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부터 다혈질에 화나면 부시고 때리고(엄마만) 가족들한테 칼들고 와서 소리지르고 등등
이런 아빠 맡에서 자랐어요.
엄마가 늘 불쌍했고 도와주고 싶었고,
내가 어려서 돈도 없어서 해줄수 있는게 없어서
미안하고 안쓰러웠어요.
대학 졸업하고 취직해서 돈을 벌어서 이제는
나가서 혼자 살 능력이 되었어도 단번에 나가지 못했던 이유는 엄마였어요.
혹시라도 아빠가 때리면 막아줄 사람이 없어지면
큰일날까봐서요.
엄마는 아빠한테 맞아서 고막도 나간적 있고
병원도 갔었고 그렇게 살았어요.
아빠가 물건 다 때려 부수면 그걸 치우는 엄마였어요.
제가 고등학교때쯤 제 소원은 부모님 이혼일 정도로
집이 너무 지옥같고 힘들었어요.
이혼하라고 이혼서류 내밀어줘도 이혼은 하지 않으셨어요. 이혼은 하지 않으면서
자식들에게 울고불고 힘들다며 우울해하는 엄마가 여자로서 사람으로서 안쓰러웠고, 도대체 내가 이걸 어찌 해결해줄수 있을까.
고민하고 걱정하고 슬펐어요.
그러다 도저히 저도 너무 힘들어서 독립했고,
6년째 나와서 혼자 살면서 그때의 오랜 아픈 상처의 기억들이 제 안에 없어지지 않고
큰 자국 처럼 남아있더라고요.
같이살때 엄마의 아픔만 걱정하며 지내느라
제가 받은 상처는 집을 나온 뒤에야
인지할수 있었던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 엄마가 아빠가 나이들고 가여우지 않냐면서 저보고 좀 챙기고 아빠랑 추억좀 많이 만들어주라고 합니다.
이 얘기를 듣는데 숨이 턱 막히고,
엄마는 도대체 그런 아픔들을 겪으면서도
나보고 왜 아빠를 챙기라는건지
이해가 도저히 안되더라고요. 이해하고 싶지도 않고요.
아빠가 나이 들고 늙고 약해져도 잘못한건 잘못한거니까요.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을 갖고 산다는건 내 자신을 갉아먹게 만드는 감정이라 그러지 않으려 하지만 그렇다고
아빠를 챙겨주고, 추억을 만들고 이러고 싶진 않아요
그 이유는 저에게 아빠는 다정하고 좋은 아빠가 아니었으니까요.
그 아픈 일들이 잘못했던 일들이 시간이 많이 지나고 아빠가 늙었다고해서, 없던 일처럼 된다는게
저는 좀 억울하고 불합리하다고 느껴지거든요.
딸의 살가운 관심, 애정표현, 추억 등등 이런건
딸에게 잘해준 아빠가 받아야 하는 것이지 않나요?
아빠에게 무심한 딸. 딱 이정도가 저희 아빠의 자격(?)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어린시절, 그리고 성인이 되고도 받았던 폭력적인 기억의 트라우마로 사람을 잘 믿지도 못하고 정상적인 연애도 참 힘들만큼 상처가 깊은데 아직까지도 이런데.
아빠를 챙기라니.... 제가 어찌 받아들여야 하나요? 정말 약해지고 늙어진 아빠를 챙겨야 하나요? 저는 살뜰히 챙기지 못하는 무심한 딸인가요?
두서없이 쓴 글 읽어주셔 감사하고
무슨 이야기든 조언이든 충고든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