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모로 ‘Spider’가 호시 씨의 커리어나 마음가짐에 중요한 영향을 준 것 같아요.
그렇죠. ‘Spider’는 굉장히 콘셉추얼한 곡이고, 무대에서 철봉을 활용하기도 했는데,
‘만약 다음에 또 믹스테이프를 낸다면 어떤 곡이 좋을까? 다음에는 또 무엇을 하면 좋을까?’
벌써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팀 활동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고요.
‘세븐틴으로서는 어떤 음악이 맞을까? 어떤 퍼포먼스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까?’
계속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생각하는 중이에요.
세븐틴이 지금까지 정말 다양한 것들을 시도했는데도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면 고민도 많이 되겠어요.
그게 항상 고민이었는데, 지금은 더 그런 것 같아요.
6년의 시간 동안 활동을 해오다 보니 저희가 안 해본 게 없는 거예요.
그래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좀 떠올려야 하는데, 요즘에 그게 좀 어렵더라고요.
한계에 부딪히는 느낌이었어요.
‘내가 상상력이 좀 부족한가?’(웃음) 생각이 들기도 하고,
‘혹시 내가 좀 뒤처지고 있지는 않나?’ 싶은 생각에 저를 돌아보는 시기인 것 같아요.
더 많이 공부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껴서 시야를 넓히려고 노력 중인데, 쉽지 않네요.
음악과 무대에 대한 진심이 느껴지네요.
항상 부끄럽지 않은 무대를 하고 싶어요.
나한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입고 싶고요.
그래서 ‘내가 뭘 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계속 하면서 작곡이나 여러 가지를 도전해봤죠.
근데 작곡은 제가 해보니까 탑라이닝이 좀 뻔하게 나오더라고요.
사람마다 가진 재능이 다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작곡을 할 순 있겠지만, 내가 쓴 곡이 답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썼다고 마냥 자부심을 느끼는 게 아니라 냉정하게 바라보고 생각을 열어놔요.
그래서 나는 결국 퍼포머고, 가수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더욱 발전시켜야겠다는 생각이 좀 더 확실하게 들었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구상해놓고 작곡가와 프로듀서한테 전달을 잘해서
곡이 나오면 그 위에 제가 가사를 쓰고, 퍼포먼스와 무대를 짜고.
이렇게 가야 내 옷이 나오는 것 같아요.
나는 무대 플레이를 제일 잘하고, 곡은 너무 잘 쓰는 우지
그리고 다른 작곡가분들이 많이 있으니까,
협업하면서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한 생각과 무대 플레이에 집중을 하는 거죠.
음악과 춤이 자신의 유일한 취미라고 말해왔는데,
취미가 본업인 건 어떤 느낌인가요?
쾌감이, 예술이에요.(웃음) 제 곡과 무대가 너무 소중해져요.
제가 진짜 좋아하는 일은 무대에 서는 거고,
그 공간에서 캐럿분들이 주는 에너지는, 말이 안 돼요, 진짜.
3시간 무대를 해도 안 힘들어요.
무대 위에서 함성이 들리고, 캐럿들의 사랑이 느껴지고,
날 바라보는 그 눈빛이! 절대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거예요.
무대에서 ‘힘들어도 여기서 죽고 싶다.’ 이런 생각까지 들어요, 진짜로.
전에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 콘서트 오프닝 무대에서 리프트 타고 딱 올라오는데,
진짜 소름이 손끝부터 돋은 적은 처음이었어요.
‘와, 이 흥분감을 어떻게 주체해야 되지? 이 힘을 어떻게 쏟아붓지?’ 하면서
너무 행복했던 기억이 나요.
그렇게 좋아하던 무대를 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상실감이 컸겠어요.
저는 제가 힘든 감정을 잘 못 느끼는 편인 줄 알았는데,
와, 공허함이라는 걸 그때 처음 느꼈어요.
한창 바쁘게 지내면서 돔 투어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는데,
다 취소되고 제일 좋아하는 걸 못하게 되니까 너무 외롭고, 진짜 힘들었어요.
당시에 잠이 너무 안 와서 가사를 엄청 쓰면서 작업해놓은 곡도 되게 많아요.
내가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으로 곡 작업을 하면서 조금씩 극복했던 것 같아요.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달렸다면, 한 번 뒤돌아보면서 나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고,
내 감정에 대해 좀 더 솔직해진 시간을 가졌던 것 같아요.
쑥스러워서 못했던 말들도 가사로 다 적어보니까 재밌더라고요.
근데 공허함도 잠깐이었고,
솔로 활동하고 세븐틴 앨범도 준비하다 보니까 또다시 정신없어졌죠.(웃음)
캐럿들 만나고 자신이 많이 달라졌다고도 얘기를 했어요.
어떻게 달라졌나요?
책임감이 많이 생겼어요.
데뷔 초에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이 인기가 좋고 사랑받는 게 좋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소중함을 너무 많이 느껴요.
나의 어떤 태도나 행실에 대해 책임감을 갖게 된 것도 캐럿분들의 사랑 때문이라,
캐럿분들이 저를 이렇게 올바른 길로 인도해주시는 것 같아요.
내가 계속해서 포기하지 않고 노력할 수 있는 이유도,
캐럿분들에게 멋진 가수가 돼야 하니까.
창피한 무대는 정말 하기 싫거든요.
어떤 이야기를 해도 무대 이야기로 돌아오게 되네요.
캐럿분들이 어디 가서 “우리 캐럿이야.”라고 말할 때 진짜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거든요.
제가 부끄럽지 않은 무대를 하고 싶은 이유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