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애썰 아님
* ‘존잘’의 기준은 글쓴이의 시각에서 판단된 것이므로 절대적인 것은 아님
* 글쓴이의 개인적인 경험에 의거한 글이므로 언급되는 인물들은 특정한 지역/문화/사람들을 대표하지 않음
[2탄 여기로: https://pann.nate.com/talk/364794977]
대학 시절 존잘남 가득했던 곳에서 유학했던 썰 푼다. (‘대학 시절’ ‘유학했던’ 이라고 했지만 현재도 대학생임)
첨부 이미지는 가장 닮았다고 생각하는 사진들 구글링해서 가져옴.
1. 내가 살던 곳의 흔한 잘생김
대학교 처음 입학하고 놀랐음. 여기 애들은 다 이렇게 생겼나 싶어서…사람은 외모가 다가 아니라지만 입학 초 였던 데다 이런 존잘남 환경이 처음이었던 나는 애들 외모만 보였음…내가 다녔던 대학교 학과에 현지인+백인 비율이 다른 과에 비해서 월등히 높았는데 학과 라운지 가면 이런 흔잘남들이 후드티 입고 과자 먹거나 과제하고 있었음.
2. 눈 마주칠 때마다 웃어주던 따뜻한 친구 (독일+네덜란드 혼혈)
다니던 학과에 동양인 비율이 워낙 낮았던 터라 내가 다니던 학년은 아시안이 단 둘 뿐이었음. 피지컬 우월한데다가 공부까지 잘하는 존잘남녀들과 같이 수업 듣다보니 나도 모르게 위축이 됬었음. 현지인 애들은 모국어로 대화하다 보니까 나는 애들 사이에 잘 못끼고 초반에 혼자 다녔음. 그룹 수업에서도 조용히 앉아만 있다오기 일쑤였는데, 새로 편성 받은 그룹에서 어떤 애가 나랑 눈 마주치면 항상 웃어주면서 인사해줬음. 근데 여기 문화는 눈 마주치면 인사하는게 기본 매너라서 이 친구 행동이 특별해서 설렌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고, 뭔가 소속감(?) 느끼게 해주는 따뜻함이 있었음…그저 한 두마디의 인사였을뿐인데 뭉클했음…이 친구 덕에 나도 용기내서 애들한테 인사 하기 시작했고 말도 먼저 걸었음. 그 덕에 친구들도 몇 명 생기고 아싸 인생에서 벗어남.
3. 풀햄남고 아르망 닮은 폴란드 친구
이 글을 보는 친구들은 아르망이 누군지 다 알 거 라고 생각함..ㅎㅎ 아르망 볼 때마다 이 친구 생각 났음. 특히 안경 쓴 채로 인상쓰는 모습이 존똑임…대신 이 친구는 금발이었음. 이 친구 폴리틱 수업에서 처음 봤는데, 정치인 포스 풀풀 풍기면서 카리스마 장난 아니었음…머리도 항상 왁스로 뒤로 뽝 넘기고 와서 발표할 때마다 무슨 국회의원인줄 알았음. 뭐하는 애인지 궁금해서 페북 찾아보니까 고딩 시절에 각종 퍼블릭스피킹 대회 참가 및 수상 경력이 있고, 폴란드 대표로 국제 무슨 대회 참가하기도 했더라고. 근데 무대 위랑 아래의 갭이 살짝 있는 친구임. 하루는 수업에서 모의 유엔(?) 비슷한 형식으로 수업 인원들이 각 나라 대표들 맡아서 한 주제에 대해 토론한 적이 있었는데, 이 친구가 의장을 맡았음.(사회자 역할이라고 보면 됨) 여기서 이 친구 진행 실력에 진심 감탄 했음. 모의 유엔 형식이 튜터가 갑자기 제안해서 하게 된 거라서 준비 시간도 거의 없었는데 (10분 내외) 얘는 무슨 전문 진행자급으로 흔들림 없이 사회를 봄…그 흔한 ‘um’ ‘well‘ 하나없이 말 하는데 막힘이 없음…사회자가 말을 길게 할 필요는 없지만 오프닝 멘트, 중간 중간 토론 방향 안내, 과열된 분위기 중재, 결론 및 정리 멘트 등등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음. 즉, 토론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고 개개인 의견 하나하나에 귀를 귀울여서 분위기를 만드는 일을 해야한다는 거임. 다른 애들은 자기가 맡은 나라 안건만 집중해서 말하는데 이 친구는 이미 그 모든 것을 다 알고 진두지휘하는 느낌이었음… 다시 말하지만 즉흥적으로 하게된 토론 이라서 준비 기간 따윈 없었는데도…진심 대단했음 카리스마 있게 척척 말하다가도 참여 못하는 애들 (나 같은…)도 끼어들어서 말할 수 있게 유도해줌. 고마웠음…ㅎㅎ 쓰다 보니 이 친구 칭찬이 너무 길어졌는데, 왜 갭 차이가 느껴졌다고 말했냐면, 회의 클로징 멘트 하고 자리에 돌아오는데 내가 진심 너 짱이라고 엄지 날렸더니, 파일로 입가리고 웃으면서 ‘ I hope I didn’t sound like a dick’ 이렇게 수줍게 말함…이게 자기도 잘한 거 아는데 애들 앞에서 너무 나대는 애로 보이고 싶지 않아하는 그런 느낌..? 잘해놓고 부끄러워함ㅋㅋ 그리고 이 친구가 나 노트 필기한 거 보고 글씨 예쁘다고 거의 매 수업 때마다 엄청 칭찬해줌…고마웠음. 근데 이 친구는 수업 때말고는 거의 본 적이 없음..대외활동으로 매우 바빴던 것으로 추청됨..ㅎㅎ
