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30대가 기억하는 젠더갈등의 변화

ㅇㅇ |2021.04.24 07:44
조회 793 |추천 9
나는 30대 아재인데 젠더갈등의 변화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내 기억을 토대로 이야기해볼께. 그리고 현시점의 갈등에 대해서도 적어볼께.

장문이 될거같은데 누가 읽을까 싶네. (쓰고보니 결론만 읽어도 논점파악은 어렵지 않을거 같으니까 넘겨서 봐도 괜찮아.)

내가 초중고 있을때는 젠더갈등이란게 딱히 없었던거로 기억해. 2000대 초중반만 해도 체벌이 상당히 있었는데 진짜 빡쎈 선생님한테 맞으면 엉덩이에 멍이 심하게 들었었다. 여자애들은 그냥 손바닥 툭 맞고 끝났었지만 아무도 왜 여자는 자로 손바닥 때리면서 남자는 큐대로 패냐고 불만갖지 않았다. '남자니까' 그리고 쟤넨 '여자니까' 물론 체벌이 없어진 지금이 더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해. 왜? 여자가 덜쳐맞아서 억울한가? 그런것도 아니다. 말그대로 별 불만 없었어 지금와서 문제삼을것도 아니고 그냥 내가 기억하는 가장 자극적인 경험이라 얘기하는거고 당시 사회상을 보여주는 일화중 하나라고 봐줘.

중고등학교 때 쯤 슬슬 특강으로 남여 성역할 교육을 받았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 "남자가 남자답게, 여자가 여자답게는 사라져야 한다"라는 교육을 받았고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겼다. 남자답게, 여자답게가 나쁘다는 주장이우리 세대에게는 성역할이란게 가정에서, 학교에서 익숙해져서 별로 와닿지 않았거든 "남자, 여자가 다른데 남자가 남자답고 여자가 여자다운게 나쁜가?"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중고교를 다 공학나왔는데 남자애들도 여자애들도 딱히 별 반응이 없었었어.

스물이 되고, 대학에 와서도 젠더갈등은 별게 없었어 슬슬 페미니즘이 확산되는 분위기였지만 내 또래 남자애들 대부분은 그냥 "차별이 있으면 개선되는건 당연한거지" 하는 정도였고 당시의 내 주위의 동기나 선후배 여자들도 페미니즘에 큰 관심이 없었어.

그리고 군대를 갔지. 나는 공군이였기때문에 2년을 정확히 채웠다. 비상울리길래 자다 깨서 활주로에 나간건 셀 수도 없고, 추운날 춥고, 더운날 더우면서 남들처럼 군생활 했어. 내가 군생활하는동안 전투기도 추락하고, 블랙이글스 추락하고 해서 조종사도, 정비담당 준위도 책임감을 못 이겨서 자살했었어. 나는 보직이 조종사랑 많이 만나는 보직이였다보니 저런 기억이 생생해. 그러고보니 군생활하면서 여자 전투기 조종사는 한명도 본적이 없네. 여담인데 전투기 파일럿들 진짜 고생 많이해 비행하고 내려오면서 콕핏열면 진짜 축 쳐졌는데도 경례 받으면 엄지 올려서 인사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여군 중 기억에 남는건, 전투기 여자 정비부사관이 있었는데 일 잘하고 성격도 좋아서 꽤 친했던 기억이 나. 아무튼 나 군생활할때만 해도 "여자는 왜 군대안감?" "남자만 군대가는거 남여차별"이라는 생각도 없었고 내무실의 누구도 그런얘기 하는거 못봤었어. 그냥 당연한 일이라고 의무라고 생각했지.

