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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가 오시고 나서 (그나마) 남편 잃음.

남편잃은자 |2021.04.21 14:34
조회 161,946 |추천 636

제가 철이 없었죠. 같은 여자라고 혼자된 어머니를 거절하지 못했다는 것이...


     <내용이 기니 음슴체로 할게요>


전 서울 토박이 45세 여, 시어머니는 경북의 완전 시골에서 농사 지으며 살아오신 81세 여성.

나이가 나이인지라 시력, 청력은 좀 떨어지신 듯 하나 관절도 괜찮고 건강하신 편.

누구나 상상할 수 있듯이 공통화제는 당연히 없고 사투리가 너무 심하셔서 서로 잘 알아듣지를 못함.

 

지난 2월 말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2주만에 아들과 사시겠다며 서울로 올라오심. 

    (중간 과정 생략)

어머니 꿈이었음. 서울 아파트에서 며느리가 해주는 밥 드시면서 일 안하고 편하게 사시는 삶…

워낙 남편에게 의지하시던 분이라 다른 의지하실 곳이 필요했던 것 같음.

 

우리 부부는 맞벌이, 아들은 사춘기라 방에서 잘 안 나옴

어머님은 하루 종일 혼자 계시니 외롭고 심심하신 것 같은데 본인은 좋다고 하심. 밥도 잘 드시고 간식도 잘 드시고…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심심해 보이고 외로워 보이는데 형님들(누나가 둘)이 놀러 오라고 해도 안가심. (눈치가 많이 없으신 편)


겁이 많아 길 잃어버릴까 혼자 외출을 못하시니 아침, 저녁으로 남편이 같이 산책을 함.

나는 아침을 안먹지만 어머니는 드셔야 하니 산책하는 사이에 아침을 차리고 어머니가 드실 점심 식사 준비도 대충 해놓고 출근 준비를 함. (물론 쿠*, 마켓*리 등 도움을 많이 받음)

저녁 먹고 설겆이 하는 사이에 남편이랑 어머님 산책가고 나는 밤 늦게 혼자 산책하게 됨.

 

남편은 사업을 하기도 하고 술, 사람 좋아해서 항상 집에 늦게 오는 사람임.

주말에 출장도 가지만 골프치랴 사람들 만나랴 늘 바빠서 아들 어렸을 때도 둘이 보낸 시간이 더 많음. 일년에 330일 이상 정도 술 마시는 것 같음.

작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자주 일찍 오고 해서 저녁에 같이 산책도 하고 맥주도 같이 한잔씩 하곤 했는데 어머니 오시고는 산책은커녕 대화할 시간조차 없음.

 

남편이 늦는 날이면 어머니는 일찍 주무시는데, 남편이 일찍 들어오는 날이면 같이 산책하고 늦게까지 같이 TV를 보심. 첨엔 하루 종일 얼마나 심심하셨을까 싶어 그런가 함.

남편은 술 먹고 조금 늦게 오는 날이면 주무시는 어머니 깨워서 산책을 하거나 어머니 방에 누워서 얘기하다가 안방에 들어와서 잠.


지난 17년동안 이렇게 효자 인줄 몰랐음…사실 효자가 아니라서 든든했었음. 

 

주말이라도 늦잠을 자고 싶은데 어머니 아침을 차리러 일찍 일어나야 해서 괴로웠음.

일찍 못 일어나 10시에 아침을 차려 드리고 다시 자기도 함.

혼자 계실 땐 잘 차려 드시는 것 같은데 나 있는 날은 내 눈치를 보시는 건지 밥, 반찬 있어도 안차려드심.


그 다음 토욜엔 남편이 배려한다고 어머니랑 산책 나가서 아침을 먹고 들어옴. 미안하고 고마웠음.

다음날 일요일엔 점심을 해놓고 둘 기다리는데 1시 다 되어 전화해선 점심 먹고 온다고함. 조금 황당했지만 그러라고 하고 아들이랑 둘이 점심을 먹고 혼자 외출함.

(쇼핑 가자고 하면 어머님이랑 셋이 가야해서 혼자 쇼핑하러 감)


그 다음 주에는 점심을 준비하고 있는데 카톡이 옴.

<톡 내용 요약>

   남편 : 점심 먹고 감.

   나 : 처자식이 집에 있는데 주말마다 둘이서 외식? 카톡 틱 하나 보내고?

   남편 : 너 식사 준비하기 번거로우니까 도와주려고 하는게 모가 나빠?

   나 : 그렇게 배려할꺼면 미리 얘기라도 해주던지!

   남편 : 아직 안먹었으니까 집으로 갈게

   나 : 차리기 싫어졌으니 먹고 와.

       나를 배려해주려고 했으면 다 같이 밖에서 먹자고 했었어야지. 아들이랑 나는 주둥이냐?


남편도 눈치가 없고 공감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편

 

시간이 갈수록 나는 이 집의 식모인 것 같음.

이 집에서 어머니와 어머니 아들  뒤치닥거리 하다가 환갑을 맞이할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듬.


우울하니 남편이랑 얘기 하기도 싫고 남편도 꼭 필요한 말만 전달하듯 얘기하고 서로 노력 안함.


님들 현명한 조언이 필요합니다 ㅜㅜ


추천수636
반대수51
베플ㅇㅇ|2021.04.21 16:37
저렇게 심신이 극도로 편한채로 살면 시모 백살도 넘게 사심. 그때 님 나이 칠순 바라봄. 며느리까지 본 시모가 돼서도 그 나이까지 시모 모셔야 된다는뜻. 그렇다고 빨리 돌아가시라 빌수도 없음. 그건 내 영혼과 인간성 유지를 위해서라도 할수가 없는 일임. 방법은 분리임. 기약을 누가 할수 있음? 님 없으면 돈을 써서라도 알아서 살게 돼있음. 남편을 시모한테 돌려주고 님 인생을 찾아와야함. 이혼이 아닌 별거. 남편이 이혼 고집하면 차라리 이혼을 하는게 백배천배 나음.
찬반남자대기업|2021.04.22 09:46 전체보기
베플은 무시하세요. '남편도 눈치가 없고 공감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편' 전체 글을 보니 이건 공감합니다. 밥시간 다돼서 '밥먹고갈게' 이건 대부분 밥차려보지 않은 사람들이 저지르는 잘못입니다만 안해보곤 평생 알수가 없어요. 베플들은 세상 덜 살아본 애들이 싸지른 단순한 답변입니다. 듣기엔 좋은 소리지만 해결책도 없고 비방뿐이네요. 당신도 언젠가 늙습니다. 시모가 불편한건 사실이지만 결혼한 순간부터 또다른 부모님이 생긴건데...나몰라라 버려두고 살순 없죠. 남편과 대화해서 불편한 부분은 개선해보려 노력하세요. 언젠가 내 부모님을 같이 돌봐야 되는 상황이 분명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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