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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가해자 전문 변호사가 된 대학 동기

ㅇㅇ |2021.09.17 14:21
조회 24,624 |추천 225
방탈 죄송합니다. 그냥 넋두리하고 싶어서요…

학교 다닐때 상식 이하의 막말하는 남자 동기애가 있었거든요.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여자들 점수 매기면서 A+ B B- C 이런거요. 여러명이 같이 했지만 그런걸 주도하는 애가 있었어요. 그러다가 좀 비만 여성이 지나가는데 F!!!F!!!!!에프!!!! 제트 제트!! 오 쉣!! 이러는데 여성분이 들었을거라고 생각된적도 있어요. 좀 비참했던 표정이 기억나요.

저도 덩치가 꽤 있어서 몸평 워낙 많이 당했는데 여고 나오기도 했고 지금처럼 사회적 인식이 생기기 전이라 여성 비하 표현이 만연했고 그래서 여자가 살찌면 부끄러워해야되는건줄 알았어요. 어휴 허벅지 봐라 허벅지 봐 (면전에, 여러명 앞에서), 이러고 의자에 앉아 있는데 의자 밖으로 허벅지 흘러나온다, 다른 날씬한 동기랑 직접적이고 부위를 하나하나 언급한 구체적인 비교- 이런걸 그냥 서슴없이 했고 주변 사람들은 다 같이 깔깔 웃었어요. 혼자 화장실 가서 운적이 한두번이 아닌데, 그 당시는 내가 느끼는 수치심이 정당한건지, 그 당시 뭐라고 대응을 해야하는건지, 내가 화를 내도 되는 상황인건지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어서 그냥 당하기만 했었어요. 이런 몰상식한 사람을 겪어본적이 없다보니 이런 사람들에게 화를 내본적도 없었기에 뭐라고 대응할 언변 자체가 없었고 남자 또래를 겪어보지 않아 여자로서 느끼는 수치심이 낯설었어요. 그래서 바보 같이 그런가..긁적긁적, 쭈뼜쭈뼜 웃고 화장실 가서 펑펑 울었어요. 한번은 매점에서 음료를 여러개 사와서 같이 있던 일행에게 한바퀴 돌리고 저는 살빼야하니 직접 다녀오라고 500원 짜리 동전을 바닥에 튕겨줬어요. 아마 그때 처음으로 정색해본것 같아요. 그리고 주변에 언니들이 있었는데 그 언니들 표정이 안좋으니 바로 주워서 자기가 매점 다녀와 내 음료도 사왔는데 아마 남자들만 있었으면 그런 눈치 안봤을거에요.

제일 기억에 남는건 바닷가로 엠티 갔을때 흰티 입고 있는 상태에서 남자 동기들이 물에 빠트렸는데, 아시잖아요- 브레지어랑 가슴 확 비치는거. 그래서 남자 동기들에게 앞으로 가라고 핬고 전 맨 뒤에서 걸르며 숙소로 갔는데, 남자애들이 숙소 문을 닫으며 “야, 들었냐? 지 속옷 비춘다고 뒤에서 간데. 시이이발 벗어도 안봐” 이러면서 깔깔깔깔 웃는 소리가 복도 전체에 쩌렁쩌렁 울렸어요. 살이 물렁해서 가슴도 존x 쳐졌을거라는 둥의 비하는 한참 계속 됐고요. 그리고 그 이후로 저는 그 무리와 어울리는걸 자제하고 피하고 다니게 됐고요.

그런데 시간이 한참 지난 최근에 정말 우연히 그 친구가 변호사가 된걸 알게 됐어요. 그리고 검색해보고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완전 성범죄 가해자 전문 변호사더라구요. 홈페이지에 어떻게해서 큰 처벌 피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사례 글들을 보는데 기분이 참……더럽네요…..지금은 직장 생활도 오래했으니 할말 다 하고 당하고 살지 않는 성격으로 발전 했는데 그 친구 근황을 보니 그때 찍소리도 못하고 화장실에서 울던 무력했던 그 시절로 잠시 돌아간 기분에 꿀꿀해져 한번 끄적여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225
반대수6
베플아이고|2021.09.17 15:32
재수없는 새끼가.. 성범죄 가해자 변호사,,,, 씁쓸하네요, 쓰니님 기분 ...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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