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PPL로 서사를 만든 드라마

ㅇㅇ |2021.08.06 08:44
조회 12,166 |추천 11


남주는 잘 나가는 소설가

여주는 그 작가의 덕후


- 왜? 나 여기(서브웨이)좋아해

- 아닐텐데..

- 왜, 내가 10년 전 그 떄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악몽이었다, 뭐 그런 헛소리해서?




 

-어, 기억났어요?!

-응. 났어. 몰래 핫초코 셔틀해주던 알바생. 몰카찍던 얼빠.




 

-얼빠 아니거든요?!

-거죽 말고 네가 나에 대해서 뭘 알아.


-왜, 알 수도 있지. 작가는 글로 말하는 사람인데


- 그 때 나 무명이었거든요?




 

- 실은, 저 봤거든요. 그때 그 원고.




 

(남주가 쓰다 버린 소설들 청소하면서 주워다 읽던 섭웨이 알바생)




 

- 미저리 맞네...미저리 맞아..

- 미저리가 아니라!! 작가님의 1호 팬


- 하, 그래서 그걸로 나를 알게됐다고?

겨우 버려진 종이 쪽지로, 나를?


- 대화도 나눠봤꼬.


-대화를 나눴어? 내가? 너랑?

















 

- 드세요.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작가세요?

-망생이에 가깝죠. 아직은.




 

-글쓰는거, 재밌어요?

-재밌어 보여요?


-미친거 같아 보이긴 해요.

- 욕입니까, 칭찬입니까?




- 왜 그렇게 사생결단 할 것처럼 미친듯이 써요?

-글로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나는 미친다.



 

-바이런!

-바이런.




 

- 제법, 독서가신가 봐요?

- 팍팍한 세상 매달릴 게 책 밖에 없어서요.




 

- 개같은 세상. 저도 매달릴 게 이것밖에 없어서요. 


-인생이..그랬어요?

-그래요. 아직두..




 

- 그래서 잡은 지푸라기가 소설이에요?

-지푸라기 치곤, 폼 나잖아요? 언제 배신할 지 모를 남의 손 잡고 있는 것 보다 안전하고, 매달려도 비굴해보이지도 않고, 약물없이 현실도피 가능하고, 운만 좋으면 돈도 되고.

 


-잡고 있을만해요?

- 뭐, 제법이요. 글이..밥이 되면 더 행복할 거 같지만.




 

-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데요?

-도..독창적인 작가..?


- 아아, 아무도 모방하지 않는 작가?


-아니요. 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작가.




 

- 샤토 브리앙!

- 샤토 브리앙.










- 웃었다고? 10년 전 그 때?

10년 전 내가 웃었을리가 없지.


-으음..그르니까.

뭔가 있긴 있었구나. 사연이.





 

- 기막히게 좋았어요. 그 때 파지에 적혀있던 소설. 

지금까지 작가님이 쓴 그 어떤 소설보다 좋았어요.

그 때 이미 난 알았대니까.

이 사람, 굉장한 작가가 되겠구나.



 

- 그 때부터 쭉, 응원했어요.

지금 잡은 지푸라기가 동아줄이 돼라.

글이 밥이 되고 밥은 또 글이 되라.


그리구 빌어줬어요.

고단한 인생이 이 사람의 발목을 붙잡지 않기를. 

그건 그저 신이 위대한 작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준비한 잠깐의 시련이기를. 

지금 겪는 고통의 시간이, 시련기가 아니라 수련이기를.




 

 - 10년 만에 안부 물을게요.

글이 밥이 됐나요, 이제?







킬미힐미, 경성스캔들을 집필한 진수완 작가의 <시카고 타자기>드라마 보면 알겠지만 PPL 티 안나고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 듦. 
추천수11
반대수2

공감많은 뉴스 연예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