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7년 전,
남친이랑 내가 20대 초반에 사귄지 얼마 안 됐을 때
나는 임신을 하게 됐고 얼마 있다 유산도 하게 됐어..
(둘 다 피임은 지켰는데 ㅋㄷ 쪼금 구멍난 걸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면서 나한테 말 하지 않아 생긴 갑작스러운 임신이었어.. 아직도 내겐 아픈 상처니까 욕하지 말아줘)
당시 나는 학생이기도 했고
유산 후 정신적,신체적으로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서
남친이 수술비 전액과 병원비를 책임지고 대줬었어
그게 남친 인생의 첫번째 대출이었다고 해ㅜㅜ
나는 학업을 중단하고 알바도 할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생활비로 총 천만원 가량을 대출 받았었고
이 마저도 2백 정도는 남친이 대신 갚아줬던 거 같아..
(유산 이후에 나는 완전불임이 됐고 그 충격으로 공황장애를 겪고 자해를 하던 상태였어)
그렇게 둘 다 이자와 연체에 허덕이느라 여유가 없었고
싸우기도 엄청 자주 싸우고 몇번이나 헤어졌다 또만났어
그리고 7년이 지난 지금.
나는 2백 정도만 남아있는 상태고 남친은 몇 배로 늘어
3천만원이 되었다고 하네..
각자 자기꺼 수습하기 바쁘다보니 서로 얼마가 있고
얼마씩 갚을 지 의논조차 못했던 거 같아
남친 말론 수술비,병원비,내 생활비 외에도
내 기분 풀어주려고 여행 다녀오고 놀러다니면서
대출을 더 받아서 그렇게 됐대
그리고 데이트비용을 자기가 거진 다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줄어 들래야 들 수가 없는 상태에 있대.
남친 월급이 내 월급의 두배인데
(나는 회사원 막내고 남친은 배달기사 팀장)
남친이 데이트비용을 더 많이 부담하긴 했거든..
일주일에 1번, 1박2일간 주로 모텔에서만
데이트를 하고 평균 20정도 쓰는 거 같아
고마운 거야 많지.. 능력 없는 여친이라 항상 미안했고...
그래도 본인이 매달 400이상을 버는데 빚이 하나도 안 줄 수가 있을까?
우리 여행도 1년에 1번 갈까말까 하고
모든 기념일은 나 혼자만 챙겨왔고
데이트도 일주일에 1번밖에 안 하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지난 7년간 나도..
남들 평범하고 예쁘게 연애하다 결혼해서 애기낳고
잘 사는거 속으로 많이 부러워 하면서
남친 앞에서는 늘 즐거운 척, 씩씩한 척 하고 살았거든
남친 상황에 맞춰 같이 모텔 방에서 궁상떨면서
간신히 간신히 버텨왔다고 생각을 하는데
남친은 오히려 내가 있어 힘이 든다고 하네
자기가 빚 독촉 받으면서 힘들게 살아온 게
전부 나 때문이란 식으로 얘길하고 있어
또 나만 나아지고 자긴 그대로인게 많이 억울한 거 같아
우리가 좀 떨어져있을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고..
돈을 모으고 빚을 갚아야 새출발도 할 수 있지 않겠냐고..
그래서 3개월 째 못 만나고 있어..
쉬는 날에도 일을 한대..
그러면서도 퇴근하면 친구들과 모텔잡고 게임하고
회사 동생들, 그 여친들까지 밥은 사 먹이는거야
나한테 더이상 돈과 시간을 쓰는게 아까워진 거라면
그만 헤어져도 괜찮다는 말을 하려 했는데
참아줘서 고마워 얼른 모아서 같이 살자 이러는거야..
그 말을 들으니 나 너무 혼란스러워
그 말을 믿고 나도 남친에게 보태가는게 맞는건지
꿈 같은 말에 휘둘리지 말고 그만 정리하는게 맞는건지..
남친이 너무 보고싶고 외롭고 지친다ㅠㅠ
나도 모르게 남친을 많이 의지하면서 지내왔나봐
갑자기 혼자가 되버리니까 모든게 무섭고 힘이 들어
애기 잃고 나서 공황장애가 왔는데
정신을 차리고보니 주변에 친구라곤 남친 뿐이더라고..
이 모든 과정을 부모님들은 모르시고
남친 집에선 빨리 결혼 하라 난리
우리 집에선 걔 맘 뜬거니 딴사람 만나라고 난리..
나이는 서른이고..
나도 어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남친은 당분간만이라도 나와의 문제에 신경쓰고 싶지
않은 듯 한데 나만 홀로 남아 모든 선택을 떠안은 느낌..
앞으로 우리 둘이 가져야 할 '공백' 이란 시간은..
얼마나 더 길어지게 될까ㅠㅠ
혹시 3천을 다 갚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