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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는 중입니다.

분노 |2021.10.15 20:05
조회 13,746 |추천 62

이혼할 이유가 충분히 많았습니다.
시부모의 심한 간섭들
술 먹고 안 들어오는 남편
애들 클때까지만 부모로서의 도리를 다 하려고 이를 악물고 살았습니다.


사창가를 드나들며 한국사회에서 생활하려면 안 하면 안된다고 합리화 하는 남편
술 마시는게 가족들 때문이라는 남편
아이들은 저혼자 키웠고
일도 하고
집안일도 하고
참 많이 외롭더군요.
남편의 사랑을 원하지도 않았고
그저 묵묵히 내 일 해가며 애들 키우는거에 집중했었지요.

큰 아이는 엄마의 행복을 바란다고 하고
둘째는 엄마만 참으면 이혼 안 해도 되는데 못 참냐는 소릴 하고

애들 앞에서 참다가도 저도 모르게 쌓아둔 화가 화를 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인데 자꾸 언성이 높아지더라구요.
저도 모르게 큰 소리를 내게 되고

아이들은 얼마나 싫었겠어요.

오늘 갑자기 둘째가 자식들 앞에서 맨날 큰 소리 내고 싸우고 한걸 미안해하라고 하더군요.
왜 지금까지 이혼 안 하고 사냐고 이해가 안 된다고 하네요.

큰 아이는 아빠를 너무 좋아해서
아빠 없는 아이로 키우는게
제가 겁도 나고 무섭기도 했구요.

친정이나 일가친척이 전혀 없는 저인지라
이혼이란게 무섭기도 했습니다.

항상 외롭기는 했어요.
주위엔 다들 가정적인 남편들만 있더군요.
나는 뭐가 모자라고 부족해서 남편 사랑도 못 받고
시부모들은 왜 또 저리도 나를 괴롭히나 싶고
항상 애들 키우는거 회사 다니는거 말고는
저 혼자였거든요.
결혼은 했는데 애는 있는데 남편이 없는 느낌

분노가 넘치다 못해 저도 모르게 고함을 지르고
분노조절장애인지
괴물이 되어 버렸어요.

제일 미안한건
아이들에게 사이좋은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
애들 때문에 이혼 안 하는게 어느 정도 이유였는데
같이 살면서 으르렁 거리는게 애들 보기엔 더 힘들었을 겁니다.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말이 안 통하는 남편
덕분에 정신과치료도 받았구요.

이혼을 하면
애들은 다 컸고
다른 지역에서 학교를 다니고
만나고 싶으면 만나면 되고
저만 집을 나가기로 했어요.

남편이 이혼은 절대 안 된다고 하더니
둘째가 이혼 안 하고 사는게 더 이상하다는 말에
하자고 하네요.

나아지지도 않을걸 알면서
저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너무 힘들었어요.
이제 그 쓸데없는 노력이란걸 저 혼자 안 해도 될것 같네요.
한 두어달 정도 남았네요.
홀가분하게 집을 떠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드디어 끝을 내게 되었습니다.
끝나지 않을것만 같던 긴 터널을 지나
이혼이라는 마침표를 찍게 되었습니다.








추천수62
반대수2
베플ㅇㅇ|2021.10.16 06:01
진작 하시지.. 도대체 자식이라는 존재가 뭐길래 부모에게 저렇게 모진말을 쏟아내는 자식이라도 그것들 생각해서 님 인생을 낭비했나요? 이제라도 홀가분하게 쓰니님만을 위한 인생 사세요. 더이상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로서 희생하지 마시고 오롯이 나를 위한 인생 사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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