근데 군대갔다오니까 세상이 좀 바뀌었더라? 지금 생각해보면 점점 젠더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조짐이였던거지. 대학시절 교양으로 아마 과목명이 "성과 문화"였나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학점 잘준다는 말에 수강변경해서 수강했었어. 지금은 페미니즘 하는 애들도 WEF자료 안가져다 쓰던데 그때만 해도 여성부를 비롯해서 오만데서 가져다쓰던 자료였어. 교수님이 이화여대에서 여성학 전공 학사, 박사한 성골 페미니즘 교수님이더라. 내가 급하게 수강변경하느라 교수이름을 못보고 그냥 바꿨어든... 덕분에 페미니즘이란걸 처음 공부해봤다.
단어에 묻은 성차별, WEF통계를 비롯한 각종 차별통계, 남여차별사례, 성매매 여성은 피해자다. 등등을 그때 제대로 처음 접했어. 나는 상경계 전공이라 한국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에 OECD가입국인데 성평등순위가 저따위라고? 이상한데 생각이 들어서 바로 통계 원문 가져다 읽었는데 내가 봐도 이상한 통계더라. 바로 교수님께 가서 통계가 문제가 있다. 수업때 언급하시지 않은 UNDP통계와도 괴리가 크고 WEF통계 원문을 보니 한국의 지수가 낮은 이유는 이러이러해서이다 교육자료로 적합한 통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했더니 교수님 말씀이 "모든 통계는 보여주는 의의가 있습니다 UNDP자료는 왜곡되고 누락된게 있고 그러다보니 지표상에 차이가 있는거죠, WEF는 한국 남여차별과 사회적인식을 증명하는 통계입니다" 하시더라. 조금 더 질문해도 납득할 대답은 없더라. 더 따져묻고 싶었는데 학점받아야되서 말았다. 내가 한 토론도, 발표도 교수님 의도와 다른 방향이라 불안했는데 결국 A+은 받은걸 보니 그래도 열심히 참여하니 학점은 공정히 주셨구나 싶어서 좋긴했다.

시간이 지나 이후에 그 유명한 혜화역 시위가 있었고 갈등이 수면위로 올라왔어. 나도 한번 서울에 갔다가 들렀는데 난장판도 보통 난장판이 아니더라. 그런 광기와 분노와 혐오는 눈뜨고 보기 어려웠어. 다수의 여자가 소리높여서 혐오를 외치고, 그 자리에 나간 소수의 남자들은 여자들한테 둘러싸여서 일방적으로 언어폭력당하고 있었어. 가만히 듣다가 고개 절레절레 하고 빠져나갔다.

이후 각종 남성혐오, 여성혐오 유튜브들이 우후죽순 생겼고, 이슈유튜버들이 나타나면서 전쟁이 점화되기 시작했지. 3040세대는 그냥 그러려니 하던것들을 문제삼기 시작하더라. 혐오의 재생산과 강화의 불꽃이 튀는거지.

점점 정책들이 페미니즘위주로 흘러가는게 느껴졌어. 전직 서울시장과 현 대통령처럼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하는 정치인들 여성전용 000, 남여 변기수가 같아야 하니까 소변기 없애는 멍청한 정책, 늘어나는 여성부 예산, 여성에게 여성이란 이유로 주어지는 가산점. 지금 20대가 분노하는것들 말야.

결국 지금와서 젊은 남성들은 집단을 이루고 이미 집단화한 여성들과의 전쟁이 심각해지고 있어. 둘 다 집단적 광기에 잡아먹히고있다고 느껴. 페미니즘이 싸워서 이뤘다고 생각했던 것도 승리가 아니였고 지금 남성들이 똑같이 싸워서 뭔가 얻어내는것도 결국 승리가 아니니까. 서로를 갉아먹는 싸움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어. 왜 현대에 전쟁이 적다고 생각해? 외교보다 전쟁으로 얻는게 적으니까 그렇지. 그럼에도 젊은 남성들은 전쟁을 선택했어. 더 물러서면 평화가 아니라 항복이 될거라고 생각한거야. 지금은 페미니즘도 남성도 물러설 생각이 없어보여 둘다 오랜기간 싸우고 피투성이가 된 뒤에 ㅈ됐음을 인지하면 "아 둘다 죽겠다. 그만할까?" 하고 휴전정도는 될거같네

------------------------결론-----------------------------------

내가 어릴적 교육을 얘기했지? 내 또래가 어릴때만 해도 군인들한테 감사편지 쓰는게 있었어 제대로 전달되는지는 모르겠는데 이름모를 군인에게 나라 지켜줘서 감사하다고 썼던 기억이 나.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군인이 2년의 희생을 하는걸 존중했었어. 애국심에 대한 교육도 강했었어. 내가 나고 자란 나라 아름답고 강한 나라 자유민주주의 국가 한국에 자부심을 갖도록 교육을 했었어. 북한이 한민족이니 평화통일해야한다고 강조했지만 공산주의와 북한이 주적이란것 또한 어릴때부터 배웠고. 그러니 내 또래까지는 그나마 군대갈때도 거부감이 적었지 물론 좋아서 간 사람은 없어. 내가 듣기로 지금은 그런게 약하다고 들었어. 그러니 지금 남성들에게 군대 이슈가 나오는건 "남자답게, 여자답게"가 사라진 교육, 페미니즘 교과서로 배운 것에 대한 반작용일거야. 희생의 명분이 없으니까. 차이? 그딴건 없다고 페미니즘이 girls can do anything을 외치니까. 나는 girls can do anything 멋진 표어라고 생각해. 내 인생에서 마주친 존경할만한 멋진 여성도 많았고 실제로 여성이 못할 것 없다고 생각해. 나는 헬린이인데 유튜브 보면 나보다 더 무게 잘드는 여성분들 많더라. 멋지다고 생각해.

