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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의대 똥군기와 따돌림에 대해서

쓰니 |2021.12.25 23:59
조회 54,059 |추천 225

저는 대구에 있는 Y대 의대 다니는 학생입니다.

 

옛날 일이긴 하지만 그로 인해 입은 정신적 피해가 막심하여 공론화하고 싶어서 글 올립니다.

때는 2015년 제가 예과 1학년으로 갓 입학했을 때 얘기입니다. 

 그 당시에는 멘탈 (학생들 정장입고 앉아서 똑같은 자세 계속 하면서 괴롭히는거)도 있었고 후배가 선배 눈에 잘못 띄면 불러내서 갈구는게 아무렇지도 않은 그런 때였습니다. 저는 그 때 사회생활도 처음 시작하고 그 군기에 압도당한 그런 느낌이 컸어서 선배들이 혼내도 아무 말도 못하고 뒤에서 끙끙앓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제가 동아리는 야구동아리, 그리고 동문이라고 해서 고등학교-대학교 같은 사람끼리 모이는 곳에 들어갔는데 (이거는 강제입니다, 신입생환영회 할 때 동문 선배 누구는 몇대 이런거 다 외워야해요) 동아리, 동문 모두 저에게는 지옥이었습니다.

 동문에서는 1달에 한번씩 모였는데 저는 술을 소주 3잔 먹으면 많이 힘들어하는 정도로 잘 못 마시는 편이었는데 동문회에서는 봐주는 거 없었습니다. 술 먹다가 죽으면 우유나 숙취제 먹여서 깨운 뒤 다시 술 먹이고 토하면 토한 뒤 술 먹이고 많이 취해있어야 하는데 죽으면 안되고 선배가 있으면 술잔 교환 무조건 해야하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한번은 레지던트 선배가 오셨는데 술 좀 마시다가 술잔교환 왜 두번씩 안 하냐고 뭐라고 하셨습니다. 술을 못 마셔서 술잔교환을 가장 안 했던 저는 본과 선배들 여러명에게 까였고 한분에게 따로 불려가서 혼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야구동아리에서 한번은 라이브 배팅 같은 거 연습하고 점심먹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야구동아리 선배 A (당시 예과2학년)가 저에게 너는 양다리다 이런 식으로 제가 듣기에 약간 모욕적인 말을 했어요. (저도 정확히 뭐라고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제가 듣기에 좀 모욕적이었단 것만 기억나네요) 그말을 듣자 저는 얼굴 표정이 찌푸려지면서 밥을 먹는데 제대로 못 먹었습니다. 그러자 선배 A가 저에게 밥도 제대로 못 먹고 표정이 그게 뭐냐 이러면서 또 한 소리했고 거기 있었던 다른 선배가 A에게 사과하라고 하더라고요. 사과는 안 했고 그 상황이 너무 싫어서 묵묵히 있었습니다. 그 뒤에도 A는 저에게 니가 이럴 줄은 몰랐다, 너랑은 끝이다 이런 식으로 제가 싫은 티를 팍팍 냈습니다. 그 뒤 예과 1학년 2학기 시작한다고 예과 1학년끼리 술자리가 있었습니다. 저도 참석했고 그런데 그 자리에서 야구동아리 동기들이 대회에서 (전국 의대 야구동아리끼리 자웅을 겨루는 대회로 야구동아리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 제가 대회에서 일을 너무 안 했고 A에게 잘못했다고 5~6명이서 저한테 A에게 사과하라고 했습니다. 사실 A가 직접 말하면 되지 왜 5~6명한테 조리돌림 당해야하는지 이해가 안 가서 반박하고 저랑 동기들이랑 말싸움을 심하게 했고 결국 제가 동아리 회장에게 말하고 동아리 나가겠다고 하고 나서야 동기들이 그만하자, 이거 없던 걸로 해달라고 그러더라고요. 그 때 A가 교묘하게 저에 대한 이미지를 안 좋게 만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A는 외향적이고 저는 극소심한 편이었어요) 제 편이 없다는 생각에 충격을 좀 많이 받았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스트레스가 겹쳐서 저는 그때 정신병 중 하나로 진단받았고 지금도 약을 먹고 살고 있습니다. 여기서 끝이었다면 저는 이 글을 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스트레스로 공부가 잘 안 됐고 유급도 몇번 했습니다. 한숨이 나오고 억울해서 다른 교수님들에게 상담으로 예과 때 사건때문에 너무 힘들다하면 돌아오는 답은 항상 가해자들은 기억도 못할 거다, 그게 말이 되냐, 니가 극복해야 한다와 같은 반응이었습니다. 대부분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묻지도 않고 알고싶어 하지도 않으시더라고요. 그리고 한 때 친하게 지냈던 15, 16 동기들은 이제 저를 보면 인사도 안하고 카톡으로 뭘 물어봐도 형식적이거나 대답 안 하거나 하더군요. 바빠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한편으로 저는 이제 후배됐다고 무시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너무 힘드네요. 

