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가
조금 설명을 덧붙이자면, 본문에도 썼듯이 전 고기를 누가 구우나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에요. 원래 음식을 많이 먹고 즐기는 스타일도 아닐 뿐더러 친정에서나 직장에서나 앞에 집게 있으면 그냥 자연스럽게 합니다.
솔직히 처음에 시어머니가 저한테 접시를 주셨을 때 아무 생각 없었어요. 평소에 제 습관처럼 고기를 구우려고 했는데 고기에 진심인 남편이 본인이 구워야 맛있다고 가져가 버린거죠. 그 모습도 극히 자연스러웠어요. 아무나 구워도 되는거니까 굽고 싶은 사람이 구우면 그만인 거잖아요. 그런데 굳이 그 접시를 멀리 있는 저에게 계속해서 보내시는 모습에 많은 생각이 들었던 거 같습니다.
평소에 얌체같이 가만히 있으니까 그런거 아니냐 그러시는 분도 계신데 솔직히 전 손님 대접 받아야한다 이런 마인드는 아니예요. 제가 나서서는 안하지만 시어머니가 뭐하시면 제가 맘이 안편해서 뭐든 같이 하려고 하는 스타일에 가깝습니다.
시어머니랑 기싸움할 필요도 별로 못느껴요. 시어머니 이겨봤자 제가 뭐하겠어요. 그리고 아랫사람이 굽는 거 전혀 불만없어요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만 특정한다는 것은 좀 다른 얘기네요. 제가 안하려고 작정하고 안하는 것도 아니고 그걸 하겠다는 사람이 따로 있는데도 굳이요.
할 얘기는 그래도 하는 편이라 남편이 고기는 본인이 구워야 맛있다고 저렇게 직접 굽겠다고 고집을 부리네요 몇번 얘기했는데도 고기 그렇게 좋아하는 애가 굽기만 하면 어쩌냐고 본인이 먹어야지 이러십니다. 말해봐야 소용없어요.
한번은 시어머니가 계속해서 고기의 행방만 쫓으시는게 그날 따라 너무 신경쓰여서 내가 고기 구울테니 당신은 오늘 좀 그냥 먹으라고 하고 제가 굽는데 표정이 급 편안해지시더라고요. 물론 1분도 안돼서 고기러버인 남편한테 집게를 빼앗기고 원상복귀됐지만요.
그리고 남편이 구워도 남편이 제일 많이 먹습니다.
아뭏튼 쓰다보니 추가글이 더 길어졌네요. 생각지도 않게 답글이 많이 달려서 놀랐어요. 모두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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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시부모님이랑 저희 식구랑 고기 먹을 때마다 느끼는 건데요.
집에서 먹든 식당에서 먹든 시어머니가 언제나 구울 고기접시를 저한테 패스하세요.
저 포함 누가 구워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젤 멀리 떨어져 있어도 굳이 저한테 보내세요.
그러면 고기에 진심인 남편이 자기 옆에 가져다가 굽기 시작합니다.
그럼 시어머니가 남편이 굽는 도중에 은근슬쩍 그 접시를 제 옆으로 다시 보내세요.
그럼 남편이 자연스럽게 다시 자기 자리로 옮기고 굽습니다.
시어머니는 그걸 다시 제 쪽으로 넘기고.
그러다가 남편이 내가 구운게 젤 맛있어서 굽겠다는데 왜 자꾸 그걸 옮기냐고 버럭하면 그때서야 멈추세요.
그런데 그 다음 모임 가면 또 반복입니다.
며느리는 굽고 아들은 받아먹고 그 그림을 꼭 보고 싶으신가봐요.
보통 땐 잘 모르겠는데 고깃집 갈때마다 아 저분은 시어머니고 나는 며느리지 관계정리 한번씩 하고 오는 느낌입니다.
다른 집들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