그런데 페미니즘이 교육에 스며들어서 남여간의 차별을 없애려던 것이 의도하지 않게 차이까지 없애는 결과를 가져온거야.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남여는 분명한 경향성의 차이가 있거든 남자보다 힘쎈 여자도, 여자보다 감성이 뛰어난 남자도 있지만 성별의 차이는 존재해. 정확히는 성별에 따른 유의미한 통계적 차이가 있지. 그럼 뭐해 이미 차별을 넘어 차이가 사라지게 되어버렸어 20대가 살면서 받은 교육과 경험으로 인식변화가 그렇게 되었다고 본다. 나는 차별은 사라져야겠지만 차이는 인정해야하는게 맞다고 생각해.

예전에 친한 흑인 친구와 인종관련 대화를 나누면서 기억에 남던 이야기가 있어. "선입견은 경험적 통계에 근거한다. 집단에 대한 선입견은 통계다. 집단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려면 집단 개개인이 바뀌어야한다. 그러나 개인을 향해 선입견을 내보이는건 지극히 무례하다. 개인은 개인일 뿐이다"

남자들은 페미에게 잠재적 범죄자가 되었고 페미니스트들은 남자혐오 집단이 되었어. 이 인식은 그 집단이 부정하든 긍정하든 그거로는 바뀌지 않아. 각 집단 내의 개개인이 아니라는 경험을 타인에게 주고 그로인해 실질적인 개개인의 경험적 통계치가 바뀔 때, 그때서야 서서히 변화하겠지.

여성이 여성에게 차이로서 주어지는 생리휴가, 공강을 비롯해 여자이기에 배려받던 각종 여자로서의 차이에 대한 배려를 악용하는 것, 조직문화에 부적응하는것. 남성이 여성을 성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대하는 것. 개인의 말과 행동이 모여 선입견이 되고 그게 개인에게 투사되고 있어. 미디어가 혐오를 계속 재생산하고 강화하고있지. 그러면 그걸 보는 간접경험이 쌓여서 경험적통계가 되어버리니까. 그러니까 혐오를 너무 접하지 마. 사실을 접해. 부정확하고 편향된 경험적 통계를 쌓을수록 생각은 오염될거야.

다른 집단에 대한 선입견이란건 내집단은 나는 안 그렇다. 내 주변은 안 그렇다며 개개인을 쪼개서 다르게 보지만, 외집단은 덩어리로 인식해버리는게 편하니까 그런거라고 생각해. 선입견 당연히 있을 수 있어 선입견이 없는 인간은 없으니까. 그러나 그게 일상에서 마주하는 남성, 여성에 대한 선입견과 차별과 혐오로 이어지고 그걸 표현하지는 않았으면 해.

예상대로 장문이 됐는데 읽어줘서 고마워. 같이 잘 사는게 좋은거지 누굴 죽여서 잘 사는게 좋은게 아니잖아. 사과 두개가 있으면 저놈 죽여서 내가 두개 먹어야지? 하는게 아니라 하나 나눠먹고 하나는 사과나무되도록 심는게 생산적인거잖아? 싸울수록 전체적인 파이는 계속 줄어드는거야 싸우는것도 에너지가 들어가니까. 그러니 그만 싸웠으면 좋겠는데, 위에 적은것처럼 안 싸울 것 같지가 않아서 슬프네.

내가 사랑하는 나라 대한민국이 망가져가는게 슬프다. 나는 이렇게 되어버릴 나라를 지키려고 내 2년을 군대에서 보낸게 아니야. 그때는 힘들지만 내가 사랑하는 나라, 가족, 여자친구를 지킨다고 생각하면서 내가 비록 국방에 의무 하에 끌려왔지만 그래도 가치있는 일, 중요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서 군생활을 했었는데....
추천수9
반대수8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