 과거기는 하지만 이 군기와 따돌림과 소원해짐이 당연한 것인지 알고 싶고 A를 비롯해서 저를 괴롭혔던 분들에게 사과받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정신병 진단받았을 때 혼란이 있어서 폰을 잃어버렸고 증거는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멘탈과 같이 신입생을 예비 가해자 취급하는 문화는 남아있고 일부 과에서는 레지던트를 여자로 뽑았더니 머리를 때렸는데 레지던트가 뇌진탕이 걸려서 앞으로 여자로 안 뽑겠다고 선언하는 등 똥군기가 여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똥군기문화와 싸우고 싶고 의대도 좀 더 투명하게 운영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다 읽어봤고 어느정도는 공감하지만 그러한 마음에서 글은 지우지 않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이 글을 널리 퍼뜨려주시길 바랍니다.

추천수225
반대수5
베플ㅇㅇ|2021.12.26 04:09
타의대생이지만 14학번이고 어떤 상황인지 알것같아서 댓글남김. 저희학교도 똥군기있었고 쓰니 괴롭고 힘들었을거 충분히 이해함. 근데 진짜 이런말하기 안타깝지만 방법이 별로 없음. 우리보다 위학번들은 더한 가혹행위들 당연해서 별로 심각성 느끼지도않을거고 시간도 많이지남. 당시카톡 내용이라거나 증거도 부족하고 현실적으로 공론화하기에 힘들어보임. a가 교묘하게 정치한게아니고 그냥 다툼이있었다정도로 누군가는 볼수도있음. 그리고 이정도로 커뮤니티에 글쓰면 쓰니학교사람들은 쓰니 누군지 다알거임. 알수있는 정보가 너무많음. 의대 음습하고 폐쇄적이고 소문좋아한단거 잊지마셈. 분명 누가이거또 캡쳐하고 단톡에돌리면서 쓰니조리돌림할거임. 글삭하는거 추천함. 내가 해주고싶은말은 지금 힘들고 지친거 다이해하는데 그거 병원밖 나오면 생각보다괜찮아짐. 나는 지금 전공의안하고 밖에서 gp하는데 우리학교 싫어해서 모교지역쪽은 다시갈생각없음ㅋㅋㅋ 졸업하고 자대안가면 얼굴볼일들도 없고 역겨운꼴 덜봄. 내동기중에도 학교생활 약먹을정도로 힘들어하는애들 몇명있었는데 다 졸업끝나고 쉬거나하면서 엄청 좋아짐. 지금은 거지같겠지만 조금만 참고더버텨서 졸업만일단하셈 그냥휴학하는거랑 졸업하고 라이센스있는건 다름. 남자인거같은데 군대먼저 다녀와도좋음. 군대가 ㅈ같긴한데 그래도 휴식하고 재충전하는 시간이기도함. 진짜 힘들고 스트레스받는 상황인거알고 도움못되어줘서 미안한데 탈학교하면 많이좋아질거임 힘내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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