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생각]
쟝의 머리를 잘라준 그날 이후 너와 쟝은 단 둘이 있는 시간이 부쩍 늘었음. 가끔씩 코니가 그런 둘의 모습을 므흣하게 웃으며 뒤에서 몰래 지켜봤지만 넌 애써 모른척 했음.
"아 맞다! 나 다음주 휴간데, 너는?"
"나도. 일부러 너랑 날짜 맞춰서 받았어."
"그으래? 뭐, 좀 잘했네ㅎㅎ"
넌 쟝의 엉덩이를 토닥거리며 말했음. 이 쪼끄만게! 지금 어딜! 네 스스럼없는 행동에 쟝은 화들짝 놀라 얼굴이 시뻘개져 널 바라봤음.
"미안.. 너무 좋아서 그만.."
"넌 애가 조심성 없이... 아무한테나 그러지마라, 진짜"
쟝은 네 머리를 꾹 누르며 말했음. 네네, 알겠습니다요. 허이고? 알아 들은건지, 들은 척 하는 건지..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네 무성의한 대답에 쟝은 어이없다는 듯이 피식 웃어보였음.
"너 휴가동안 본가로 갈 거지?"
"응, 너는?"
"나도 가야지. 그럼... 휴가 마지막 날에 내가 데리러 갈까?"
쟝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음.
또 저 얼굴이다. 내가 꽤 좋아하는 얼굴인데..
"음..... 그래! 좋아!"
데이트라.... 아, 기대돼
그렇게 너와 쟝은 서로 같은 설레임에 푹 빠진 채 휴가 마지막 날 만을 기다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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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마지막 날, 평소엔 할 필요가 없어 하지 않던 화장도 조금 해보고, 옷장 구석 깊숙이 박아두었던 하얀 원피스를 꺼내 입고 조금은 굽이 있는 연분홍 색의 구두도 꺼내 신어보았음.
"오 예쁜데, 이정도면 되겠지?"
넌 달라진 네 모습을 보며 흠뻑 만족하고는 시계를 봤음. 히익 늦었다!!! 조금 여유있게 나가려했지만 쟝과의 첫 데이트라 설레임에 이것저것 준비하다 보니 약속시간을 훌쩍 넘겨버렸음.
"엄마 나 갈게, 다음 휴가 때 봐!!!"
쟝이 혹시나 그냥 가버렸을까 약속 장소로 허둥지둥 뛰어가는데 멀리서 어쩐지 가슴을 간지럽히는 실루엣이 보임.
"쟝!!!!"
두근
두근-
"야, 넌 시간이 몇신데-"
곧이어 자신의 앞에 바짝 다가온 널 마주한 쟝은 평소와는 조금 달라진 너의 모습에 얼굴을 화악 붉혔음.
어어, 얘봐라.
"응? 왜? 갑자기 말을 하다말아. 나 늦어서 화내려던 거 아니었어?"
"윽···. 됐어. 배고프니까 얼른 밥이나 먹으러가자."
능글맞은 네 태도에 쟝은 읽고있던 신문을 아무렇게나 훽 접어 자신의 겨드랑이 사이에 끼워넣고는 앞장서서 빠른걸음으로 걸어갔음.
아···. 쟤는 갑자기 저런 모습으로 나타나면 어쩌자는 거야. 저렇게 예뻐져선 뭐 어쩌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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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쟝은 며칠전 쟝이 미리 예약해둔 식당으로 향했음. 소문난 맛집이라 예약하는데 애 좀 먹었다나 뭐라나. 쟝은 어깨를 으쓱 하곤 식당으로 한 발 먼저 들어가 네 의자를 빼주었음.
"오 뭐야~ 이런 건 또 어디서 배웠대?"
"...시끄러."
쟝은 쑥스러운지 고개를 돌렸음. 그러자 새빨개진 쟝의 귀가 보임. 언제부터 이런 시간들이 기다려졌지. 둘은 또다시 같은 생각에 잠겼음.
"헐, 이거 진짜 맛있다"
"맛있어?"
"응. 근데 보니까 좀 비싼 거 같던데···."
"됐어. 어차피 한 번 사주고 싶었는데 뭘. 맛있다니 다행이네"
아, 또다. 이 간지러운 느낌. 쟝도 무슨 느낌인지 알려나?
넌 슬쩍 쟝을 쳐다봤음. 오물오물 야무지게 먹고있는 쟝이 보임. 쟝도 그런 너의 시선을 느꼈는지 잘 먹다말고 널 쳐다봤음.
"야, 넌-"
"어? 왜, 또 뭐..?"
쟝은 너와 눈이 마주치자 한쪽 눈썹을 잔뜩 찌푸리며 널 향해 손을 쭉 뻗었음. 갑작스런 쟝의 행동에 잘못한 것도 없는데 반사적으로 넌 몸을 움츠렸음.
"허, 내가 잡아먹기라도 할까 봐?"
"아니 갑자기-"
"뭘 그렇게 묻히고 먹냐고, 칠칠맞게. 애도 아니고."