4. 비둘기때문에 친구 먹은 썰 (프랑스+ ? 혼혈)
나는 진짜 비둘기포비아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비둘기 극혐하는 사람 중 한 명임. 근데 내가 살던 나라는 비둘기가 진짜 어딜 가도 있었음…스타벅스에서 케잌 먹는데 비둘기가 내 발 밑을 총총총 돌아다님…하… 유학 시절 내내 비둘기랑 안 좋은 경험들이 많아서 증오게이지를 점점 채워가고 있었음. 하루는 점심시간에 캠퍼스 근처 슈퍼로 먹을 거 사려고 갔더니, 진심 슈퍼 앞에 둘기들이 바글바글 떼를 지어서 떨어진 빵 부스러기들을 먹고 있는 거임…슈퍼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한숨만 쉬고 있는데, 같은 학과 어떤 애가 슈퍼에서 나오면서 날 보더니 (?) 이런 눈으로 지나쳐감ㅋㅋ 개인적 친분은 없어서 그냥 눈인사만 하던 친구였음. 결국 슈퍼 포기하고 학교 식당에서 빵 몇 개사서 학과 라운지에서 뜯어먹으면서 과제하고 있었는데 아까 그 친구가 옆에 오더니 너 혹시 아까 슈퍼 앞에서 무슨 일 있었냐고 물어봄. 난 그냥 비둘기 피해서 서 있었던 건데 남들이 보기엔 뭔가 안 좋은 상황에 처한 것처럼 보였나봄 (물론 나에겐 안 좋은 상황이었지만…) 근데 내가 낯가림이 좀 있어서 친하지 않은 상대한테 ‘나 비둘기 무서워서 슈퍼 못 들어가고 있었다’ 말 하기가 좀 창피한거임. 그리고 이 친구가 평소 표정이 좀 무표정인 데다가 조용한 성격이어서, 내가 말하면 ‘겨우 비둘기 가지고..?’ 이렇게 냉소적으로 답할 거라고 나혼자 예상했음.. 근데 뭐라고 답변할 지 그 짧은 시간에 머리굴리면서 생각해보니까 그깟 비둘기가 뭐라고 슈퍼도 못 가고 있었나 웃기기도 하고 그래서 걍 비둘기 때문에 무서웠다고 말하고, 내가 비둘기에 얼마나 깊은 혐오감을 가지고 있는지 구구절절 말함…ㅎㅎ (낯가림 버려..) 근데 이 친구가 무표정으로 묵묵히 듣다가, 내가 슈퍼 앞에 있던 그 ‘a colony of pigeon’(비둘기 집단) 이렇게 말하니까 갑자기 빵 터지는 거임. 콜로니 옾 피죤 이게 웃겼는지 쿡쿡 거리면서 웃더니, 다음에 슈퍼 갈 때 같이 가주겠다고 함.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진짜 같이 가 줌ㅋㅋㅋ 다음 날 오전 강의 끝나고 대강의실에서 가방 싸고있는데 옆에 오더니 자기 슈퍼 갈 건데 같이 갈 거냐고 물어봐주더라…표정이 없어서 무서운 애인줄 알고 있었는데 착하고 따뜻한 심성의 친구였음. 평상시엔 무표정이고 말투도 건조한데 사소한 거에 은근 잘 터짐…ㅋㅋ 이상 비둘기 덕에 우연히 친구 생긴썰..이었음
아휴 계속 쓰면 끝이 없을 거 같아서 여기서 정리해보려고 함…ㅎㅎ
타 게시판에서 수요가 있어서 여기서 써 본 글인데.. 궁금해하던 쓰니들 만족할려나 모르겠다ㅋㅋ
데이트썰은…이 친구들 만난 나라에서는 없고, 지금 유학중인 나라에 교환 학생으로 온 유럽 친구들과의 소소한 이야기는 몇 개 있음..ㅎㅎ
글 읽어줘서 다들 Thanks!!
[2탄은 여기로: https://pann.nate.com/talk/364794977]
(+) 나라 궁금해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추가해~! 본문에 나온 친구들을 만난 곳은 네덜란드야. 전세계의 인종이 모이는 나라이니 만큼 피부색/문화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곳이지만 내 유학 생활 기준 그리고 생활 반경에서 외적 조건이 뛰어난 친구들을 많이 만나서 존잘남 그득한 곳이라고 이야기했던 거야. 그리고 실제로 길거리 걷다 보면 자전거 타고 다니는 존잘남녀들 많기도 하고…ㅎㅎ (일단 키에서 압살…)
어디까지나 내 주관적인 글이니까 재미로 읽어줬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