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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사랑에게

글쓴 |2021.06.06 22:43
조회 668 |추천 0
안녕, 정말 오랜만이다.
네 생각에 하던 공부를 접고 집에 와서 이 글을 쓰고 있어.
보고싶다는 말도 염치 없는 나에게 너는 내 전부였어. 그걸 너무 늦게 알아버려서 내가 지금 벌 받나 봐.
초등학교 5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우리는 서로 굉장히 친했었지. 그러다 보니 내가 널 좋아하고 있더라고. 좋아하는 감정을 쭉 숨기고 지내다가 6학년 때 내가 무대포로 고백했었는데 ㅋㅋ 너와 나 모두 서툴러서 그렇게 흐지부지 지나가 버렸지. 하지만 난 널 계속 좋아하고 있었고 중1때 너의 고백으로 우린 사귈 수 있었어. 너무 오랫동안 내 짝사랑이었던 너랑 사귀는 게 정말 꿈 같았어. 정말 행복했고 앞으로도 행복할 줄 알았지..
근데 너무 긴 짝사랑이 문제였나봐. 내가 마음 속으로 상상한 너와의 연애는 실제 연애와는 아주 달랐어. 그 때는 너무 어려서 너의 애정표현이 너무 부끄럽기도 하고 창피하게도 느껴졌나봐. 사실 나도 굉장히 좋았는데 애들이 놀릴까봐 일부러 피한 적도 있었어. 네가 내 사진을 휴대폰 배경화면 해 놓은 것, 급식 때 나오는 음료수를 나에게 가져다 준 것 등등 그때는 왜 그렇게 창피했는지 몰라.. 지금 생각해보면 네가 날 많이 좋아했기에 한 행동이였는데..
난 너와 밤에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하는게 좋았는데 넌 너무 일찍 자버렸잖아. 자사고를 준비하는 나에게 공부 열심히 하란 말도 나에게는 잔소리처럼 느껴졌을 때가 있었어. 그 때는 내가 여리고 심적으로 힘들어서 너를 놓게 되었나봐. 학교 축제 때 네가 나에게 준 장미꽃도, 우리 둘이 손 꼭 잡으며 보던 공연도, 모든 것이 좋았는데 난 이 행복을 책임질 자신도 없었고 난 많이 힘들었어. 빼빼로 데이에 단 걸 싫어한다는 나에게 정말 빼빼로를 주지 않은 너 ^^ 조금 괘심하긴 했지만 귀여웠어. 오히려 내가 널 못 챙겨줘서 미안해서 내가 편지도 써줬잖아. 네 이름 끝 글자와 내 이름 첫글자가 같아 우리는 운명이라며 좋아했던 순간도 떠오르네. 우리는 50일도 채 넘기지 못하고 헤어졌지. 일방적인 나의 통보로 인해. 난 너에게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어. 붙잡는 너에게 이러한 헤어짐의 이유를 설명하는게 나쁘다고 생각했어. 난 너에게 착한 사람으로 남고 싶었나봐. 지금 생각하면 나 너무 못됐다. 혼자 사귀고 혼자 헤어진거잖아 나.
근데 나 널 짝사랑하는 게 버릇이 되었나봐. 난 여전히 네가 좋아. 중학교 졸업식날 너와 마주보며 좋아한다고 전해주고 싶었어. 근데 난 널 만나지 못했지. 그렇게 우린 서로 다른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어. 내가 너에게 페메로 어느 고등학교에 갔나며 알면서도 물어보기도 했었지. 너는 언제나 친절했고 난 페메를 이어갈 면목이 없더라. 그리고 고1이 되어서 맞는 우리학교 축제에 내가 널 초대했어. 전화로 말이야. 조금 당황한 듯한 너는 알겠다며 꼭 오겠다고 했지. 나 고등학교 기숙사 들어가기 전 네 전화번호를 메모해서 들고 갔어. 난 여전히 네가 좋았고 네가 항상 보고 싶었거든. 그렇게 기다리던 축제날 난 너를 보았지만 차마 아는 척을 할 수가 없더라. 그렇게 우린 그 이후로 만날 수 없었지.
그러던 우리가 이젠 벌써 고삼이야. 난 우리가 헤어지고 나서 하루도 널 잊은 적이 없어. 네가 너무 보고싶어서 장문의 편지를 쓰고 너의 하교시간에 맞춰 기다린 적도 있어. 근데 차마 너를 마주할 용기가 없어 늘 돌아갔었지. 그래서 난 한가지 다짐을 했어. 이번 기말고사가 끝나면 너에게 연락하기로. 그냥 널 좋아하는 걸 떠나서 너랑 대화도 하며 밥도 같이 먹고 싶어. 20살이 되면 너랑 술도 마시고 그렇게 지내고 싶어. 우리 중1은 너무 어렸잖아. 우리 성인이 되어서 다시 시작해보면 안될까? 인생을 몇년 살지도 않았지만 너는 내 운명이란게 느껴져. 너 아니면 안될 거 같은데, 우리 재회 말고 연애해보자. 우리 이젠 기다리지 말고 만나자. 이 글이 유명해지면 혹시 너가 볼 수 있을까 조금이라도 기대하며 올려. 이렇다고 해서 내 잘못이 없어지지는 않지만 스스로 널 놓는 일은 없을거야. 약속해. 내 첫사랑이자 내 8년의 짝사랑. 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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