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과 저 솔직히 좀 차이 나긴했어요.
서로 같은 대학 출신이고, 같은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지만
집안 사정이 좀 달랐어요.
저희집은 어머니는 교감이고, 아버지는 고등학교 교사세요.
남친네는 정말 경제적으로도 명예적으로도 좋은 집안입니다.
얘기들어 보면 사는 세계가 다르다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전남친 집에 인사 드리러 갔을때 엄청 긴장했어요.
근데 두분 다 너무 절 환대해주셔서 감사했어요.
네. 그런데 그건 다 가식이었습니다.
저만 따로 불러내서 전남친과 헤어지라고 했어요.
되게 고상한 말로 절 깎아내리고 모욕하셨어요.
제 부모님까지도요.
저 어디가서 꿀릴 스펙이 아니고,
저희 부모님도 어디서 무시 당할 분들 아니라고 생각해요.
전남친에게 이 일을 다 이야기 했고 이별을 통보했어요.
자기가 중간에서 잘 해보겠다고 했지만
전 이미 제 자존심과 부모님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고
그 집에 엮이고 싶다는 생각이 하나도 없었어요.
전남친이랑 그렇게 끝내고 솔직히 힘들긴 했어요.
서로 정말 잘맞고, 사랑했으니까요.
잊고 살아볼려고 친구들한테 소개팅도 받아보고
부모님 통해서 맞선도 봐보고 했어요.
그러다 좋은 분을 알게 돼서 내년 4월에 결혼을 하기로 했어요.
근데 저번주에 갑자기 모르는 번호 연락이 오더라구요.
전남친의 어머니였어요.
자기 아들이 자해를 했다고요. 제발 살려달라고요.
우시면서 사람이 죽는다고 하니 맘이 약해져서 병원에 찾아 갔습니다.
그리고 가면 이런 일로 연락하지 말라고 확실히 말하려고요.
지금의 남친에게도 사정을 설명했고 다녀와도 된다고 했습니다.
결혼 앞두고 과거 연 있던 사람이 한을 품고 죽으면 좋을거 없다면서요.
전남친은 저랑 결혼이 어그러진 이후 부모님과 연을 끊은 상태였다고 해요.
저한테 미안한 마음에 연락도 못하고 있다가
sns에서 결혼 소식을 보고 방아쇠가 당겨진거죠.
전남친부모님은 저한테 잘못했다고 결혼해달라고 하시더군요.
전남친은 염치없지만 다시 돌아와주면 안되냐고
어차피 부모님이랑은 연 끊고 살아갈 생각이었다고요.
저 없이 살아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되겠대요.
저는 완전히 끝내려고 간거였는데 막상 울면서 붙잡는 전남친을 보니까
순간 흔들리긴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연을 붙잡는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전남친에게 너에 대한 어떤 소식도 앞으로 듣고 싶지 않아서 온거다,
만약 죽는다고 해도 나한테는 안들리게 해달라고 했어요.
그쪽 부모님들한테도요.
너무 나쁘게 말한것 같지만 이렇게 확실하게 끊어내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돌아오고 나서도 가슴이 답답해요.
죄책감인지 뭔지를 감정이 자꾸 멈춰지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