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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우울함은 어떻게 할까요?

ㅇㅇ |2021.05.17 15:52
조회 776 |추천 2

방탈 죄송합니다.
긴 글이지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남깁니다..

근본적으로 우울한 건 어떻게 나아질까요?

10살 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친할머니와 아빠와 동생과 살게 되면서

엄마랑 헤어졌다는 생각에 매일 밤 잠들기전에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엄마는 어릴때부터 자주 보긴 했지만 애증에 관계랄까요..

우릴 키울 수 없었던 상황이 이해가 가면서도 너무 미웠고,
매주 주말마다 봤지만 항상 그리운 존재였어요..

나한테 신경써주는게 좋으면서도 너무 많은 관심은 거부감이 드는 그런 마음이에요..

열심히 살지만 항상 경제적으로 힘드신 아빠와

그 스트레스를 저희한테 폭언을 하면서 푸시고 아빠는 끔찍이 아끼시던 할머니..

본인이 저희를 키우겠다고 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우면서

어리던 저희에게는 감당하기 힘들만큼 강박적인 절약과 폭언으로

초등학생때 울면서 지냈던 기억밖에 없어요.

엄마 아빠의 선택으로 사립초등학교를 다녔었는데 아빠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전학을 고민 중 엄마가 반대하시며 모든 학비를 부담하셨었어요.

근데 엄마도 한 때 힘드시던 때가 있으셨나봐요.

사립초는 캠프며 행사며 엄청 많았었는데 캠프비용 한 번만 할머니께 부탁해보라 하셔서

고지서를 내미던 그 날 차라리 날 죽이라며 제 옆에 있던 아령으로 본인 머리를

내려 치시고 얼굴에 피가 범벅이 되어서 저를 원망하는듯 한 그 울음이 아직도 생생해요.

그 밖에도 어릴 때면 할 수 있는 그런 사소한 실수들 있잖아요..

화장실 나오면서 1cm 라도  발매트가 틀어져 있으면 보시고 욕하시고,

아빠랑 주말에 마트가서 장 보는게 유일한 행복이고 낙이었는데

과자사면 우리가 지금 과자 먹을 처지냐며 욕하시고,

전기 콘센트 안 뽑으면 욕하시고, 한 겨울에도 보일러 못 틀고 씻게 하고,

여름에도 샤워를 2,3일에 한 번 하게 하고, 빨래 널을 때 아빠 빨래가 위로 가게

혹여나 저희 빨래가 위에 널어져 있으면 욕하시고,

아빠랑 같이 식사할 때와 아닐 때의 반찬 수마저 차이가 나는

그런 전형적인 옛날 분, 가부장적인 분이 셨어요.

개,돼지만도 못한 년들 태어나질 말았어야 할 년들 이런 폭언을 듣고 자라서

안 좋게 생각 하실 수도 있지만 나이 많으신 노인분들이 다 싫었어요.

폐지줍는 할머니 할아버지 힘들게 사시는 분들에 대한 연민이 전혀 없었어요.

성인이 되서 독립하는게 유일한 꿈이었고 알바를 시작할 수 있던

고1부터 자립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한 번도 쉰적이 없어요.

20대 후반이 된 지금 사회생활도 어느정도 하고 독립을 해보면서 

그 돈으로 저희를 키우신 게 힘드셨을거라는 생각은 들지만 용서가 되진 않는 것 같아요.

마음 한 켠으로는 너무 미운데 또 미운정도 정인지 정이라는게 무서운 것 같아요.

지금은 몸이 안 좋아지셔서 그 구두쇠였던 분이 콜택시 아니면 병원도

못 다니신다는 말에 카드를 드리고 타고 다니시라고 드리고 오면서도

미움과 안쓰러움이 공존하면서 또 이유모를 우울함이 몰려오고..

학창시절을 너무 힘들게 보냈지만 큰 방황은 하지 않았어요.

근데 커서 생각해보면 정상적이진 않았다 싶은게 우울하면 샤프로 손등을 자해하고

멍하니 버스정류장에 앉아서 빨리오는 차가 있으면 뛰어들어야지 저 차는 너무느려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은 항상 달고 살았던 것 같아요.

중,고등학교때는 학교에서 자살방지 설문조사 같은걸 하잖아요.

그럴 때마다 솔직하게 표현하면 괜히 정신병자 된 것 같고

친구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 예민하던 시기니까

그냥 무조건 아니요에 체크해서 제출을 했었어요.

서로에게는 솔직하게 우울함을 털어놓는 저랑 생각이나 상황이 비슷한 친구가 한명 있었어요.

하루는 그냥 야 우리 솔직하게 해볼까? 우리 진짜 정신병인가? 장난식으로 시작한 말에

솔직하게 설문조사를 했었어요.

전교에 저희 둘만 불려갔어요. 그게 생에 첫 상담이었는데

자꾸만 왜 그런생각이드냐 무슨일 있냐 꼬치꼬치 캐묻는데 너무 말하기 싫었어요.

근데 왜 상담실만 들어가면 자꾸 눈물이 나는지..

