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민규 씨가 노래 부를 때 특유의 긁는 것 같은 톤이
세븐틴에 한 가지 색깔을 더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 목소리가 저한테 가장 편한 목소리예요.
처음 쓸 때는 목 상태가 조금 안 좋으면
자칫 갈라지는 소리처럼 들릴 수 있어서 스트레스도 많았어요.
근데 어느 정도 적응하면서 우리의 목소리에 더 차별화를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요즘 노래하는 게 되게 재밌어요.
멤버들에 대해 정말 차곡차곡 정리가 다 됐군요.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연습할 때도 힘드니까 예민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있는데,
그때 “야 우리 5분 있음 싸울 거 같은데 쉬자.” 이렇게 웃으면서 말해요.
정말 5분 있다 싸울 것 같을 때, 그 순간을 넘어가는 방법을 이제 아는 거죠.
어떻게 가능해진 걸까요?
생각보다 내려놓는 게 편하더라고요.
내가 누군가의 감정을 100% 맞출 수도 없고,
그 사람도 나의 감정을 100% 이해할 수 없는데
우리가 맞추려고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걸 수도 있잖아요.
그런 생각이 드니까 제 자신을 좀 내려놓게 되고,
그러니까 상대방의 선택도 존중하게 되고,
존중을 하는 내 자신이 힘들지 않아요.
며칠 전에 들었던 좋은 얘기가 있는데,
참는다는 건 좋은 표현이 아니라는 거예요.
어떤 의견에 대해 내가 참는다는 건 100% 이해하지 못하는데 참는 거잖아요.
정말 존중하는 거라면 참을 게 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여러 상황 속에서 참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보통 참을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건 하고 싶은 걸 하겠다는 뜻인데,
민규 씨는 저 사람도 자신의 세계 안에서는
내 입장을 다 이해하기 어렵다는 걸 이해하네요.
지금 하는 이야기들은 멤버들한테만 적용되는 것 같아요.
멤버들이기 때문에 가능한 감정이고 표현이에요.
멤버들은 데뷔 때부터 가족 같아요.
제가 가족하고 싸웠다고 그 사람과 평생 안 보는 게 아니잖아요.
내가 우리 엄마랑 얼마나 많이 싸웠는데.(웃음)
하지만 가장 소중한 사람도 엄마잖아요.
멤버들과의 관계도 가족처럼 서로의 선택이나 감정을 다 존중할 수 있고,
서운한 게 있으면 서운하다고 말해요.
그런 존중과 이해가 어떤 과정을 거쳐 가능해졌을까요?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는 걸 알고, 존중할 시간이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서로 어렸을 때는 13명이 좁은 숙소에서 살다 보니까 싸우기도 많이 싸웠어요.
그런데 자라면서 더 많이 이해하고,
숙소도 커지면서 각자 개인적인 시간이 생기게 된 게 좋은 영향을 미친 거 같아요.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갔을 때, 그래서 기쁜 순간이 있죠.
맞아요.
집에 들어왔을 때 내가 정리한 것들이
바뀌지 않은 채로 있는 것에 대한 안정감이 되게 커요.
그런 생활을 통해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 있나요?
생활의 모든 순간들에 더 의미를 담고 싶어요.
공연도 그 순간의 소중함을 더 느끼고 싶고,
끝나고 스태프들에게도 더 감사하고 싶고.
그래야 더 기억에 많이 남으니까요.
안 그러면 소중했던 것들이 그냥 하는 게 돼 버리니까, 그걸 잡고 싶어요.
멤버들과 무슨 꿈을 꾸고 싶나요?
개인적으로는 바라는 게 각자 다를 거예요.
팀으로는 아직도 ‘세계 최고가 돼야지.’ 하는 순수한 열정이 있어요.
현실적으로 말하면 ‘모두 안 아팠으면 좋겠다.’지만.(웃음)
멤버들이랑 하는 일이 많으면 고단할 때도 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항상 같은 마음으로 그래요.
“그럼 (우리가) 잘 안 될 거야? 잘돼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