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구에 있는 Y대 의대 다니는 학생입니다.
옛날 일이긴 하지만 그로 인해 입은 정신적 피해가 막심하여 공론화하고 싶어서 글 올립니다.
때는 2015년 제가 예과 1학년으로 갓 입학했을 때 얘기입니다.
그 당시에는 멘탈 (학생들 정장입고 앉아서 똑같은 자세 계속 하면서 괴롭히는거)도 있었고 후배가 선배 눈에 잘못 띄면 불러내서 갈구는게 아무렇지도 않은 그런 때였습니다. 저는 그 때 사회생활도 처음 시작하고 그 군기에 압도당한 그런 느낌이 컸어서 선배들이 혼내도 아무 말도 못하고 뒤에서 끙끙앓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제가 동아리는 야구동아리, 그리고 동문이라고 해서 고등학교-대학교 같은 사람끼리 모이는 곳에 들어갔는데 (이거는 강제입니다, 신입생환영회 할 때 동문 선배 누구는 몇대 이런거 다 외워야해요) 동아리, 동문 모두 저에게는 지옥이었습니다.
동문에서는 1달에 한번씩 모였는데 저는 술을 소주 3잔 먹으면 많이 힘들어하는 정도로 잘 못 마시는 편이었는데 동문회에서는 봐주는 거 없었습니다. 술 먹다가 죽으면 우유나 숙취제 먹여서 깨운 뒤 다시 술 먹이고 토하면 토한 뒤 술 먹이고 많이 취해있어야 하는데 죽으면 안되고 선배가 있으면 술잔 교환 무조건 해야하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한번은 레지던트 선배가 오셨는데 술 좀 마시다가 술잔교환 왜 두번씩 안 하냐고 뭐라고 하셨습니다. 술을 못 마셔서 술잔교환을 가장 안 했던 저는 본과 선배들 여러명에게 까였고 한분에게 따로 불려가서 혼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야구동아리에서 한번은 라이브 배팅 같은 거 연습하고 점심먹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야구동아리 선배 A (당시 예과2학년)가 저에게 너는 양다리다 이런 식으로 제가 듣기에 약간 모욕적인 말을 했어요. (저도 정확히 뭐라고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제가 듣기에 좀 모욕적이었단 것만 기억나네요) 그말을 듣자 저는 얼굴 표정이 찌푸려지면서 밥을 먹는데 제대로 못 먹었습니다. 그러자 선배 A가 저에게 밥도 제대로 못 먹고 표정이 그게 뭐냐 이러면서 또 한 소리했고 거기 있었던 다른 선배가 A에게 사과하라고 하더라고요. 사과는 안 했고 그 상황이 너무 싫어서 묵묵히 있었습니다. 그 뒤에도 A는 저에게 니가 이럴 줄은 몰랐다, 너랑은 끝이다 이런 식으로 제가 싫은 티를 팍팍 냈습니다. 그 뒤 예과 1학년 2학기 시작한다고 예과 1학년끼리 술자리가 있었습니다. 저도 참석했고 그런데 그 자리에서 야구동아리 동기들이 대회에서 (전국 의대 야구동아리끼리 자웅을 겨루는 대회로 야구동아리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 제가 대회에서 일을 너무 안 했고 A에게 잘못했다고 5~6명이서 저한테 A에게 사과하라고 했습니다. 사실 A가 직접 말하면 되지 왜 5~6명한테 조리돌림 당해야하는지 이해가 안 가서 반박하고 저랑 동기들이랑 말싸움을 심하게 했고 결국 제가 동아리 회장에게 말하고 동아리 나가겠다고 하고 나서야 동기들이 그만하자, 이거 없던 걸로 해달라고 그러더라고요. 그 때 A가 교묘하게 저에 대한 이미지를 안 좋게 만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A는 외향적이고 저는 극소심한 편이었어요) 제 편이 없다는 생각에 충격을 좀 많이 받았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스트레스가 겹쳐서 저는 그때 정신병 중 하나로 진단받았고 지금도 약을 먹고 살고 있습니다. 여기서 끝이었다면 저는 이 글을 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스트레스로 공부가 잘 안 됐고 유급도 몇번 했습니다. 한숨이 나오고 억울해서 다른 교수님들에게 상담으로 예과 때 사건때문에 너무 힘들다하면 돌아오는 답은 항상 가해자들은 기억도 못할 거다, 그게 말이 되냐, 니가 극복해야 한다와 같은 반응이었습니다. 대부분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묻지도 않고 알고싶어 하지도 않으시더라고요. 그리고 한 때 친하게 지냈던 15, 16 동기들은 이제 저를 보면 인사도 안하고 카톡으로 뭘 물어봐도 형식적이거나 대답 안 하거나 하더군요. 바빠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한편으로 저는 이제 후배됐다고 무시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너무 힘드네요.
과거기는 하지만 이 군기와 따돌림과 소원해짐이 당연한 것인지 알고 싶고 A를 비롯해서 저를 괴롭혔던 분들에게 사과받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정신병 진단받았을 때 혼란이 있어서 폰을 잃어버렸고 증거는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멘탈과 같이 신입생을 예비 가해자 취급하는 문화는 남아있고 일부 과에서는 레지던트를 여자로 뽑았더니 머리를 때렸는데 레지던트가 뇌진탕이 걸려서 앞으로 여자로 안 뽑겠다고 선언하는 등 똥군기가 여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똥군기문화와 싸우고 싶고 의대도 좀 더 투명하게 운영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다 읽어봤고 어느정도는 공감하지만 그러한 마음에서 글은 지우지 않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이 글을 널리 퍼뜨려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