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더러운 쪽이에요. 남편이 깨끗한 사람입니다.
18개월 남아 키우는 맞벌이이고 비슷하게 벌어요.
둘 다 조금벌고 안정적인 직업입니다.
하루에 일하는 시간도 주 40시간으로 동일합니다.
저는 지저분한 편인걸 인정합니다.
깨끗해야 한다는 거 잘 모르겠고
아무리 노력해도 놓치는 부분 많은것도 맞을 겁니다.
냉장고에 음식이 있는데 안먹는 음식이 썪어가고 있습니다.
냉장고 청소도 잘 안하고 방청소도 잘 안하고 집안청소도 잘 안한다고 합니다.
제가 아무리 최선을 다하고 노력을 해도 그렇다고 하니 그렇다고 하겠습니다.
남편 많이 깔끔합니다.
아침점심저녁 새벽 상관없이 청소기 돌립니다.
그 청소기 소리에 노이로제 걸릴 것 같고 아래층에 민폐이니 그만하라고 백번을 말했으나 소용이 없어 그냥 포기했습니다.
아기 있는 집이나 낮에는 사람 비어 저녁에만 있고 기본적으로는 조용합니다.
하지만 아기 있으니 매트 깔자 한 지 1년이 넘었지만
깔고싶지 않은지 절대 알아보지 않습니다.
매트를 깔면 소파 밑에 로봇청소기가 못들어가는 등의 이유일 겁니다.
남편은 원래 날씬한 표준체중이었고 저는 통통한 표준체중이었습니다.
결혼 2년. 남편은 10키로가 빠졌고 저는 10키로가 쪘습니다.
남편은 조그만 스트레스가 있어도 아무것도 안먹는 스타일이고
저는 스트레스 받으면 더 뭔가 입에 넣는 스타일입니다.
둘 다 집이 휴식처가 아닌 스트레스 받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저는 주말이 무섭고 남편은 주말이 지긋지긋할 겁니다.
이 글을 쓰게 된 건 어제 있었던 일입니다.
남편이 1박2일로 집을 비웠습니다.
아이와 저 둘이서 보냈는데
아이에게 밥 먹이는 도중 아이가 수정과를 엎었습니다.
저는 일단 아이 옷 갈아입히고 씻기고 바닥을 닦았습니다.
하루종일 말이 통하는 않는 아이와 씨름하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오후에 집에왔고
너무 더웠는지 별다른 인사없이 먼저 샤워를 하더군요.
샤워하고 나오면 수박 줘야겠다하고 전 수박을 자르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씻고 부엌에 들어오자마자
남: 바닥에 찐덕찐덕한데?
나: 아이가 수정과룰 엎지렀는데 완벽하게 못닦았나봐..
미안해. 거기까지 튀었는지는 몰랐어.
남: 하아.. 바닥에 떨어지면 줍고 닦으랬잖아. 왜 내 말을 안들어?
나: 몰랐어. 닦는다고 닦았는데 거기도 튄줄 몰랐어..
남편 아무말도 안하고 닦습니다.
나: 미안해.. 노력하는데 진짜 안보였어..
남: 그냥 떨어진거 주우라는거잖아.
나: 미안해. 진짜 안보였어. 노력은 한거야.. 100중에 80이라도 치웠으면 노력이라도 인정해주면 안돼?
남: 아니지. 이건 안한거지. 보이잖아. 안닦은거잖아.
나: 아니 그럼 공부 못하는 애들은 공부 안한거야? 너는 왜 학교다닐 때 백점 못맞았어? 공부했으면 딱 보면 답이 보여야지. 왜 틀려? 이해가 안되네.
라고했고 남편은 저 말에 화가 난 상태입니다.
자기가 한 말과 상관없는 소리를 했고
결국 자기말을 듣기 싫어서 자기를 무시한거라고 합니다.
바닥에 있는 것 좀 치워. 라는 말 듣기 싫어한다고 합니다.
사람이 말을 하면 들어야지 왜 안듣냐고 합니다.
나도 당신한테 맘에 안드는 부분 많지만 난 그닥 말을 안하는거다.
라고 해봤자
그럼 맘에 안드는 걸 말해.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건데 왜 자꾸 다른 말을 하면서 내가 말을 못하게해?
라고 합니다.
둘 다 서로 벽과 대화하는 기분이고
서로 무시당한다고 생각합니다.
결혼하고 남편이 먼저 어디 놀러가자 해준 적 단 한번도 없고
아이와 나와 함께 산책하러가도
결국 자기혼자 다시 산책하고와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입니다.
가족과 함께 산책한 건 그사람에게 쉼이 아닌 모양입니다.
왜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가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다른 집들도 이렇게 벽과 마주하며 사는건가요.
이제는 너무 힘들어서 주말부부나 다른 형태로 살고싶습니다.
청소가 안되어있을 때 외에는 그냥 괜찮은 사람입니다.
청소가 안되어있으면 너무너무 예민해지고
저는 그 기준을 맞출 재주가 없고
정말 스트레스로 주말이 다가오면 눈물이나고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주말에 조용히 행복하게 지나간 적이 없습니다.
제 노력은 인정하지않고
그냥 넌 노력을 안하는 거고 자신의 말을 그냥 듣기싫어하는 것 뿐이다. 자기말을 무시하는 것 뿐이라고 말하는 남편.
정신병에 걸릴것 같습니다.
이렇게 극명하게 다른사람을 만나신 분이 계신가요.
본인은 기본을 하는거다.
떨어진거 줍고 바닥에있는거 치우는 수준이 높다고 하는건 말이 안된다. 라는 주장이고.
저는 바닥에 뭐가 떨어져있을 수도 있지. 안보일 수도 있지. 한번 청소기 돌리면 되는거지. 머리카락 하나 있을 때마다 청소기를 돌려야 하는거냐. 입장입니다.
주변사람들에게 집 사진을 보여주면 아이있는 집이라고 상상할 수 없게 깔끔하다고 합니다.
어떤 방식으로 살아야 할까요.
이 집에 저만 없으면 완전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아줌마도 싫다고합니다. 왜 그때그때 하면 되는 걸 쌓아둬서 아줌마를 쓰냐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