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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탁드려요]효자와 결혼하면 불행의 연속입니다. 명심하세요.

쓰니 |2022.03.05 10:54
조회 4,450 |추천 3
효자와 좋은 남편 투잡 불가능합니다.



효자와 절대 결혼하지마세요.



3년반 연애하고 결혼한 남편,
이혼 결심하기까지 쉽지 않았어요.

뭐 모를 때 결혼하라는 말이
참 무책임 하면서도 현실적인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는게 하나씩 생기니
보이는 것도 많고 그러니 생각도 많아져요.




본론 들어갈게요.


참고로 전 37살 남편은 34살입니다.
나이는 저보다 어리지만 사회경험도 많고
제가 참 배울 점이 많아요. 이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연애할 땐 참 죽도 잘맞고
특히 돈관리,재테크 부분이 잘 맞아서
잘 꾸려 나갈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그 생각만큼은 결혼 후에도 변함 없었구요.




다만.
전남편은 효자입니다.



저는 출산에 두려움이 있었어요.
아이는 너무 좋아하지만(아이가 좋다는 마음 하나로 교육업에 종사하고 있어요) 망가진 몸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도 무섭고,
무엇보다 제 자신을 감당하기도 벅찬데 하나의 인격체를 양육하기엔
아직 철들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하나의 인격체를 이 세상에 독립할 수 있게 도와야 하는데
이게 참 부모의 욕심으로 아이를 낳으면 안되겠단 생각이 있었어요.
또한 경력단절도 너무나 걱정되었습니다.



이 부분은 남편에게도 결혼전부터 말해왔습니다.

그땐 왜 그런 말들이 안 들렸는지 콩깍지 때문이었나봐요.
출산의 두려움 말할 때마다 남편은,
출산 부작용 이런거 그만 찾아봐라
애기는 낳으면 부모님이 봐주신다더라
용돈드리면 봐준다고 하셨다
같은 입으로 똥싸는 말들을 했었어요.
되새겨보니 제 심정을 이해해주는 말은 없었어요.



그 말들에 저는 수긍하지 않았고,
부모님들 이제 쉬실 나이에 황혼육아가 웬말이냐
말도 안 통하는 아이들 30분만 봐도 힘든데
우리 안에서 해결해야지 그건 아니다라며
대화해왔었구요.




그리고 제목처럼 효자인 이유.

1.

남편 집은 이름에 항렬, 즉 돌림자를 맞추더라구요.
위에 쓴 것처럼 출산에 대해 두려움이 있던 저는,
아직 낳지도 않은 아이 이름중에
아빠의 성과 돌림자까지 두 글자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
너무 이해가 안됐어요.
특히 아들만요.

아이 낳게되면 오기로라도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아들은 안 낳고 싶다 생각 들었어요.

항렬이야기가 나올 때 저는
아이 이름을 가장 많이 부르는 건 부모인데,
항렬문제가 해결안되면 나는 아이 못 낳는다고 했어요.
심지어 이건 결혼준비도 하기 전에 나왔던 이야기입니다.
이때 정리를 했어야했죠 사실.

여기까지는 효자라서 이혼했다기엔 조금 약한 감이 있죠.



2.

남편이 연하다 보니 남편의 누나도 저보다 한 살 어립니다.
결혼 전부터 남편 누나와 따로 보고 할 정도로 잘 지냈고,
취업할 때 자기소개서도 도와주고
카드값도 몇 번 따로 보내줬네요.
흔한 연애상담까지 그냥 친한 지인이다 하며 지냈어요.

문제는 호칭이었습니다.

결혼준비하고 있을 때였어요.

"우리 엄마가 걱정하더라 ㅇㅇ이(제이름)가 ㅇㅇ(누나)한테 호칭 잘 쓸 수 있을까?" 라고 하셨다고 하면서, 불편하면 어른들 앞에서라도 아가씨라고 부르면 좋겠다라구요.

아가씨라고 말 꺼낸 건 남편입니다.




3.
이런 주제에 빠질 수 없는 제사.

그 전엔 제사 많았는데
이제 1년에 한 번 지방에 있는 선산 가는 걸로 합의했다,
날짜도 정해져있다며 이제 가족이니까 그 날은 미리 비워둬야지~(라고 뿌듯해하던 그 눈빛 잊지모태..... 최소 공포영화 예고편)
이제 음식도 전날에 사놓고 장만해서 간다,
우리 할아버지들 정말 깨어있으신 분들이다,
형수들(친척형들과 결혼한)은 안 와서(왜 안올까ㅎㅎ 그건 생각안해봤니 모지리야)아빠가 서운해하신다,
아빠한테 아빠며느리만 오면 된다고 서운해하지 말라고 그랬다..

그 많은 시그널들이 있었는데
르몬의 농락으로 이제야 새삼 보입니다.


*** 분노포인트
1. 우리 엄마가 ~하더라
2. 누나면 아가씨가 아니고 형님.... 호칭도 모름.


그때 정말 언성 높이면서까지 싸웠던 건,
왜 어머님의 말을 나에게 전달하느냐 였어요.
어머님이 말씀하셨다 한들,
자기와 의견이 같으면
기 의견으로써 나한테 말해야 하는거고,
의견이 다르다면 자기 선에서 마무리하고 굳이 나한테 전달할 이유없는거라구요.

제가 한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주제만 바꿔서 계속 싸우게 된다고 말했어요.

남편은 어머님이 저를 가족이라고 생각하니
호칭이야기 나오는거지
왜 꼬아서 생각하느냐 라고 하더라구요.

제가 호칭과 항렬에 대해서 이야기나올때
나중엔 정말 진절머리가 나더라구요.




결혼 준비도 하고 있는 마당에,

1. 항렬 맞추면서도 예쁜 이름 찾아야겠다
2. 어머님은 안해도 될 걱정을 하셨네~~

하며 잘 맞출 수도 있었겠죠.




그런데 중간역할 하기 싫어서
본인의 집을 저에게 강요하는 모습을 보며 정떨어졌어요.
결혼은 했지만 새로 꾸린 부부가 내 가족이 아니라,
아직 낳아주신 부모님이 있는 가족에 종속되어 있구나라고 확신들었구요.

그냥 지금은 제 순선택에 후회 없어요.

조상이 도운건지 혼인신고도 안했고 당분간 돈 열심히 모으고 쓰리잡도 하고 바쁘게 지내려구요.



길지만 이 글을 올린 취지는 좋은게 좋은거다라며 많은 걸 포기하고 살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당연히 후회하는 것도 있겠죠.
그치만 잘 살아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3
반대수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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