한 시간 내내 무슨 질문이 오던 한마디도 안하고 울고 또 며칠뒤에 불려가고

몇 번 그러더니 부모님께 연락해서 제대로 된 치료를 권하시더라구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부모님께서는 사춘기 정도로 생각하시고 별 다른 조치는 없으셨어요.

그런 학창시절이 끝이나고 20대초에 사귀던 남자친구가 있었어요.

엄마랑 그 친구랑 동생이랑 넷이 자주 보곤 했었는데

그  친구를 먼저 데려다주고 집으로 가는길에 엄마가 항상 저한테 하시던 말이 있어요.

"너 성격 진짜 이상해 사람을 질리게 해 왜 그렇게 쓸데없는 말을 해?"

엄마는 제 부정적인 모습이 좋아하는 사람한테 비춰질까봐 그게 싫으셨나봐요.

그 친구와 2년을 만나면서 저도 제 자신이 점점 왜 이럴까 싶은 날이 계속되었어요.

화풀이를 하고 신경질적이고 다 받아주고 괜찮다 하는 그 친구에게 미안하면서도

화나는 순간에는 주체를 못하는 제 모습이 제가 그토록 미워하던 할머니 모습이더라구요.

그래서 엄마의 권유로 두번째 상담을 받으러 갔어요.

엄청 많은 구간중에 정상인게 없었어요.

우울,불안,강박,애착장애 등등.. 상담센터에서 약물과 입원치료를 권했지만

상담으로만 우선 진행하기로 했었습니다.

고등학교 상담때와는 다르게 돈을 내는게 아까워서 그래서 묻는말에 대답을 했어요.

할머니랑 떨어져야 한다 더라구요. 그래서 엄마의 도움을 조금 받고 독립했어요.

근데요.. 그럼 제가 힘들어야 할 이유가 사라진건데 드디어 꿈꾸던 독립을 하게되고,

할머니와 떨어져지내고, 좋아하던 강아지를 키울 수 있게 됐는데도,

상담을 계속 받는데도 우울했어요. 상담도 효과가 없는 것 같아서 안가게 됐어요.

나보다 힘든 사람도 많은데 나는 왜 상황이 나아졌는데도 우울할까 자책도 여전했어요.

항상 외로웠고, 항상 우울했고, 항상 사랑이 필요했어요.

그걸 남자친구라는 존재한테 항상 의지했어요.

20대 초반에 2년 사귄 남자친구에게 할머니를 닮아있는 모습이 보인게 너무 싫었어서

그 친구와 헤어진 뒤에는 더 착하게 대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20대 초에는 주변에서 남자 없으면 못 사냐 할 만큼 이별을 하면 그 허전함과 우울함이 싫어서

바로 다른 사람을 찾았고 그 사람은 사랑이 아니고 내 몸을 원하는 거여도

그냥 사랑받는 느낌을 받고 싶어서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가벼운 만남도 해보고..

그 사람이 조금만 나에게 잘해주면 금방 마음을 주고

나보다 더 그 남자들을 위하면서 잘해주고 맞춰주고..
5년동안 한 사람만 만나보기도 했는데 누구를 만나던지 어차피 상대는 변하게 되고..

잘해주면 헌신짝 된다 하잖아요. 딱 그거였던 것 같아요.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매달리고 더 노력하겠다 하고 그렇게라도

이 사람과 헤어지기 싫은.. 결국은 헤어지게 되죠.

그러면 진짜 장난이 아니고 한마디로 죽고싶어요.

연애기간이 중요한게 아니에요. 그 누구던지 항상 힘들어요.

남자는 많다 남자때문에 왜그러냐 주변에선 다들 그렇게 말하죠.

근데 그게 잘 안돼요.. 너무 힘들고 너무 우울하고 헤어질 때마다

나 힘들어요~ 나 우울해요~ sns나 카톡삭제 같은걸로 티는 다 내고..

그런 일들이 반복되니까 주변 사람들한테 우울한 소리만 해대는 내 자신이 더 싫어지고,

민폐인 것 같고, 유난떠는 것 같고, 근데 너무 우울하고..

내 힘든걸 알아주길 바라면서도 폐는 끼치기 싫어서 말을 아끼게 되는..

내 주변에 좋은 사람들에게 힘듦을 나눠주는 것 같은 죄책감..

그래서 이제는 주변 사람들한테 힘든 거 티 아예 안내요.

진짜 옆에 누가 없다는 사실이 너무 외로운데 연애는 너무 무서워요..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내가 내 무덤을 파고 있는걸 알면서도

그걸 고치는게 너무 힘들고 20대 일반 사람들처럼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고

자립적으로 즐기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그게 안돼요..
친구도 만나고 운동도 하고 취미도 가져보려해도 다시 우울해지고 무기력 해지고..

이런 큰 우울함이 지나가면 괜찮아지는 시기가 와요.

근데 그 때 뿐이에요. 우울함과 괜찮음 두 가지 뿐이에요.

행복하진 않아요. 정말 근본적인 우울함은 죽어야 끝나는 걸까요..

익명의 힘을 빌려서 제 마음을 이해해 주시는 분이 계실까해서 긴 글 남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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