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말 창피하기도 하고, 조심스러워서 주변분들에게는 이야기를 못 하겠어요......
익명의 힘을 빌려 제 아버지의 정신건강 상태에 대한 속풀이 좀 할게요.
같은 상황을 겪고 계신 님들의 조언도 듣도 싶고, 소통도 하고 싶습니다.
저는 2남 3녀 중에 막내이고, 제 아버지 연세는 80이 조금 넘으셨어요. 제가 결혼전에는 부모님과 셋이서 살았는데요. 어느날 갑자기 아버지 나이 60에 컴퓨터를 사 오셔서는 저에게 컴퓨터를 가르쳐달랍니다. 컴퓨터를 배우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세요?도둑놈을 잡아야 한다는거에요. 아버지는 한국전쟁을 겪으신 실향민으로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을 못 하셨어요.....
기초가 너무도 없다보니 가르쳐 주는 것이 상당히 힘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꾸역꾸역 한글하고 인터넷 하는법, 사진 프린트 하는 것 정도는 가르쳐 드렸어요.
그런데 문제는 다들 아시다시피 컴퓨터를 하다보면 이런저런 디테일한 문제가 생길때가 있자나요.
그럴때마다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저에게 퇴근하고 집에 빨리 와서 컴퓨터 좀 고치랍니다.
어떤날은 퇴근후에 친구들과 밥 먹고 차한잔 마시고 있는데 또 전화가 오고요. 집요하게 전화를 하십니다. 빨리 오라고요. 빨리 안 가면 삐지고, 화를 내세요.
또 8시쯤에 집에 갔습니다
그날은 일이 많았던지라 너무너무 피곤하고 배가 고파서 허겁지겁 밥을 먹고 있는데, 당신은 제가 퇴근하기전에 식사 먼저 다 하고 소파에 누워서는 밥먹고 있는 저에게
'야~컴퓨터 뭐가 안된다.~왜 안되나?''이럽니다.
밥 빨리 먹고 보라는 겁니다.
그날은 정말 무엇인지 모를 서러움에 눈물이 나서는 밥을 먹다말고 제방으로 들어가서는 펑펑 울었습니다..ㅜㅜ
그 컴퓨터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시냐면요.
운전하고 다니다가 뒷차가 자기를 처다봤다거나, 계속 뒤에 붙어서 오면 도둑놈이라고 쫓아가서는 카메라로 차량을 찍어 집에서 프린트 하고, 동네부동산 사무실에 세워져 있는 차들 찍어서 뽑고, 논에서 어떤차가 아버지와 우리집 논을 쳐다봤기에 우리땅을 해 먹으려고 한다며 또 사진 찍어서 뽑고, 문서로 이상한 글을 써서는 어딘가에 편지를 보내고 이런겁니다.
빌라에 사시는데 건물동사이 골목에 아버지 차를 주차하고 다른사람이 아버지 뒤에 차를 좀 세워두면 그분과 싸우고 난리가 납니다. 욕을 입에다 달고 살고, 어디에 가던지 별일도 아닌데 싸우고 있고, 은행에 가서 전표에 도장을 찍고 와서는 거기에 도장찍는게 아닌데 도장을 찍으라고 했다고 도둑놈이라고 다시 찾아가서 소리지르며 전표를 내놓으라고 소리소리 지르고, 집에서는 엄마와 저에게 또 화풀이 하고, 싸우려 들고요.
이렇게 미스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결혼생활 8년차인데 결혼해서도 지금까지 컴퓨터나 카메라에 문제가 생기면 제게 전화를 해서는 오라가라합니다.
저희는 그렇게 사이가 좋은 부녀사이도 아니에요.
그저 당신이 필요할때만 전화를 해서는 마음대로 오라가라 이거해라 저거해라입니다.
저는 솔직히 진저리가 나고 너무너무 싫습니다.
류마티스가 있어서 몸도 정신도 너무 힘든데, 자꾸만 저런일로 아버지가 저를 마음대로 부리려고해요
언니오빠들은 집에도 못 오게 한지가 6년도 넘은듯 하네요. 왜냐고요? 동네에 천지가 도둑놈이랍니다.
차랑번호 보면 큰일 난다고 절대로 오지말래요. 오빠들이 논에 아버지 일 도와드리러 갈때도 차를 마음대로 주차 못 합니다. 여기에 이방향으로 주차하라면 그렇게 해야지 안 하면 또 소리지르고, 삐지고 욕하고요.
저는 지금 1년 넘게 친정에 안 가고 있어요.
컴퓨터 한번 봐주러 안 갔다고 꽁해 있다가, 다른 이야기에서 제게 성질을 부리시며 화풀이를 하더군요.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아버지가 저렇게 망상에 빠져서 안해도 되는 아주 쓸데없는 행위들로 오라가라 명령하시면 네네 하고 매번 가시려는지요?
조금더 추가해볼게요......
제가 출산을 하고, 2주 산후조리원에 있다가 제 집으로 가려고 했지만, 갑자기 이사를 하게 되어서 짐이 정리 될때까지 친정에ㅈ며칠만 있으라고 남편이 부탁을 하였어요. 그래서 친정에 이틀을 있었지요.
그런데 또 컴퓨터 뭐가 안된다고 밤새 잠도 못 자고 밥도 제대로 못 먹은 딸한테 와서 고치랍니다.
너무 피곤해서 애기 잘때 조금만 자고, 해준다고 했더니 또 혼자서 쌍욕을 주저리주저리 하고 다니는 겁니다.
그날 신랑에게 전화해서 당장 제집으로 갔네요...
이글을ㅈ쓰고 있는 지금도 그때의 기억들로 인해서 가슴이 답답하고 눈물이 납니다.
창피해서 신랑한테도 말 못하고 살다가 얼마전에 조금씩ㅊ이야기 했더니 신랑도 아버님이 조금 이상하신 것은ㅈ눈치를 챘다며, 마음고생 많았겠다고 위로해 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