쟝은 네 입가에 묻은 소스를 엄지손가락으로 슥 닦아주며 말했음. 아.. 심장이야. 쟤는 예고도 없이... 네 입가를 스쳐지난 쟝의 손길이 여전히 느껴져 정신이 혼미했음.
결국 넌 쟝의 행동 하나하나가 신경쓰여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식당을 나왔음. 계속 먹었으면 체했을거야, 분명. 쟝은 그런 널 걱정스러운 듯 쳐다봤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는 너의 말에 진짜냐... 하며 미심쩍게 넘어갔음.
"쟝, 아직 시간 좀 남았는데 커피라도 마실래?"
"그래, 가자."
쟝은 옅게 웃으며 말했음. 쟤가 저렇게 웃을 수도 있구나. 쟝에 대해 새로운 면을 많이 알게된 넌 내심 뿌듯한 기분을 느끼며 쟝과 분위기 좋은 카페로 향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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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노 하나랑요,"
"전 따뜻한 우유 한 잔 주세요"
"푸핰- 뭐?"
의외의 메뉴를 시킨 쟝에 넌 웃음을 터뜨려 버렸음. 왜, 뭐. 민망한지 쟝은 눈도 마주치지 않고 띠겁게 대답했음.
"의왼데, 네가 우유를 다 마시고. 얼마나 더 크려고 그래?"
"하긴, 우유는 네가 마셔야되는데, 커피나 마시고 말이야. 넌 언제 다 클래?"
"뭐라고? 이게-"
쟝의 도발에 넌 주먹을 꽉 쥐어보였음. 쟝은 그런 널 보며 큭큭 웃더니 주먹 쥔 네 손을 자신의 손으로 감쌌음. 그러자 네 주먹쥔 손은 쟝의 큰 손으로 뒤덮혔음. 쟝은 네 손을 꼬옥 감싼 채로 장난스럽게 말했음.
"자리에 가 앉읍시다, 아가씨."
"차암나"
둘은 따뜻한 볕이 드는 창가에 마주보고 앉았음. 가끔씩은 이런 것도 나쁘지 않네. 넌 쟝을 보며 생각했음. 좀 더 오랜 시간을 쟝과 함께하고 싶다고. 아마 쟝도 같은 마음이겠지?
"넌 그렇게 쓴 걸 어떻게 마시냐?"
"이거? 별로 안 써. 네가 아직 애라서 맛을 모르는구나?"
네 빈정거리는 말에 쟝은 발끈했음. 이젠 그런 쟝의 모습까지 귀여워 보임. 이정도면 중증임.
"허, 너한테 들을 말은 아닌 거 같은데?"
"그럼 마셔봐."
"뭐?"
넌 쟝에게 네 커피잔을 들이밀며 말했음. 쟝은 움찔했지만 이내 아무렇지도 않은 척 네가 내민 잔을 향해 다가왔음.
어..?
쟝은 네가 내민 잔을 들고가 마시지 않고 그대로 허리만 빼 네가 쓰던 빨대로 한모금 마셨음. 네가 먹여준 꼴이 된거임. 뭐야, 쟤 지금 내가 쓴 빨대로 마신거야...? 어리둥절하며 상황파악을 하고 있는데, 쟝은 마셨던 커피가 썼는지 콜록대며 자신이 주문한 우유를 얼른 마셨음. 그 모습이 너무 웃겨 당황스러운 감정은 금세 달아났음.
"윽···. 그런 걸 도대체 어떻게 마시는 거야."
쟝은 괴로운 듯 표정을 잔뜩 찌푸렸음. 그런 쟝의 입가에 우유가 묻어있는 게 눈에 띔.
"뭐야, 아깐 나보고 애라더니"
"응? 뭐가-"
넌 쟝이 대답할 새도 없이 얼른 네 엄지로 쟝의 입가에 묻은 우유를 닦아줬음. 갑작스러운 네 행동에 쟝은 굳은 채 얼굴이 터질 듯 붉어졌음.
"야..! 너 갑자기 이게 무슨-"
"왜, 뭐. 너도 아까 나 닦아줬잖아"
"아니 그래도···."
이 시간 이후로 둘 사이에는 한층 더 깊어진 묘한 감정이 흐르기 시작했음.
결국 둘은 마지막 휴가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카페에서 나와 시내를 한참 돌아다니다, 구두 때문에 발이 아프다며 찡찡대는 널 쟝이 업은 채로 병단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하필 훈련장을 청소하고 있던 코니에게 딱 걸려, 한동안 둘은 코니에게 시달리는 신세가 되었음.
개강하고 한동안 혐생에 치여사느라 글쓰는 게 너무 늦어졌어ㅠㅠ 미안 얘두라,, 기다려준 병사들, 재밌게 읽어준 병사들 너무너무 고마워!!! 이제 1쿨 끝났는데 2쿨 나올 때까지 우리 같이 재밌고 행복하게 도란도란 시간 보내면서 덕질하자ㅎㅎ❤️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