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버지는 청와대를 홍보하는 청와대사랑채라는 전시관에서 미화 반장으로 근무하셨습니다.
누구보다 직장을 사랑하셨고 용모를 단정히 하기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시는 그 누구보다 성실하신 분이었습니다.
그러던 아버지가 얼마전부터 회사에 가면 머슴처럼 부림을 당하다 오는 것 같다며 미화팀에 남자직원이 아버지 한 분 밖에 계시지 않아 마음 터놓고 말할 사람도 없다는 말씀을 농담처럼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며칠 후 새벽, 아버지께서 자살을 하셨다는 가족들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알고 보니 아버지가 반장으로 계신 미화팀에 속한 미화직원 A씨 외 다섯 분이 아버지가 본인들 일을 잘 도와주지도 않고 본인들 사이를 이간질하였다는 등의 명목으로 지속적으로 아버지에 대한 험담과 여론몰이를 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갑작스럽게 당장 다음주부터 다른 곳에 가서 일을 하라는 전보 명령을 받으셨고, 이에 대해 해명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아버지는 이런 억울한 상황에서 어떠한 힘도 쓸 수 없다는 분노와 억울함, 무력함을 이기지 못하시고 베란다에서 목을 매 스스로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아버지에게 강제로 다른 곳으로 근무지를 이동시킨다는 것은 애정을 가지고 몇 년간 일해온 터전을 빼앗는 것과 같기에 그 충격이 매우 크셨을 겁니다.
또 다른 부서직원 대상으로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신고가 접수되면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온 걸로 아는데 아버지 같은 경우 형평성이 전혀 없이 갑자기 버려지듯 한 취급을 당하셨기에 아버지가 겪었을 심적 고통, 괴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겁니다.
설령 직원들과 트러블이 있었다 하더라도 사전 상의나 예고 없이 부당하게 전보를 내릴 순 없습니다.
이건 명백한 회사의 권력 남용입니다.
힘 없는 직원을 이런 식으로 전보 발령을 내고 아버지의 이야기조차 들어주려 하지 않는 회사에서 우리 아버지가 겪었을 심적 고통과 괴로움을 생각하니 억울한 마음에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직장 내 문제가 있었더라면 회사 내규에 따라 해당 내용을 사실확인 관계서로 작성하여 본사에 보낸 뒤 정식적으로 징계위원회를 거쳐 경징계나 중징계로 이어져야 정당한건데, 왜 저희 아버지는 근로자로서 주어진 권리와 절차도 철저히 무시당한 채 일방적인 매도와 인민재판으로 이렇게 생을 마감하실 수 밖에 없었을까요?..
회사는 반복하여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징계를 냈을 뿐이라며 과거 아버지가 사석에서 실수하셨던 내용을 언급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미화팀 직원들 또한 사과의 태도는 전혀 없이 오히려 고인이 된 아버지의 험담을 하며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습니다.
모든 가장이 대부분 그렇듯이 저희 아버지도 힘들어도 힘든 내색하지 않던 분이셨습니다.
아버지가 겪는 괴로움을 진작 알았더라면 아버지가 선택한 그 말도 안되는 결정을 막을 수 있었을까요?
저희 아버지가 겪은 억울함은 어떻게 풀어드려야 할까요… 너무 답답하고 힘든 마음에 글을 남겨봅니다.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