포기한 루이스 카팔디의 before you go가 낮은 음질로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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