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7년이 넘었네요. 현재 6, 3살 아들 둘 있고요.
저희는 공무원 부부 입니다.
연애 때 부터 애엄마는 회피형 스타일 이었습니다. 삐치면 전화 안 받고 화가 풀릴때까지 상대방을 밀쳐내는.
그리고 흔히 말해 게으른 스타일 이고요. 예를 들어 연애 때 집에 가면 쓰레기통이 넘치면 버리지 않고 옆에 봉지에 계속 쓰레기를 담아두는 그런 스타일 이지요.
저는 그냥 이것도 아가씨 이니깐 현실이 아니니깐 결혼하면 현실적으로 바뀌겠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는 콩깍지도 씌어 있었고요.
결혼을 하고 같이 살면서 초반부터 많이 싸웠지요. 살아온 스타일이 워낙 많이 다르니깐요. 예를 들면 저는 일반적으로 그날 먹은 설거지는 다 하고 씻고 정리하고 같이 티비를 보던지 하다가 자러가는 그런 생활방식인데 애엄마는 왜 그렇게 해야 되냐. 설거지도 하고 싶을때 하면 되지 않냐. 하기 싫으면 하지 마라 왜 해놓고 유세냐. 이렇게 주장하는 스타일이고요. 그러면 잠들고 아침에도 설거지가 쌓여있고 출근하기 바쁘니 퇴근하면 하던지 그런씩이었죠.
보통 애엄마는 쇼파에서 티비보거나 폰을 하고 있고 제가 주방에서 뒷정리하고 이런씩었지요. 다른 집안일도 이런씩이었씁니다. 그렇다고 애엄마 완전히 집안일을 안 하는건 아닌데 결국 뒷정리나 마무리는 저 혼자 하고 있고요.
저도 답답하니 계속 묵묵히 못 하겠더라구요. 참다가 한번씩 얘기를 꺼내면 거기서 부터 싸움이 나는거죠.
폰도 중독에 가깝게 하고 했습니다. 신혼때는 일상이 여초 카페에 가서 글 보고. 흔히 말하는 여초 카페 스타일... 그래서 폰 그만 하자고 얘기하다보면 결국 싸움으로 끝나고 그러면 회피형으로 말 안하고 전화를 해도 안 받고 그런 생활이었지요.
애엄마는 싸우게 되면 말문이 막혀 버린다고 해야되나... 이거는 이래서 잘못한거 아니냐고 하면 대답을 안 해 버립니다. 자기는 말이 하기 싫다고. 제가 먼저 사과하거나 달래지 않으면 며칠 몇달은 갈 정도고요. 그리고 싸우면 쇼파에 있거나 침대에 누워 있거나 아니면 폰을 보거나 집안일 같은건 놓아 버리지요.
그러다 첫째 낳고 애엄마는 휴직을 했고 사실 그동안 애엄마가 많이 변한건 없어요.
전업이라고 해서 계절 바뀌면 이불 빨래 한적 없고, 철 지난 선풍기 정리한적 없고, 제 옷 한번 다려준 적 없고.
저도 애 태어나고 난 뒤 숙박하는 일주일 교육 한 번 간적 없습니다. 눈치가 보여서요.
저의 일상은 비슷했습니다. 첫째만 있을때는 술은 가끔씩 먹었고 야근도 하고 했는데 그래도 집에 오면 젖병 씻고 정리하고 다른 집안일 하고.
애엄마가 전업주부라고 집안일에 손을 떼고 그런건 아니고요.
시간이 지나 둘째 태어나고 나니 정말 자유는 없더라구요. 그건 어쩔수 없는거지요. 저도 당연히 해야 되는 걸로 알았고요. 작년에 업무로 좀 바빴습니다. 어쩔수 없이 야근하는 날도 좀 있었고요. 술은 한달에 평균적으로 1번은 될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친구 만나고 하는거 없이, 야근 아니면 집에 왔고요.
둘째도 커가면서 자기 주장도 생기고 형하고 싸우고 하니 애엄마도 힘들기도 했을 겁니다.
보통 애들이 어린이집에서 4시반쯤에 집에 오면 난장판이 되겠지요. 저한테 5시반쯤 되면 연락이 옵니다. 오늘 언제오냐고 나 애들땜에 미칠거 같다고, 빨리 오라고.
저는 그런 연락이 오면 답답했습니다. 저도 사실 제가 언제 갈지도 모르겠고 언제라고 얘기했다가 그보다 늦게 가면 화를 내고 아니면 그냥 첨부터 늦는다고 하면 화를 내고.
집에 가는 길이 두려울때도 많았어요. 가면 불뚱하게 표정짓고 애들한테 화내고 있는 사람을 보려니...
애엄가가 최근에 복직을 했습니다. 휴직기간도 4년이 넘었고요. 이제 막상 복직을 하니 일이 하기 힘든가 보네요. 복직하고 애엄마가 더 예민해 진건 있습니다. 쉬운 업무는 아니라고 저도 느끼는데 슬슬 한번씩 얘기를 하더라구요. 그냥 일 그만 두고 싶다고.
