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아마도
ㅇㅇ
|2022.02.23 01:16
조회 1,385 |추천 5
내가 널 사랑했던 것처럼
누군가와 혹은 나를 사랑한 적 없었을 거야
네 삶은 아마도 내가 살아온 삶보다 더 고되었겠지
그래서 황폐했던 네 삶처럼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려 했던 그 미래도
무덤으로 만들어갔을까
관계에 일방은 없지만
네가 저지른 잘못과 바람은 날 정신적으로 죽이기에
충분했어
농담처럼 다른 여자 만나봐라
나랑 비교되어서 오히려 내가 생각날 거다
그랬는데
넌 진짜 저울질을 했고
네 결핍을 우리를 담보로 채웠지
바보같이 지난 1년간 나는 내 잘못도 있노라
너도 분명 내가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진정으로
알고 뉘우치고 있다고
우리는 아직 사랑하고 있다고 애써 애써
현실을 외면해 왔어
사실 현실은 이랬어
넌 제대로 내가 받았을 상처는 이해하지고 않았고
화가 나면 욕하고 고함지르는 일이 다반사였고
바람을 피웠던 것도 고함을 지르고 욕하는 것도
모두 내 잘못이라며 날 비난하고 널 감싸기 바빴지
내가 좋아하는게 뭔지, 내가 싫어하는게 뭔지
내가 하고 싶어하는게 뭔지, 어떻게 살고 싶어하고
어떤 기분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안중에도 없는 너였는데.
오로지 니가 좋아하는거, 니가 싫어하는거
니가 하고 싶은 거, 니가 살고 싶은대로 사는거
니 기분, 니 생각만 중요했는데
나는 사랑한답시고 널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고
우직하게도 사랑해왔었네
이제 내 삶 속에 다시 니가 들어올 일은 없을 거야
좋은 날도 있었으니 때때로 좋은 기억은
떠오르겠지
그것말고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을게
이제는 너에 대한 사랑도, 미움도, 그 어떤 마음 한조각도
주고 싶지 않아
그러니 나는 너에게 잘살라고 빌어주고 싶지도 않아
아마 죽기 전에 널 어느 순간 마주치더라도
나는 웃어주지 않을 거야
그 누가 떨어지는 낙엽에 잘살라고 빌겠어
싫어하는 벌레를 보고 웃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