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성범죄 피해자 입니다.
저는 굉장히 외향적인 사람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집순이가 되었어요.
장시간 외출하는 경우는 드물고, 있어도 혼자인 경우는 없습니다.
혼자 나갈 일이 생기면 굉장히 불안 해집니다.
미룰 수 있는 일이라면 최대한 미루고,
집 앞에 쓰레기 배출 할 때에도 두리번 두리번 확인 후 후다닥 배출하고 돌아옵니다.
집순이 저에겐 TV가 친구입니다.
보다보면 성범죄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가 있습니다.
보면 힘들 것을 알지만 울면서, 분노하면서 끝까지 보게 됩니다.
같은 상처를 가진 피해자들이 안쓰럽기도 하고,
어떤 대처를 했는지...가해자는 결국 어떤 처벌을 받게 됐는지 궁금하기도 해서인거 같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지은 죄에 비해 처벌이 낮거나, 피해자들이 삶을 포기하고 나서야 이슈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더라구요.
더이상 피해자가 숨어야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모든 법이 쫌... 강화 됐으면 좋겠네요....
저는 강간과 폭행을 당하고,
무서워서 2개월이 지나서야 신고 했습니다.
원래 오래 알고 있었던 지인이였기에 충격과 공포가 엄청 났어요.
가해자가 집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신고하면 보복이 있을까 집에만 숨어있었어요.
일도 그만두고 매일 술을 먹으며 폐인 처럼 생활 하다가, 지인이 해준 이야기를 듣고 너무나 억울하고 화가 났습니다.
제가 3번째라고요....
무슨 소린가 했더니 전에도 2명을 강간하고 합의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피해자 분들은 지인의 지인이였어요.
너무 화가 나 몸이 부들 부들 떨리더군요.
나까지 그냥 넘어가면 안되겠구나.
내가 숨으면 4번째 피해자가 생기겠구나.
용기내서 신고 했습니다.
다행히 혹시 몰라 증거를 차곡 차곡 모아놨었어요.
그리고 저는 일관된 주장을 했죠.
가해자는 조금씩 주장이 바뀌었어요.
형사가 이상하다고 저한테 말할 만큼.
지인에게 또 연락이 왔어요.
가해자가 주변 사람들에게 증인이나 탄원서를 써달라고 하고 다닌다.
자기는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거나 써달라고 했답니다.
그러면서 사건에 대해 말하고 다닌다고...
주변 지인들이 다 거절했으니 너무 걱정은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너무 뻔뻔 하다고 생각 했습니다.
끝까지 싸워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신고 후 약 1년이 지나서야 겨우 1차 공판 날짜가 나왔습니다.
공판 날짜가 문자로 왔는데 그 문자를 보면서 엉엉 울었어요.
드디어 싸울 수 있구나 기쁘면서 무서웠지만 마음을 잡았어요.
공판 1일 전 뭔가 쎄한 느낌에 사건 검색을 했습니다.
하....공판이 1달 미뤄졌더라고요.
공판 일주일 정도 전에 가해자측에서 요청을 했고, 검사와 피해자측 국선변호사가 수락을 했더군요.
무슨 이유로 요청을 한건지도 전 몰라요.
검색해보지 않았더라면 저는 당일 갔다가 허탕을 쳤겠죠.
그 누구도 저에게 요청이 왔다거나, 변경 됐다고 연락이 없었어요...
이 재판에서 제가 제일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된거 같았어요...
마음이 무너져 내리더군요....
또 저는 한달을 기다려야 하고, 또 미뤄질 수도 있습니다.
이게 맞을까요?
법은 참 가해자에게만 유리한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 그알을 보다가 한 법조인이 그러더군요.
가해자 측에서 사건을 일부러 질질 끄는 경우가 많다고.
이 것은 피해자를 지치게 하여 합의를 이끌어 내는 기술이라고요....
이 말을 듣고 너무 화가 났습니다.
사실 지쳤었는데.....다시 싸울 힘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나약해지지 말자. 내 잘못이 아니다. 라며 저를 다독였습니다.
저는 끝까지 싸워 가해자가 엄벌을 받는 모습을 볼껍니다.
중간 중간 글 남기며 어떻게 되는지 남기겠습니다.
많은 응원, 조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사실 제가 이런 글을 쓰게 된 이유에는
많은 응원과 조언을 구하고자 쓰는 것도 있지만,
많은 분들께서 성 범죄의 심각성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습니다.
성별을 떠나 성 범죄는 피해자의 마음을 살인하는 행위라고 생각 합니다.
자신도 타인도 소중하게 생각 해주세요.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서도 저와 같은 피해를 당하고 힘들어 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숨지 마십시오.
답답한 마음에 용기 내서 주저리 주저리 썼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악플은 사양하겠습니다.....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