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의 나무의자
꾸불꾸불 밭고랑 끝엔
오래된 나무의자가 있다.
할아버지가 늦으시는 날엔
산 밑으로 기우는 낡은 나무의자.
오늘도 변함없는 할아버지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쉰다.
그런데 할아버지 손엔
못보던 우산 하나가 보인다.
살 하나 굽은 것 외엔
꽤 쓸만한 꽃무늬 우산.
흥도 나셨는지
가볍게 손이 흔들흔들
들릴 듯 말 듯, 장단음도 내시는
할아버지.
어루만지시는 손길에
의자는 조용히 미소를 짓는다.
등받이에 우산대를 동여 매시자
꽃들이 울긋불긋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