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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모비스 기승호 제명,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날렸다

ㅇㅇ |2021.05.01 16:27
조회 66 |추천 0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피버스의 기승호가 폭행 혐의로 농구계에서 제명당했다. KBL(한국농구연맹)은 지난 4월 30일 재정위원회를 열고 기승호의 제명을 결정했다.기승호는 지난 26일구단 숙소에서 열린 선수단 회식 도중 술에 취해 후배 선수들을 폭행한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기승호에게 폭행당한 장재석은 눈 주변 뼈가 부러지는 안와골절 진단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농구에서 폭행으로 제명된 사례는 2007년 경기도중 판정에 불만을 품고 상대 선수와 심판을 폭행한 퍼비스 파스코(당시 LG)에 이어 역대 2번째이자 국내 선수로는 기승호가 처음이다. 200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9순위로 창원 LG(2008-18)에 지명되어 안양 KGC 인삼공사(2018-20)-울산 현대모비스(2020-21)를 거치며 나름 성공적인 선수생활을 이어왔던 기승호는 한 순간의 잘못으로 13년의 프로농구 선수 인생을 불명예스럽게 종영하게 됐다.

2007~2008년 신인 드래프트 출신들은 프로농구에 걸출한 선수들을 대거 배출한 황금세대로 꼽힌다. 기승호와 프로 진출 동기로는 하승진(은퇴), 김민수(SK), 윤호영(DB), 강병현(LG) 등 쟁쟁한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안양고와 동국대 시절까지 에이스로 활약했던 기승호는 신인드래프트에서는 화려한 동기들에 가려져서 다소 낮은 순위로 밀려났지만 프로진출이후 특유의 성실한 플레이와 적극적인 수비, 속공가담 등 궃은 일에 능한 '허슬플레이어'로 거듭나며 주전급 선수로 성장했다. LG 시절에는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시즌도 있을만큼 공격력도 있었다. 30대를 넘긴 이후에도 LG와 인삼공사에서 후배 선수들에게 밀려 출전시간은 줄었지만 식스맨으로 여전히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건재를 입증했다.

기승호는 2019-20 시즌 종료 이후, FA 자격을 얻어 계약기간 2년에 보수 총액 1억 9.0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울산 현대모비스로 이적했다. 장재석, 이현민, 김민구와 함께 올시즌 현대모비스의 '이적생 F4'로 불리우며 나이를 잊은 맹활약을 펼쳤다. 양동근의 은퇴로 리빌딩 시즌이 예상되었던 현대모비스를 일약 정규리그 2위로 이끄는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친정팀이기도 한 3위 안양 KGC 인삼공사의 돌풍을 막지못하고 3전 전패로 스윕당하는 굴욕을 겪으며 빛이 바랬다. 4강직행팀이 플레이오프에서 단 1승도 거두지못하고 광탈한 사례는 현대모비스가 처음이었다. 비록 마무리는 아쉬웠지만 그래도 모비스 팬들은 기대이상의 성적을 거둔 선수단에 박수를 보내며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그러나 정작 진짜 악재는 시즌이 끝난 직후에 터지고 말았다. 이적생이지만 베테랑으로 그동안 팀분위기를 잘 이끌어줬다는 평가를 받던 기승호가 후배들을 폭행했다는데 농구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그동안 기승호가 10년넘게 프로생활을 이어가면서 사적으로 특별한 논란이나 구설수가 있었던 선수도 아니었기에 팬들은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기승호는 현역 시절 초창기에 다소 거칠고 과격한 플레이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신인시절에는 전자랜드와의 경기도중 대선배 김성철에게 거친 수비를 하다가 안면에 보복성 엘보우 어택을 당하는 사고도 있었다. 2014년 현대모비스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한때 LG의 팀동료였던 문태영을 주먹으로 위협하여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그래도 이때는 적어도 경기도중 벌어진 일이었고 승부욕으로 인한 우발적 해프닝으로 이해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성격이 아예 다르다. 선수단 회식에서 술을 마시고 성인인 후배들을 구타했다는 것은, 폭행 사건 중에서도 가장 질이 나쁜 '주취 폭행'에 해당한다. 피해자들이 지금까지 기승호에게 폭행당한 정확한 이유를 알지못한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묻지마 폭행'의 의혹까지 거론되고 있다.

지금보다 체육계 선후배문화가 훨씬 권위적이었던 과거라고 해도 절대 용납받기 어려운 일인데, 현재는 학폭, 갑질, 음주 등과 관련한 사고를 바라보는 대중의 인식이 비교하기 어려울만큼 엄중해졌다. 설사 기승호에게 어떤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다 할지라도,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KBL도 논란이 터지자 4일만에 기승호를 제명시키며 폭행 사건에는 관용이 없다는 단호한 대처를 보여줬다.

하지만 문제는 기승호의 퇴출만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KBL 재정위는 현대모비스 구단도 소속 선수단과 방역관리 소홀을 이유로 15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당시 구단 숙소에서 열린 술자리에는 5인 이상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시즌이 종료된 시점이라고 하지만 이적생이자 연차도 베테랑인 선수들이 주도하여 방역수칙을 위반하며 술판을 벌인 끝에 폭행사고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피해자라는 다른 선수들 역시 책임을 피할수 없는 대목이다.

코칭스태프는 이 자리에 동석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선수단 관리와 기강 해이 문제 등을 고려하여 문책을 당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다. 유재학 감독과 양동근 주장 시대 이후 엄격한 규율과 끈끈한 팀분위기 속에 프로농구 최고의 명문팀으로 인정받았던 현대모비스 구단사에 두고두고 오점으로 남을만한 흑역사인 셈이다.

별개의 사건이기는 하지만, 지난 7일에는 한 유명 프로농구 선수가 음주 운전 사고를 내고 입건됐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경기 용인서부경찰서에 따르면 농구인 2세로 유명한 S구단의 모 선수가 경기 용인에서 본인의 차량으로 음주운전을 하다가 접촉 사고를 냈다. 음주 측정 결과 이 선수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에 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농구는 코로나19로 인하여 관중 입장이 제한당하는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팬들의 인기와 관심을 이어가기위하여 고군분투해왔다. 그런데 시즌이 아직 완전히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유명 선수들이 연루된 음주 관련 사건사고가 벌써 두 건이나 터진 것은 농구계의 기강행이와 도덕불감증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최근 다른 종목들도 선수들의 사회적 인성과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더욱 엄격하게 강조하는 시대다. 프로농구의 이미지에 찬물을 끼얹는 일련의 사건에 대하여 엄중한 일벌백계와 함께 농구인들의 경각심이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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