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고등학교 때 공부를 진짜 못했어
머리빨로 중학교 때 전교 7~10등 하다가 선행 하나 없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니 들어가자마자 중간고사 내신 국영수 444등급 맞고...ㅎㅎ 내가 이럴리가 없어!! 선언하면서 쿨한척 진탕 놀다보니 3년 내신 5.7 당연히 정시도 망했지 뭐 445 받고 재수시작
재수 때도 진탕 놀았어
엄마 아빠가 진짜 큰 맘 먹고 서울에 있는 재수학원 보내줬거든
근데 거기서 같은 반이던 남자애랑 처음으로 연애도 하고(이전까지 모쏠) 서울 맛집 탐방하고...
그래도 그때까진 머리가 좋았는지 6 9평 서성한 갈 성적 나오더라 근데 그런 요행을 수능에서도 바라면 안됐지 수능 때 결국 건동홍 갈 성적 나왔어 다군에 홍대 붙고 나군에 부산경북대 중에 하나 붙었는데 둘 다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냥 취업이나 잘되는 지거국 가자 하고 지거국 갔는데
이 선택이 날 4년동안 괴롭혔어
인서울이 아닌 지방대라는 학벌 컴플렉스 때문에 미치겠고 학교가 너무 촌스러워서 죽고싶은거야 같은 과 애들도 수준 낮아보이고(되돌아보면 수준이 제일 낮은 건 나였어)
그렇게 과 애들 멀리하고 매일 자취방에서 게임이나 했고 살이 163에 68까지 쪄버린 거야
3학년 때 정신차려보니깐 진짜 미친 거 같더라
그래서 다이어트를 했고 2.8이던 학점 복구를 위해서 미친듯이 공부했어 1년만에 163 53까지 뺐고 학점도 거의 만점에 가까이 받았음
근데도 내가 너무 초라해보이고
고3 때 같은 반이던 중앙대, 연세대, 서성한 등의 애들이 너무 잘나보이는 거야
취업에 대한 걱정도 커지다보니
나는 대외활동 봉사 학점 아무것도 없는 사기업에게 쓸모없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나를 잠식했고
또 이 놈의 죽을 열등감 때문에
무턱대고 “인서울 애들보다 잘날 수 있는 전문직을 하자! 싶어서 전문직 공부를 시작했어
근데 난 진짜 못난 사람이거든.
수능 / 재수 / 대학 와서 2년동안 공부 안 함
이런 의지력으로 전문직 준비한 게 패착이었나봐
첫 시험 때 보기좋게 어림도 없는 점수로 떨어졌고
이때 난 재수까지 했으니 고등학교 때 친구들은 대기업 붙었다는 sns글 왕창 올리기 시작..ㅎㅎ
이러다가 내 인생 진짜 망하겠다 싶어서
살면서 처음으로 열심히 살아봤어 아침 8시에 일어나서 저녁 11시까지 공부했고
나는 3년만에 전문직 시험에 붙었어
평균수험기간 5년짜리 시험인데 내가 너무 대단한 거 있지
이제 자격증 바탕으로 회사를 들어가야겠지..?
난 이때 정말 많이 울었어
수험생 카페에는 “면접 연락왔다” “날짜 잡히신분” 이런 글들이 왕창 올라오는데 내가 서울에 6곳에 서류를 넣었고 “면접 보러와라” 답장 받은 곳은 단 3곳이었어.
진짜 이 죽을놈의 학벌이 나를 또 괴롭히는구나 너무 미운 거 있지 인서울 대학생들은 면접 답장 못 받는 게 이상한 거래.
물론 면접만 보면 다냐? 아니지 결국 최종으로 붙은 곳은 한 곳이었어
못나보이기 싫어서 입사 전에 남들 다 해외여행 돌고올 때 나는 헬스장을 하루에 4시간씩 다녔어 수험생활하면서 살이 70키로까지 쪘었거든
3개월만에 죽을 힘을 다해서 49키로까지 뺐어 근데도 못나보여서 필러 보톡스 온갖 치장을 다 했고
부모님 손을 빌려서 명품 가방, 옷도 왕창 샀어
엄마아빠가 너무 좋아하면서 사주더라
입사하고 나서
처음에는 다들 학벌 안 물어보지... 당연하지...
근데 서로 좀 익숙해지고 안면 트이니깐 어디 대학 나왔냐고 물어보더라
제일 많은 게 연세대, 고려대, 중앙대 등...
동기중에 나랑 같은 레벨은 단 한 명도 없었어.
난 동기들이 학교 어디나왔어요? 물어볼 때마다 너무 죽고 싶었고 너무 싫었어 진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어
사수 상사 분들도 다 인서울이네? 명문대네?
우리 학교 출신이 회사에 내가 알기론 딱 3명이 있는데 그 분들은 우리 학교가 건재할 때의 분들이어서 우리한테 동문의식 이런 거 안 가지시고..ㅎㅎ 그냥 남남 친구
커뮤니티도 없고 소속감 없이 일만 죽어라 했어
일 망치면 망할 학벌 때문처럼 보일까봐 실수 안 하려고 울면서 일했어
그렇게 1년동안 정말 죽을만큼 일했어
코로나 때문에 재택근무 위주로 해서 너무 좋았는데 최근에 위드코로나로 바뀌면서 팀끼리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어
그때 상사가 나한테 한 말이 너무 충격이었어
“oo씨가 제일 반전이야 일을 너무 잘해”
대체 뭐가 반전이야..?ㅎㅎ 왜..?ㅎㅎ 지방대는 일 잘하변 안돼?
난 결국 학벌 하나로
전문직 자격증을 따도 163 45까지 살을 빼서 바지를 24를 입어도 열등감에 찌든 사람이라
사람도 잘 못 사귀고 남자친구들도 내가 질린대.
정신병원을 가볼까 생각중이야
돈은 진짜 미친듯이 잘 벌리는데 친구가 없어서 술자리도 없고 만남도 없고 쓸 곳도 없어서 통장에 차곡차곡 모이는중이야
근데 이걸 내가 평생 쓸 일이 있을까?
이런 내 얘기를 공유할 친한 친구도 없어
난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