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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상의 시댁

미공개 |2021.08.13 09:01
조회 256 |추천 1
안녕하세요~ 작년에 식 올린 30대 새댁입니다. 
저는 원래 주변에 널리 알리고 다닌 비혼주의자였습니다. 
결혼해도 여자가 손해 본다고 생각했죠. 내가 잘났고, 내가 알아서 밥 벌어 먹을 수 있는데 
누군가에게 기대 살고 싶지도 않고, 주변이나 매체를 통해 본 시월드는 정말 끔찍했기에,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자기 아들밖에 모르는 시어머니와, 본인의 효를 강요하는 남편.. 
제가 생각하는 시월드는 왜?? 나 능력있고 내가 뭐가 아쉬워서 그런 소리를 들으며 참고 인내하며 
살아야하지..? 나는 절대 결혼 안해!! 연애만 포에버~를 외치던 사람 중 1인 이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사는 남편과 연애를 하던 중 남편집에 놀러가서도 크게 불편함이 없었어요
어차피 결혼까지는 가지도 않을 거라 생각했기에, 
남편과 저는 장거리 연애로 서울과 대전을 왔다갔다 하며 연애를 하고 있었고, 결혼전 시댁에 갈때 마다 시댁에서 자고 오는 일이 많아지고, 저는 남편 방에서 남편은 거실에서 잤어요 ㅋㅋ 
그래도 전혀 불편하지 않고 그냥 친구네 집에서 자고 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아침에 눈뜨고 거실에 나가면, "아이고..OO야(남편) 조심히 좀 다니지 애 피곤할텐데 부스럭부스럭 움직이느라 애가 깼잖아" 이러시고, 아침밥 차려주시는 소리에 제가 일어나면 "조용히 한다고 했는데 시끄러웠나 보구나.. 어떻게하냐.." 하시면서 밥을 차려주셨어요.도와드리러 일어나면 "여기 와서는 그냥 편하게 있어"라고 하시곤 옆에도 못오게 하셨어요. 
중요한건 두분 다 아침밥 안 드신다는 거였어요. 저랑 남편만 먹어요.. 
또 제가 일어나기 전까진 티비 소리가 거의 음소거 되어있어요. 제가 일어나야 그제서야 아버님께서 소리를 키우셨어요. 
낚시 1도 모르는데, 시부모님 취미가 두 분이서 낚시 가시는거에요. 
우와 재밌겠다 한마디에 두분 눈 반짝이시면서 낚시갈까?? 하고 아버님 유투브로 조용히 낚시터 채널 트시고 여기도 있고 저기도 있다며 우와~좋다~하니 다음에 낚시 가자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낚시 가면 저는 초보라 하지도 못하는데  좌 어머님, 우 아버님 해서 낚시대 꺼내서 옆으로 돌리면 고기 빼주고 다시 찌 껴주시고 그럼 다시 물에 담그고 아주 호강하다가 왔어요. 
당시 시누이도 같이 갔는데 저희보다 일찍 결혼해서 그때는 임신 중이였어요. 
아버님 어디서 통이랑 담요 꺼내서 하는 일 이라곤 낚시대 담갔다가 꺼내는게 일인 저한테 오셔서 여기 앉아서 하라고 하더라고요 
아가씨도 애기가져서 불편한텐데..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버님이 주신거라.. 어쩌지 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본 남편이,, 으이고 지금 딸이 임신중인데 딸한테 줘야지~!!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나마 마음이 편했는데, 남편은 그렇게 말한 것도 미안했는지 와서 서운한지 체크 하더라구요.. 
말도 많지 않으신 아버님께서 그렇게 조용히 저 챙겨주시는 그것만 해도 저는 너무 감동이...ㅠ;;
또 바닷가에 새우깡 떨어진게 있길래 갈매기한테 주고 꺅꺅 거리면서 좋아하고 있으면 아버님 조용히 주변 돌아다니시면서 새우깡 줍줍하시면서 먼지 털고 저한테 조용히 내밀면서 가세요...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항구라 가게가 없었어요) 
작년 무더위 임신 중이던 우리 아가씨 같이 나갔다 들어와서 더위에 지쳐 선풍기를 고정해서 본인 쪽으로 해놓고 있었어요. 저도 아무생각 없이 종이로 손부채질 하고 있었죠.지나가던 우리 어머님...손부채질 하고 있는 제 모습만 보시곤 무심하게 선풍기를 저 있는 방향으로 툭 하고 옮기시고 지나가시는데, 아가씨가  "아니 엄마!!! 딸 더워서 선풍기 쎄고 있는데 그걸 왜 언니 방향으로 놔!!" 
