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너무 답답하고 화나는 마음에 글 처음 써 봐요
저희 가족은 저랑 부모님 동생 이렇게 네 명이서 살아요 전체적으로 화목한 분위기의 가정인데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아빠로 인해 아빠를 제외한 모두가 고통받고 있어요
일단 사람 말을 무시해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이게 몇 번이 되고 몇 번이 몇 년이 되니까 결국 상대방만 화가 나고 대화를 포기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사람마다 장난의 선이라는 게 있잖아요 어떤 말을 누구한테 하느냐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정도도 다른데 아빠는 그냥 본인만 재미있으면 돼요 계속해요 그냥 끝도 없이 그럴 때마다 재미없다고 기분 나쁘니까 하지 말아 달라고 하면 내가 재미있는데 왜 그만해야 하냐 네가 하지 말라는 말을 하지 마라 정확히 이렇게 이야기해요 수백 번을 들으니까 문장까지 다 외워 버렸네요 말뿐만 이런 게 아니라 몸도 씁니다 어쩔 수 없이 남자와 여자의 신체적 차이가 있는데 아프다고 악을 쓰면서 하지 말라고 해도 이게 뭐가 아프냐 엄살 부리지 말라고 말하면서 계속합니다 ㅋㅋㅋ 아빠는 아빠의 힘을 잘 모른다 우리는 아프니까 하지 말라 알려 줘도 팔의 핏줄이 터지고 멍이 들어도 절대 바뀌지 않아요 특히 엄마는 몸이 좀 안 좋으셔서 더 아프다 해도 똑같아요 이런 생활만 벌써 몇 년째입니다
그리고 이건 사람에 그치지 않아요 저희 집에는 다섯 살 된 강아지가 있어요 저희 집에서 애기 취급을 하며 소중하게 키우는 아이인데 발에서 나오는 각질 떼서 먹여요 처음 봤을 때 충격을 너무 받아서 하지 말라 했는데 역시 들은 척도 안 해요 아빠 직장 특성상 발이 투박해지고 무좀도 있는데 제가 보고 있지 않을 때도 여러 번 줬겠죠 대체 무슨 심리로 사람이 이러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러면 강아지 건강 나빠질 수 있다 해도 본인 어렸을 때 똥개(실제로 쓴 표현)들 때리고 아무거나 먹이면서 키웠어도 오래 살았다 하는데 그렇게 키운 것도 문제고 똑같이 키우려 하는 것도 문제 아닌가요?
또 이건 이 글을 쓰게 된 원인이자 방금 있었던 일인데 아빠가 자주 강아지를 몸 위에 올려 놓고 입을 못 벌리게 손으로 잡은 다음 강아지 코에 입으로 바람을 불어 넣어요 제가 하지 말라고 해도 잠깐 안 하는 척하더니 금방 다시 해요 그걸 본인 질릴 때까지 계속합니다 고문이잖아요 이건 어떤 생물이 입이 막힌 채로 코에 강한 바람이 들어오는데 안 괴롭겠어요 강아지가 그럴 때 얼굴을 핥는 건 그만하라는 표현인데 알려 줘도 계속해요 좋아서 핥는 거래요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여러 사람이 문제라고 하면 만약 문제가 아니라 하더라도 이게 진짜 문제인 건지 생각해 보려 하는 시도를 하지 않나요? 왜 제가 사람 말을 듣지 않냐 물어보니까 저도 아빠 말 안 듣는데 왜 내가 들어야 하냐 하네요 ㅋㅋㅋ 매번 이런 식입니다 이 일 말고도 무슨 일에 대해 분명히 잘못임을 느꼈고 문제라 생각해서 말하면 너희(저와 동생)도 부모님 말을 안 들으면서 왜 본인만 너희 말을 들어야 하냐 해요
진짜 들을 때마다 할 말이 없어져요 말을 잘 안 듣고 속을 썩인 게 잘한 일이라는 게 아니에요 잔소리 들을 때마다 저랑 동생 둘 다 여느 가정의 자녀들처럼 반성하고 고치려 노력했고요 오히려 자라면서 부모님 말 한 번 안 어기고 자란 사람이 드물지 않나요? 저는 절대 이런 말 들을 만큼 아빠처럼 사람 말 무시하고 안 듣는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섯 시 전의 통금 시간에도 착실히 들어왔고 조금이라도 늦을 것 같으면 바로 연락했고 학생 시절 때 특별히 문제가 될 만한 일탈은 한 번도 한 적 없고 담임 선생님께서도 상담하실 때마다 칭찬하는 학생이었습니다 엄마도 저한테 저 없으면 못 사신다 하실 정도의 관계고 아빠도 저에게 희망이자 자랑이라고 종종 말씀하시는데 이제는 그냥 웃겨요 진심이 아니라 본인 내킬 때만 기분 좋을 때만 말하는 것 같고 진심이라 해도 믿고 싶지도 않고요
강아지 데리고 방에 들어와 있는데 살면서 처음으로 문 소리 나게 닫아 보네요 ㅋㅋㅋ 엄마는 아빠 절대 바뀔 일 없다 포기해라 너희가 맞춰라 하시는데 이렇게 사시는 엄마가 불쌍하기도 하고 그 책임을 저와 동생한테도 전가하는 이 상황에 화가 나기도 해요
제가 아직 대학생이라 부모님의 도움 없이는 생활이 힘든데 여건이 되는 대로 집에서 나가려고 해요 남는 엄마와 동생이 걱정은 되지만 그게 저마저도 계속 희생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해결 방법을 바라고 올린 건 아니고 그냥 어디에 말할 곳이 없어서 익명의 힘을 빌려 써 봤어요 그나마 마음이 좀 가벼워졌네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