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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이제 놓아주려 한다.

쓰니 |2021.07.31 22:17
조회 319 |추천 1

이걸 자주 들여다 보는 네게 이 글이 언젠가 닿을 수도 있단 생각에 태어나 지금까지 sns를 해본적도 그 흔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에 글을 올려본 적도 댓글 한번 달아본 적 없는 내가 태어나 처음으로 글을 써본다.

 

너와 다툼을 할때면 언젠가부터 매번은 아니지만 자주 다툼은 극에 치닫게 되었고 눈이 뒤집힌 나는 너에게 언성을 높여 화를 내고 욕설을 내뱉었지.

 

이게 너가 나와의 결혼생활의 끝을 알리는 이유이자 통보였다.

 

그렇지.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 어떠한 정당한 이유를 붙이고 정의를 논해도 부부사이의 폭언은 정당화 될 수 없다는 것을 잘안다. 부정할 수도 하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저 이유 하나만으로 사람을 이리도 증오에 가득차 눈과 귀가 멀어 오롯이 악만을 생각하게 만들어 악에 받침이 극에 달하게 끔 하는건 아니지 않을까.

 

평생을 이타적으로 헌신을 아까워하지 않으며 살았던 내가 이젠 밖에 나가 아주 사소한 피해만 입어도 그 사람을 부숴버리고 싶은 생각에 사로 잡힌다. 증오에 가득찬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난 어느 새 괴물이 되었고 내가 있는 곳은 지옥이 어울리겠더라.

 

어차피 지옥길을 걷는건 두렵지 않았다. 몇번이고 수십 수백번이고 이를 악물고 버텨냈던지라 또 다시 걷게 되어도 이를 묵묵히 받아들일 수 있었음에 두렵지 않았다.

 

내게 항상 세상은 지옥이었고 그저 삶의 숨을 작게나마 내쉴 수 있는 공간은 너의 곁이었지만 어느 새 내 삶의 유일한 안식처조차 지옥으로 바뀌어 버렸다.

 

깨달았다. 그동안 내가 묵묵히 걸어온 세상의 길이 지옥길인 줄 알았으나 진정 여기가 지옥이더라.

 

내 곁에 풀한포기 자라남을 거부하게 되어 이제 더이상 삶을 살아감에 있어 무감각의 끝을 달했고 지쳐서 내려놓음이 아닌 내 스스로가 원하여 내려놓게 되었다.

 

정말 영화같은 드라마틱한 파도가 많았던 내 인생 생각보다 보잘것 없음에 정리할 것도 없더라.

 

아이의 엄마라는 각인 속에 너를 죽일 순 없으니,

 

모두의 지우라는 외침과 반대속에 묵묵히도 지켜내어 세상 빛을 본 내 아이를 데려갈 순 없으니.

 

이런 증오와 악에 가득찬 생각이 머리 속을 맴도니,

 

내가 나를 죽여야겠다.

 

괜찮다. 어차피 처음 해보는 일도 아니니. 내가 나를 포기하는 것엔 너무나도 익숙함에 두렵지 않다.

 

하나 걸리는 것이 있다면 암이라는 것에 하루하루 목숨을 담보로 숨을 내쉬는 나의 엄마가 가슴에 사무치긴 하는구나.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게 없음에 천번이고 만번이고 통탄스러움에 세상에서 가장 무겁고 짙은 눈물을 흘리며 같이 죽어줄 순 있으니 내게오라 했던 나의 엄마가 심장을 아리게 하는구나. 하지만 태어나 처음 오열을 하는 내게 "아가 울지마라" 라고 하는 천근의 만근의 울음을 삼키며 내게 작게나마 외치던 엄마를 찾아가 생을 마감할 용기는 없으니..

 

사실 많이도 억울하다. 누군가에게 한탄을 토로하고 싶으나 그마저 부질없음을 잘 알기에 그저 작은 흔적을 여기에 남겨본다. 많은 사람들의 댓글이란 이름아래 나의 잘못됨을 나무라는 지적이 이어지겠지만 어차피 내 장례식엔 사람이 없을테니 부조라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괜찮다. 어차피 생에 미련은 없었고 수많은 시도 끝에도 꾸역꾸역 살아나 내가 아닌 남을 위해 살아가며 생명연장선을 이어가는 부질없는 인생이었기에.

 

너와의 통화 후 숨쉬는것 조차 고통스러워 이렇게 글을 썼고 맺는다.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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