정말 가슴이 답답하라구요. 와. 제가 무슨 머슴도 아니고 회사에서 일하다 집에 오면 애들 밥먹이고 씻이고 재우고 나서 10시 넘어서 나가 쓰레기 버리고 했는데.
4년 넘게 휴직하고 이제 몇달 해놓고 일을 그만 두면 안 되냐고.
물론 돈도 중요하겠지만 지금까지 전업으로 있으면서 한 행동을 보니 그냥 놀고 먹고 싶다는 심보 밖에 안 보이더라요. 사실 지금까지 좋은 아내이고 엄마 였으면 저도 많은 고민을 했을겁니다.
도저히 화가 나 정말 그만 두고 싶으면 이혼을 하자. 평소 애들이 버겁다 버겁다 얘기를 했으니 애들은 내가 다 데리고 갈테니깐 당신은 알아서 살아라고. 일을 더 할지 안 할지 모르겠는데 안 하고 벌이도 많지 않으면 나도 특별히 양육비도 안 받겠다고 얘기 했습니다.
애멈마는 자기가 돈 버는 공무원이라 결혼을 했냐고 내가 지금 숨도 쉬기 어려울 정도로 죽을거 같은데 내 존재는 돈 안 벌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냐고. 뒤는 또 싸웠지요.
당연히 양가 부모님들도 다 알게 됐고. 뭐 이러면 안된다고 다들 말리시는데 그 고집을 어떻게 꺾을까요...
일요일 확실하게 이혼 얘기로 됐는데 담날 다녀보겠다고 하더군요. 그래 알겠다 우울증이 있으면 같이 병원도 가보고 하자고 해서 저는 나름 사이좋게 지내려고 했습니다.
어제 저녁을 먹는데 여전히 뿔뚱하게 있더군요. 자기의 화남이 안 사그라드나 보더라구요. 작은 녀석 밥 먹이는데 턱 괴면서 한숨 쉬면서 먹이고 제가 물어보는 말에 대답도 없고.
얘기 했습니다. 애 밥 먹이는데 꼭 그렇게 서로 불안하게 먹여야 되냐고, 그리고 왜 사람이 묻는데 대답도 없냐고...
애들 재우고 나와 얘기 좀 하자고 했습니다. 왜 그러냐고 하니 자기는 화가 안 없어진다네요. 계속 쌓인다네요. 그냥 다 귀찮고 저랑 사이좋게 지낼 생각도 없다고. 그냥 자기 할일만 하고 애만 키우는 사람으로 지내자고. 나는 내년까지 일하고 그만 둘거라고. 그때 이혼을 하자고.
와. 정말. 화가 나더라구요. 얘기했습니다. 지금까지 자기가 휴직 때 한 행동을 보라고. 그동안 난 회사 다니면서도 집에 와서 열심히 한 건 뭐냐고. 그렇게 얘기하니
애엄마: 집안일 하기 싫으면 하지 말지 왜 하냐고.
저: 아니, 안 하면 누가 하냐고. 쓰레기에 구더기 생기고 집이 개판이 되도록 놔두냐고.
애엄마: 난 차라리 안 하면 안 했지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 싫다고.
대화가 어렵네요. 계속 말싸움 밖에 나지 않을까 싶어 얘기 그만하자고 하고 저도 방으로 왔습니다.
담날인 오늘 화가 치밀어 올라 출근하고 얘기 했습니다.
저: 이런 가정에서 애들도 그렇고 나도 미칠거 같으니 그냥 우리 여기서 끝내자.
애엄마: 나도 이혼에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
저: 아니 이혼하는데 무슨 시간이 필요하냐고. 그냥 하자고. 애들 내가 데리고 갈테니 하자고!(정말 울분에 찬 목소리로 했습니다)
조금 이따 연락이 오더라구요. 미안하다고 나도 너무 화가 나서 그랬다고. 나도 좀 바꾸겠다고.
기도 안 차네요. 이혼이 장난인지. 화가 나면 상대방을 이렇게 해도 되는건지.
저도 답 했습니다. 사람 쉽게 바뀌는거 아니니깐 그냥 우리는 이혼하는게 맞다고.
점심시간에 연락 오러라구요. 알겠다. 그쪽 맘 알겠고 확고하니 그렇게 하자고...
현재로써는 이렇네요. 얘기가 기네요. 다 읽으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고 제가 쓴 글이지만 두서도 없고...
이혼하면 직장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부모님 집으로 가서 출퇴근 하려고 하는데 저도 그렇고 애들도 그렇고 쉽지가 않겠지요. 이혼한 가정이라 수근될거고...
이렇게 얘기를 하니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하네요. 퇴근하고 집에 가서 애엄마하고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현재 이혼은 힘들겠지만 나중을 생각하면 이혼이 나을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