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 같은 법안이 발의되어 공유드립니다.
긴 글이지만 꼭 한 번만 읽어봐 주시고 청원에 동참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내용이 길다면 맨 아래만 읽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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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사람들 MBTI 많이 합니다. “나는 인프제다, 엔프피다.” 등등...
이렇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을 비롯한 심리 상태에 대해 많이들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핫한 MBTI는 융(Jung)이라는 분석심리학자가 그 기반을 만들었다지요.
‘내향형’과 ‘외향형’으로 구분하는 등등.
이런 것을 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심리학'과 '심리학적 지식', '심리학자'들이 우리 주위에 많이 있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심리학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직업이 있음을 알고 계시나요?
누군가는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냥 다 심리학자 아니야? 그... 범죄심리학자 같은..?"
"아니면...아 심리상담사! 심리학 배운 사람들이 결국 심리상담하지 않아?"
그렇죠, 다들 그냥 '학자' 로만 알거나, 막연하게 '심리 상담을 하는 사람' 정도로만 알 것입니다.
그만큼 '심리사'라는 자격이나 직업은 생각보다 낯설게 느껴질 것입니다.
'보건/복지' 영역에서만 봐도 의사, 한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방사선사 등등이 있고, 이 직업들과 자격들은 익숙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실제로도 이 직역들은 국가자격(면허)으로 분명하게 인정받고 있고, 그 업무도 분명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심리(상담)사'는 어떤가요? 외국에서는 존재하고 있는 자격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심리사'라는 이름의 국가자격은 부재합니다.
대신 '심리상담'과 관련된 국가자격이 있긴 하며, 다음의 3개가 그렇습니다.
1) 정신건강임상심리사 (발급처: 보건복지부)
2) 임상심리사 (발급처: 한국산업인력공단)
3) 청소년상담사 (발급처: 여성가족부)
*그나마도 2)임상심리사 자격은 국가자격이지만 사실상 전공 무관하게 누구든 취득할 수 있고, 사지선다형 문제와 주관식 문제를 많이 맞히면 취득할 수 있는 '기술자격'이어서, 임상 실무 경험(Clinical, 즉 병원 치료 장면에서의 경험)이 전무한 상태로 '임상심리사'라는 자격을 취득하게 됨. 따라서 심리검사를 잘 알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고, 실무에서도 그 효용성이 매우 낮은 허울뿐인 자격이 되어버림.
**직업상담사가 있지만 ‘심리상담’ 보다는 ‘직업 및 진로상담’에 특화된 자격임.
***전문상담교사가 있지만 이는 '교사' 직종으로 제외함.
그리고 민간자격이지만, 권위 있는 학회에서 발급하며 실무 현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자격으로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A) 임상심리전문가 (한국심리학회 산하 한국임상심리학회)
B) 상담심리사 (한국심리학회 산하 한국상담심리학회)
C) 전문상담사 (한국상담학회)
이처럼 국가의 자격 체계가 미흡하고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자격들이(민간자격임에도) 그 동안의 공백을 대체하여 메꿔왔고, 많은 국민들의 심리 상태를 어루만져 왔습니다.
하지만 이 자격들 외에도 수많은 민간자격이 난무하면서 위의 5~6개의 자격들과 그 외 자격들에 구분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타로심리상담' 같은 정체불명의 것도 생겼습니다. 심지어 대학 캠퍼스에서는 '사이비' 종교의 신도들이 마치 심리학자의 연구인 것처럼 사람을 꼬신 후 개인정보를 가져가기도 한다더군요.
또 '심리상담 받으러 갔는데 되려 심적으로 힘들어졌다거나 성추행을 당했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리기도 하구요.
아마 검증되지 않은 곳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제서라도 '자격이 되지 않는 이들의 무분별한 심리상담을 막겠다'는 취지는 매우 긍정적이지요.
의사 면허를 취득한 사람만 약물 처방이나 수술 등과 같은 의술을 펼칠 수 있게 하는 것처럼 말이죠.
혹은 간호사 면허가 있는 사람만이 간호사로서 일할 수 있게 하는 것처럼요.
하지만 현재 발의된 법안은 본래의 취지와는 너무나 상반된 방향으로 흘러갈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법안들은 ‘심리/상담학과 유사한’ 학사 학위만 있어도, 심리상담 관련 시설(어떤 시설인지 도통 알 수도 없음. 타로 심리상담도 포함되나요?)에서 몇 년 이상 일한 경력만 있어도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해두었기 때문입니다. 간호조무사가 병원에서 몇 년 일하면 간호사 면허를 발급해주는 셈이나 다를 게 없어요.
심리서비스는 질 관리(Quality control)가 생명입니다. 국민들에게 과학적이고 안전한 근거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미국, 호주, 영국 등의 OECD 국가들에서는 훨씬 엄격하게 심리(상담)사의 자격 기준을 규정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대체 왜 퇴행된 법을 만들려고 하는 것일까요?
우리나라에도 사실 이에 준하는 석사학위 + 수 천 시간 이상의 수련을 받은 ‘정신건강임상심리사’들이 엄연히 존재합니다.
현재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정신건강복지법)’ 상에도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습니다.
정신건강임상심리사의 개별 업무:
1) 정신질환자 등에 대한 심리평가 및 심리교육
2) 정신질환자 등과 그 가족에 대한 심리상담 및 심리안정을 위한 서비스 지원
*한 대학병원에서 실시된 심리평가 결과보고서(만취한 20대 여성이 40대 가장을 폭행하였던 사건. 그걸 지켜본 6세 딸아이의 심리평가 결과,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016/0001917381). 검사 실시자가 여기엔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정신건강임상심리사/임상심리전문가 혹은 이로부터 지도감독을 받고 있는 수련생(임상심리레지던트)이 심리검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해석하여 보고서를 작성하는 편임.
이들이 제공하고 있는 전문적인 심리상담 및 심리치료 서비스의 질을 보장하기는커녕 서비스 제공자의 기준을 하향 평준화시켜 전국민의 정신건강을 오히려 위험에 빠뜨리려 하는 행위는 분명히 잘못되었다고 여겨집니다.
특히 ‘심리상담사’ 자격을 취득하게 되는 사람들이 ‘심리평가’를 할 수 있게 해놓았는데, 이는 정신건강복지법과도 상충되며, 그들의 고유 업무를 침해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정신건강임상심리사처럼 교육이나 수련 과정이 입증된 자격(면허) 소지자만이 심리평가를 실시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입니다.
이대로라면 제대로 된 교육과 실습, 수련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사실상 누구나 심리(상담)사로 활동하게 되고, 정말 역량 있는 심리(상담)사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뒤섞여버리게 될 것입니다. 상담이 필요한 사람들은 어느 곳의 누구를 찾아가야 제대로 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인지 혼란스러움을 겪게 될 것이며, 국가 자격이라고 하는데 그 질(Quality)이 너무나도 형편없어 그것을 과연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금쪽이'에 나오는 오은영 박사님을 만나길 원하지, 그 옆에 있는 패널들을 '심리상담사'로 만나고 싶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현재 발의된 법안들은 안 그래도 힘든 코로나 시국을 버티고 있는 국민들의 정신건강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잠재적 악법이나 다름없습니다. 이에 해당 법안들은 폐기되거나 대폭 수정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기사 참고)
https://n.news.naver.com/article/081/0003262973
https://n.news.naver.com/article/421/0006007685
국민청원)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605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