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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자식을 잊기까지 몇 년이 걸릴까요

ㅇㅇ |2021.04.09 20:35
조회 265 |추천 1
저희 엄마가 50대인데... 50대가 많으실진 몰라도 엄마는 많으실 거 같아서 적어봐요

올해 대학교 2학년 된 학생이에요. 그리고 요새 죽고 싶단 생각을 해서 글 적어봤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잘못 태어난 거 같아요. 저에 비해서 저희 가족이 다들 너무 좋아요. 엄마 아빠는 아직도 손 잡고 다니시고요 언니는 명문대학 나와서 대학원 준비하고 자기 인생 잘 살아가고 그럽니다. 그에 비해서 저는 이 가족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사랑 못 받은 거 아니구요 가정환경 안 좋았던 것도 아니에요. 집안 사정 어려운 것도 아니고요. 아빠 가부장적이시지 않으시고 되게 장난스러우시고 엄마도 아빠처럼 자주 장난치고 가정환경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본 적은 없어요. 언니도 예전에는 엄청 싸웠는데 대학생 된 뒤로 그런 적도 없고 잘 맞고 장난도 잘 치고... 언니는 되게 존경받을 만한 그런 언니구요. 제 고민 맨날 잘 들어주고 그래요. 그에 비해서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 가족에 어울리지 않는 거 같아요. 그다지 좋은 고등학교 나온 것도 아니고 좋은 대학 나온 것도 아닌데 둘 다 사립 고등학교, 외국 대학을 다녀서 학비가 우리 언니의 두 세배는 됩니다. 그에 비해 아웃풋은 형편이 없어요. 저는 그래도 제가 머리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왔는데 전공 수업 들으면서 남들 다 하는 대답 하나도 못하고 따라가지도 못하는 저 자신 보면서 자괴감만 들었어요. 학회니 동아리니 바쁜 언니에 비해 저는 입학 이후 학교 나가본 적이 손에 꼽고요 (코로나 때문에 전면 비대면이었으니까요) 대학 친구가 둘인가... 둘 정도 되는 것 같네요. 나머지는 알면식도 없고 얼굴도 몰라요. 그러니까 정리하고 보면 전 가성비가 최악인 자식 같아요. 창렬하다 하는 말이 사람한테도 붙어도 된다면 딱 제가 그 말이 어울릴 것 같아요. 인풋에 비해 나오는 것이 하나 없네요. 가족들이 이것 때문에 언니랑 비교하냐고 하면 그런 적 단 한 번도 없어요. 그래서 저는 더더욱 우리 가족들이랑 더 안 맞는 것 같아요. 넷이 사진을 찍었을 때 제가 껴있는 것보다 셋만 있으면 진짜 누구보다 완벽할 것 같은 그런 느낌 있잖아요. 그리고 생각을 정리하니까 제 인생 그래프를 보았을 때 더 뭔가 얻을만한게 없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러니까 앞으로도 이렇게 살다가 이렇게 죽겠지 하니까 끝없는 절망감이 막 몰려오더라고요. 죽어도 괜찮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요 며칠은 그런 생각만 했어요.

이런 저런 이유도 있고 개인적인 것도 있고 너무 우울하고 한 이주 내내 매일매일 우울해하고, 삼일동안은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계속 나왔어요. 그러니까 저 우는 거 볼 때마다 안절부절 못하던 엄마가 네가 울면 나도 너무 심란한데 제발 이유 좀 알려달라 엄마 정말로 삼일 동안 잠도 못 자고 힘들다고 하시는데 그거에 뭔가 너무너무 뭐라고 하죠 가슴이 콱 막하고 답답하고 죽고 싶더라고요. 엄마가 저런 말을 해서 스트레스 받았다는게 아니라 너무너무너무 미안해졌어요. 슬프고 우울한 이유는 저도 몰라서 말씀을 못 드렸어요. 복합적으로도 너무 우울한데 이미 죽을 생각을 하고 있어서 별 도움이 될 거 같지도 않았구요.

저렇게 좋은 가족들이 있는데 왜 죽으려고 하냐 이러면 그냥 모르겠어요. 가족 때문은 절대 아니고 뭐 왕따 당하거나 친구가 없는 것도 아니고... 그렇지만 살기는 싫어요. 이런 가족 환경 때문에 나 스스로 비교되어서 죽냐 이러면 그건 아니고 이게 신경이 쓰인다는 거예요. 엄마 아빠 언니 다 열심히 산 죄밖에 없는데 괜히 자식 동생 잘못 생겨먹어서 힘들어할게 미안해서... 죽고 싶은 건 그냥 너무 복합적인 뭔가가 있어요. 힘드네요. 겨우 스물 초반이지만 그냥 많이 힘들어요. 이건 저도 모르는 너무 복합적인 이유니까 그냥 그런 말은 말아주시고,

그래서 말인데 엄마가 자식을 잊기까지 몇 년이 걸릴까요. 저희 가족들 너무너무 좋은 사람들인데 운 나쁘게 제가 태어나서 가족들에게 오점이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저 때문에 힘들어진다면 저는 정말 끝까지 창렬한 사람인거잖아요. 한 3년이면 될까요. 그래도 티를 내고 가는게 마음의 준비에 좋을까요. 우리 가족들 정말정말 좋은 사람인데 언니만 낳고 끝내지 저까지 낳아서 고생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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