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시어머니는 제가 전화드리기 전엔, 저한테 절~대 먼저 전화 안하시구요...
일주일에 한 번, 제가 전화 드리는데 통화시간이 1분을 안넘깁니다.... ![]()
남편 잘 있는지, 저 괜찮은지 물으시곤... 어머님이 먼저 끊으시죠.....
저랑 사이가 안 좋아서가 아니라, 어머님이 너무 바쁘게 생활하시기 때문이지요~~ ^^
저희 어머니는 한 동네에 20년 이상 사셔서... 그 동네 사람들이 다 식구요, 친구에요...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시자마자, 동네 친구분들과 같이 수영장 끊으셔서 매일 함께 다니시구요...
점심은 밖에서 친구분들과 드시거나, 친구분 들 집을 돌아가면서 드신다고 하시더군요....
여자분들끼리 모여서, 어찌나 재밌게 어울이리시는지... 점심먹고 수다떨면 오후 3~4시 금방 되구요...
시장에 장보러 가셔서, 저녁 찬거리 만들고 TV 좀 보고 하시면... 시아버지가 집에 오시니...
두 분이서 함께 저녁드시면서 하루에 있었던 일 얘기하면.... 금방 하루해가 지신대요~~
또 여자분이시라... 때마다 파마하시고, 손톱 손질 받으시면서... 미용실 들리시고, 마트가시고 하시니까... 마트한바퀴만 다 돌아도 2시간 훌쩍 지나고...
여러가지 계모임 들어놓으신 게 많아서... 주말마다, 철마다... 계모임 회원들이랑 단풍구경가시고, 여행가시고 그렇게 바쁘게 사십니다....
(그래서 시댁에 갈때는 항상 미리 전화를 드려서 서로 스케쥴을 맞춰야 해요... 한번은 연락없이 올라갔다가, 신랑이랑 빈집만 지켰다는 -_-;;...)
결혼식, 돌잔치는 어찌나 많으신지... 동네 친구분들과 계모임 회원들이 서로 자식, 손주들 에워주느라... 그렇다고 하시네요....
아, 요즘엔... 박현빈 엄마가 하는 노래교실에 회원이 되셔서... 열정적으로 다니신다고 들었습니다...
어쩔 땐 어머니가 10초도 안돼 끊으실때도 있습니다...
나 ; "어머니, 저 며느리인데요."
시어머니 ; "어, 엄마 지금 수영장 들어가야해~~... 나중에 거마..." 뚝――
"어, 엄마 지금 친구들이랑 찜질방 가야하거든. 이만 끊자~." 뚝――
"(조그만 목소리로) 어, 엄마 여기 노래연습중이야... 끊을게." 뚝――
나 ; "어, 어머니....."
전화에 집착하는 부모님들을 보면... 대게 집에만 계시고, 심심하고, 외로우신 경우가 많은 거 같습니다...
저희 시어머니만 뵈도... 본인이 눈코뜰 새 없이 바쁘게 사시니... 오히려 제게 '너무 자주 전화하지 마라. 못 받을 때 종종 있다.' 고 하실 정도니까요....
댓글들 중에... "너희는 시어머니되면 안 그럴줄 아느냐. 그 나이 되면 외롭고 서운한 게 많다. 나중에 너희들은 안그러나 보자." 란 말씀이 있던데....
우리는 나중에 나이들어서... 자식들만 바라보고 살지 맙시다...
자식과 손자만이 우리의 유일한 취미활동이자, 인생의 낙이 되어서....
전화만 뚫어지게 보고, 주말되면 왜 안오나... 목빼고 있지 말고....
나이 들어서도... 취미활동 즐기면서, 바쁘게 바쁘게... 멋지게 살자구요......
사람의 관계라는 건.... 참 묘해서...
한쪽이 집착하면, 한쪽은 부담스러워 질 수 밖에 없어요....
그게... 친구관계든, 남녀관계든, 고부관계든... 그 어떤 관계이든지 말이에요~~
저는 반대로... 시어머니가 너무 바쁘시고, 전화 통화하기가 힘들 정도니까...
'우리 시어머니는 뭐가 그렇게 바쁘시나... 뭘하고 다니시나... 뭐가 그렇게 재밌으실까...'
오히려.... 더 전화걸고, 꼬치꼬치 캐묻고, 신경쓰게 되던걸요???
너무 궁금해서요~~ ![]()
어쩌다 가끔 통화가 길어질때도 있는데... 한쪽이 일방적으로 붙잡고 있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서로 대화가 주거니 받거니 끊이지 않아서랍니다...
본인의 즐거운 삶이 대화에 고스란히 묻어나니... 듣는 저도 부담스럽지 않고, 덩달아 마음이 즐거워지지요....
만일, 전화통화 내내... 징징거리며, 팔자 타령이나 하시며, 하소연만 길게 하신다면.......
아.... 얼마나 통화가 끔찍할까요.....
전화를 부담스러워 하는 문제를... 며느리들만의 탓으로 돌릴수는 없는 거 같습니다.....
맨날 만나면 우울한 얘기만 하는 친구가 있다면... 만나고 싶을까요???
날 사랑하긴 하는거냐며, 어젯밤 10시엔 뭐했냐고... 만나기만 하면 쌍심지를 키고 달려드는 애인이 있다면... 숨막혀서 사귈수 있겠어요???
친구랑 애인이... 시어머니와 같냐고 물으실 분도 계실텐데요~~
어차피 인간관계란 근본적으로 다 같습니다....
본인 스스로 행복한 사람은... 주변에 사람들이 꼬입니다...
본인 스스로 외롭고 불행하면... 주변에 사람들은 부담스러워 도망갑니다...
예의나 효라는 이름으로, 어거지로 관계의 끈을 이어간다해도.... 한쪽은 늘 '징징징', 한쪽은 늘 '숨막혀'... 를 외치게 될겁니다...
적어도 우리가 시어머니 세대가 됬을때는.....
자식들이 우리 행복의 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요조건이 되도록 합시다....
나의 행복은, 내가 찾으며 살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