어머님 당황해 하며 웃으시니 아버님 조용히 일어나시면서 "에어컨을 키면 되지" 하곤 창문 다 닫으시고 에어컨을 키시더라고요..
결혼 전 이런 저런 일이 있다보니, 저도 시월드의 (지옥의)환상??이 사라지더 라구요. 
주변에 이런말 하면 "초반에나 그런거야 너 결혼해봐 싹 바뀐다?" 이렇게 말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그러나 결혼하고 난 이후에도 저의 이 감동의 쓰나미는 끝도 없다는거에요..
어머님과 통화 중 우연히 점심 삼계탕 드셨다길래 "우와~!! 맛있었겠다~!!! 저 삼계탕 너무 좋아요" 이렇게 지나가며 말을 했는데, 그날 저녁 전화오셔서 "너가 삼계탕 맛있다라고 했던게 자꾸 귀에 맴돈다. 가까이 살면 내가 가서 해주는데, 다음에 내려오면 삼계탕 맛있게 해줄게. 남편 옆에 있니? 바꿔봐" 이러시곤 오늘 삼계탕 시켜서 먹으라고 하시더라구요... 
외강내유 스타일이신 우리 어머님.. 어머님께서 형제중 첫딸이라. 동생들뿐 아니라 자식들한테도 주기만 하고, 그냥 주시고 또 주시는게 어머님이세요. 
생신때 현금이 최고라지만, 현금 드리면 또 남한테 주느라 본인은 챙기지도 못하실것 같아 
그리 비싸지 않은 가방 어머님 생신 한달 전부터 사서 집에 고이 간직해놨어요. 
생신때 내려가서 선물이랑 편지 드리는데, 받으실때만 해도 어리둥절 하시더니, 꺼내보자마자 눈물 그렁 그렁... 주룩주룩 흘리시는데, 아가씨랑 저랑 셋이서 울었네요. 작은 선물에도 감동 받아주시니, 더욱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또 제가 요리를 못해서 주로 남편이 요리를 하는데, 시댁에서 고춧가루 다 먹어가니? 이러면 씻고 있는 남편한테 가서 "여보 고춧가루 다 먹었어??" 이렇게 물어보니, 어머님 이제는 아들한테 가서 직접 말하십니다. 
남편 어릴때 엄마 도와주러 부엌 가면 지금의 시할머니께서 남자가 부엌가는거 아니라고 혼났다는데, 저희 어머님 마인드는 누가하면 어때? 잘하는 사람이 하는거지? 하곤 하세요. 
딸 같은 며느리는 거짓말이라고 본인은 며느리는 며느리라고 남의 집 귀한 자식이다, 시댁은 멀고 친정은 가까워야 한다는 어머님의 말씀... 
어머님은 너네가 오기 좋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세요. 본인은 시댁이 너무 싫어서 발걸음이 잘 안 떨어지셨데요. 그래서 본인은 그렇게 하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하셨데요. 
시집살이는 대물림 된다던데, 어머님은 본인에서 끊고 싶으시데요. 
그래서 그런지 저도 시댁에 가는게 고역이 아니라 즐거운 마음으로 고향집 내려가듯 오히려 남편한테 갔다오자고 조르는 입장이 되었어요. 
미디어속 시월드는 지옥이라고 생각했는데, 결혼하고 보니, 친정 부모님과 마찬가지로 저를 사랑해주시는 부모님이 또 생긴 기분이에요~! 
정말 제가 생각했던 상상과는 전혀는 다른 시월드, 이런 시월드도 있다는걸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주변에는 너무 자랑만 하는것 같아 속시원히 말을 하지 못하는데, 이런 공간에서라도 널리 알리고 싶었어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하고 소리치고 싶은 기분이였는데 속이 후련하네요 ㅋㅋㅋ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추천수1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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