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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 드디어 내 명의 집을 사기까지..

평범 |2021.07.04 08:35
조회 341 |추천 2
고등학교 졸업하고 일을 하기 시작한 지 11년
지금의 집사람을 만난 지 10년
이 사람이랑 평생 함께 하겠다는 결심이 서 혼인신고를 한 지 7년
관사를 얻어 같이 살게 된 지 5년
드디어 엊그제인 7월 2일 그동안 모은 돈으로 내 명의로 된 집을 샀다


지금 돌이켜보면 여기까지 오기가 꽤 다사다난 했던 것 같다.
관사를 갑자기 얻게 된 이유가 장인 어르신은 집사람이 고등학교 다닐 때 돌아가셔서
장모님 혼자 계셨는데 다니시던 교회에서 소개 받은 사람에게 집 담보 대출을 받아서
투자했다가 통째로 사기를 당한 것이었다.
사고로 돌아가신 장인 어르신의 보험금으로 샀던 집이었는데, 그렇게 황망하게 날리고 나니
당장 어디 갈 곳이 없어 백방으로 알아보다가 관사 입주가 가능하다고 하여
장모님과 처남 그리고 집사람을 데리고 들어가게 됐다.
그 당시에는 그 집이 어떤 집인데... 하면서 정말 많이 내 가슴이 아팠다.
지금은 다행히 장모님 형제 자매 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집을 구하셔서 나가셨지만...
2년 정도 모시고 살았던 것 같다.

하루는 그 관사에서 집사람이랑 저녁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법원에서 등기 우편이 두 장 날아왔다.
뜬금없게 법원에서 웬 등기? 하면서 열어보니
세상에, 10년 가까이 전에 돌아가셨던 장인 어르신의 미납 카드 대금이 있으니 
딸인 집사람과 아들인 처남이 50%씩 나눠 갚으라는 카드 회사의 채무이행통고 우편이었다.
집안일만 하시던 장모님과 그 당시 고등학생 중학생이었던 집사람 처남이 장인 어르신이 돌아가신
당시에 확인을 못했던 것이었다. 
경황이 없는 와중에 혼자 떨어져서 일터에서 지내시던 장인 어르신이 채무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할 겨를이 없었을 것이다.
카드 대금이 10년이란 세월이 지나며 법정 이자를 붙인 금액이 수 천만원으로 불어나 있었다.
당장 사기를 당해 있던 집까지 날아간 마당에 해당 금액을 낼 수 있을 턱이 없었다.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하나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방법을 수소문했다.
마침 일전에 교육을 받으러 갔던 곳에서 무척 친하게 지냈던 분이 법 관련 종사자여서
변호사를 한 분 소개 받아 상담을 하니 채무 등의 상속 포기 시한이 지난 뒤에도 상속 받는 사람이
그 권리를(혹은 채무를) 포기할 수 있는 한정 승인이라는 제도가 있다 하였다.
그 일을 처리하기 위해 처음으로 신문사에 한정승인 공고 였었나 하는 광고면에 알림도 싣었고
카드 회사에 대표이사 앞으로 우편도 작성해서 보냈었다.
한 반년은 거기에 매달려서 일을 진행했고, 다행히 잘 처리되어 지금은 별 문제 없게 됐다.


그렇게 처가 쪽 문제를 3년에 걸쳐서 잘 마무리하고 나니
이제는 당당하게 우리 부모님께 이 사람이랑 결혼하겠다 말을 꺼낼 수 있었다.
한쪽 집안이 가세가 기울고 오늘내일 하고 있는데 과연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를 존중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처가쪽 상황이 정상화된 이후에 상견례도 하고
진행하여야겠다 마음 먹었었다.
물론 우리 부모님은 저 앞 몇 년간의 상황을 모르신다.
앞으로도 말씀드릴 생각이 없고 평생 묻고 갈 결심이다.


아무래도 장모님 댁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결혼은 그 어떤 집에도 손 벌리지 말고
우리 힘으로 치르자 하고 합의를 본 상황이었다.
집사람이 하고 싶어했던 전통 결혼식으로 추진하면서, 최대한 예산 절감을 위해
과연 이건 필요할까? 라는 의문이 드는 것들은 과감히 쳐냈다.
웨딩포토, 결혼식 동영상 촬영, 각종 장식들, 예물 등 꼭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빼버렸고,
우리 부모님께도 제가 지금까지 모은 돈으로 결혼식 진행하겠습니다
그러니 집사람 집에서도 뭘 받을 생각이 없고 부모님께도 손 벌리지 않겠습니다. 라고
말씀드렸다.
패키지로 진행하는 것보다 우리가 직접 준비 하는 게 많아서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직접 준비해서 잘 치르고 나니 이 또한 좋은 추억이 되었던 듯 하다.
롯데월드 전통결혼식장에서 식을 올렸는데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이렇게 식까지 올리고 온전히 둘만의 신혼 생활을 하면서 지내다가
근무지를 다시 한번 옮길 시즌이 되었는데 이제는 집사람에게 관사가 아닌
당신이 마음껏 꾸밀 수 있는 자가를 마련해 주고 싶었다.
아무래도 관사다보니 벽지나 인테리어를 마음대로 바꾸기가 어려웠으니...
동갑내기 마누라가 크게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아쉬움이 많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곰곰히 견적을 내보니..
일하기 시작하면서 부었던 적금이 10년 정도 되니 8천정도 되었고
운이 좋게 주식투자 3개월 정도 해서 5천 정도 수익을 냈다.
거기에 정부에서 디딤돌 대출이라고 주택구입자금을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는데
혼인신고 7년 이내는 신혼부부 특별 대출까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신청일 기준 7년까지 4개월남음)
대출 1억 5천 신청하니 원금+이자가 지금까지 매달 붓던 적금 금액만큼 나와서 딱 적당했다.
근무지 이전할 곳 근처의 집을 여기저기 보러다니면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곳으로 계약을 했고
드디어 엊그제 모든 계약절차가 마무리되어 등기필증만 받기를 기다리고 있다.


집사람을 위한 작은 선물로 우리 첫 집의 명의는 공동명의로 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일하기 시작해서 어느덧 11년차에 접어들었는데
여러 우여곡절이 있어도 사람은 살게 된다... 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서 이 글을 적는다.


다들 행복하게 살자

















추천수2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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