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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떨어진 남편과 풀 수 있을까요...

ㅇㅇ |2021.10.17 22:56
조회 20,738 |추천 3
임신 초기에만 해도 계획했던 임신이라 처음엔 기쁨만 가득했는데
배도 어느정도 부르고 뱃속에 아기도 느껴지니 어느 순간 출산이 너무 무서웠어요.
특히 밤에는 거의 매일 자다 깼고요. 그럴때마다 남편을 깨웠어요.
남편도 피곤할텐데 고맙게 절 많이 달래줬어요. 저도 다음날 출근하는 남편 깨우면 안되는 거 알았는데 그땐 너무 무서워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
하루는 남편이 오늘은 자기가 너무 힘들어서 새벽에 푹 자게 해줄 수 있냐고 했는데
제가 별 생각없이 새벽에 또 남편을 깨웠거든요. 아니 사실 깨우면 안된다고 알고는 있었는데 늘 다 받아주던 착한 남편이라 아무 생각없이 또 깨웠어요.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남편이 많이 식은 거 같아요.
그 후 아이 낳고도 전쟁이었죠. 밤마다 우는 아기를 달래고 재우고... 지금 생각하면 남편도 고생은 똑같이 했는데 그땐 왜 그렇게 우울하고 남편이 미웠는지 짜증내고 패악질도 많이 부렸고요....
어느 정도 한숨 돌린 후부터는 남편이 주말에도 출근을 자주 나갔는데요. 가끔 집에서 쉴 때도 저보고 오늘은 쉬고 오라면서 호텔 잡아주고 그랬거든요.
그러다 오랜만에 남편이랑 데이트하려고 주말에 시간 괜찮냐고 물었을 때 바쁘다며 대충 얼버무릴 때 왠지 섬칫했고요.
한 번 의식하니 그동안은 왜 이리 눈치가 없었는지 남편이 아예 다른 사람이더라고요.
남편은 저한테 응, 아니야, 됐어, 괜찮아. 이 말 밖에 안해요.
오늘 좀 늦어? 하면 응. 이거 좀 먹어볼래? 하면 괜찮아.
노골적으로 말붙이면 귀찮은 티가 나서 이제는 말도 잘 못 걸겠어요.
연애 때는 차만 타면 노래 틀어놓고 저랑 수다 떠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추석때 차에 타니 저보고 피곤할 텐데 눈이나 붙이래요...
알고 보니 그동안 제가 어떻게 몰랐는지 이해가 안 갈 만큼 사람이 많이 변했어요.
애초에 눈빛부터가 아이 보는 눈빛하고 절 보는 눈빛이 너무 달라요...
아이 볼 때는 세상 사랑스럽다는 눈빛인데 저만 보면 너무 무심해요.
남편한테 사과도 했어요. 퇴근 시간에 맞춰서 술이랑 안주랑 다 차려서 진지하게 그동안 미안했던 점들, 앞으로는 이렇게 노력하겠다는 점들, 그동안 고마웠던 점들 다 얘기하고 용서를 구했어요.
차라리 남편이 용서를 안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그냥 괜찮대요. 이해한대요. 그 뒤로도 관계는 그대로에요.
유일하게 아이 관련해서만 신경쓰고 솔직히 이제는 제가 죽는다고 이 사람이 슬퍼는 할까? 싶을 정도에요.
몸으로라도 풀어볼까 해서 미친척하고 들이대도 봤는데 아예 정색을 하더라고요... 다음날에 피곤했다며 미안하다 하긴 했는데 그때 정말 비참했고요... 지금이 일요일 11시가 다 되가는데 남편이 아직 집에 안 들어왔어요.
이제는 정말 해야되는 일을 하는 건지, 저랑 있기 싫어서 만들어서 일을 하는지도 모르겠네요. 같이 상담이라도 받아 보고 싶은데, 남편 무심한 반응에 제가 또 상처받을까 무서워서 말도 못 꺼내겠어요..



댓글들 감사합니다.. 가슴에 찔리는 말들이 많네요...
저도 제가 한짓이 있으니 남편이 금방 예전처럼 돌아와줄거라고 기대하진 않았어요.
저도 나름 행동으로 달라졌다는 걸 보여주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아예 저를 혐오하는 수준인지 저와 함께하는 모든 걸 부정하더라고요.
제가 아침에 일어나서 먹을것 좀 챙기고 배웅하니 앞으론 더 쉬어도 된다면서 다음날엔 아예 1시간을 일찍 일어나서 가버려요. 그냥 아침에 얼굴보기 싫다는 거죠....
평소에 연락은 아예 받지도 않고요. 암묵적으로 아이랑 같이 거는 영상통화가 아니면 연락을 그냥 안 받아요.
아이가 열이 많이 올라서 남편이 급하게 차 타고 오는 그런 날이 아니면 저녁을 같이 먹은 날도 손에 꼽고요.
정말 제가 뭘 해도 다 싫어하고 거부하니 저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더라고요.
조금이라도 마음을 열어주면 뭐라도 더 해볼 텐데 아니면 차라리 마음이 닫혀있다면 열어보려고 애라도 쓸텐데
그냥 저게 본심인 것 같아서 더 무서워요.. 애초에 저한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는 게 느껴져서....
저도 남편한테 너무 미안하고 챙겨주고 싶은데 제가 뭘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어요...
추천수3
반대수98
베플ㅡㅡ|2021.10.18 00:37
쓰니는 자기 감정이 우선인 사람이죠. 아마 평생 그렇게 살아왔을 거에요. 지금 남편과 관계 풀고 싶어하는 것도 '내가 비참하니까'라는 동기가 엄청 높은 1순위이지 그동안 남편의 마음이 얼마나 죽어가고 있었을까 이해하는 것은 아닐 거에요. 후회랑 이해는 달라요. 어쨌든 쓰니 마음이 불편하니까 화해도 해보려고 하고 들이대기도 하고 상담도 받았으면 하는데 그거 모두 남편에게는 똑같은 강요로 보일 뿐이에요. 상담은 쓰니가 열심히 받아요.
베플ㅇㅇ|2021.10.18 01:36
마음이 식어버린건 되돌리기 힘들어요.. 마음이 무슨 스위치처럼 껐다켰다하는 단순한 게 아니니까요. 급하게 이것저것 하려고 하지 마시고, 그냥 아이를 우선으로 챙기시고 쓰니가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하세요. 맞벌이 중이시면 일에 집중하시고, 전업 중이시면 집안일에 신경쓰고 아이에 집중하세요. '남편에게 사랑받아야 하는 여자' 를 버리고, 어떻게 아이를 잘 키울지 어떻게 살아갈지를 고민해보시면 어떨까요 상담도 일단 쓰니만 받으세요 쓰니 마음이 정리가 되어야하지 않겠어요?
찬반ㅇㅇ|2021.10.18 08:40 전체보기
쓰니가 잘못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주말에도 출근하고 이 글 쓰고있는 일요일도 밤11시까지 안 들어온다는거 보면 그냥 마음만 식은게 아니라 외도하고 있는걸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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