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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참 어렵네요

어렵다 |2022.05.06 22:14
조회 510 |추천 1
30대 초반에 만난 한 남자. 정말 유쾌한 사람이었어요.장거리 연애였는데 외로움이 1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서로 번갈아가며 먼 거리를 오가며 사랑을 이어갔더래죠. 그래서 결혼을 택했어요. 결혼은 현실이란 말 솔직히 와 닿지 않았고, 연애 때처럼 잘 살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네요. 
연애 때는 술 일절 마시지 않았던 사람인데 결혼 후 일이 힘들다는 핑계로 한 잔, 두 잔 마시기 시작하대요. 그 때까지는 이해해야지 싶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술을 정말 못 해요. 분위기에 이끌려 마신다 해도 한 3잔? 정도가 다입니다. 남편이라는 사람은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서 제가 임신했을 때에도 그렇게 본인 친구들을 만난다며 밖으로 나돌아 다니더군요. 집에 들어오는 시간은 점점 늦어지고 애가 생기면 괜찮아질까 싶었는데, 오히려 애가 생기니 외박이 잦아졌어요. 외박만 잦아졌을까요? 본인이 밖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저한테 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화풀이 정도였는데 언제부턴가 폭언과 폭력으로 수위가 세지더라고요. 너무 무서웠습니다. 
시댁에서는 본인 아들이 지금 힘들어서 그러니 저에게 참으라고만 하대요. 그래서 참았습니다. 애도 있었고. 내가 이혼해서 잘 살 자신도 없었고. 결혼하고 아르바이트 정도만 했던 터라 사실 새로운 마음으로 일이나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나이가 있는데... 싶었습니다. 제가 이해하면 다 괜찮아질 줄 알았어요. 그런데... 입 다물고 참고 있는 제 노력이 보이지 않던 것인지 한 달에 반 이상을 외박하기 시작하더라고요. 전화를 해도 받지도 않고, 아침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와서는 씻고 옷만 갈아입고 출근하고. 본인 말로는 술 마시고 너무 취해서 차에서 잠들었다고.. 이런 일상이 지속되었고 그 일상 속에서 저는 애기랑 둘이 집에 남겨졌습니다. 우울해 지기 시작하더라고요. 남편에게 애원도 해보고 울기도 참 많이 울고 사정도 해보고 할 수 있는 선에서 모든 걸 다해봤지만 오히려 남편은 화를 내고 대화는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아이를 위해 참으라는 말이 더 이상 들리지 않더군요. '네가 나가서 일을 하면 무슨 일을 하겠냐', '너 나가서 일해봐라. 내가 버는 만큼 네가 벌 수 있겠느냐', 간신히 참고 있는 저에게 돌아오는 말이라고는 저 두 마디가 다였습니다. 
제가 더 이상 못 참겠다고 하니 시부모 저에게 하는 말 '네가 이혼녀 딱지 붙이고 우리나라에서 잘 살 수 있겠냐' 였습니다. 제 편이 한 명도 없더라고요(저는 친정이 없습니다. 두분 다 돌아가셨어요). 시어머니 말씀하시길 대한민국에서의 여자는 아이가 생기면 자기 인생을 생각하면 안되고, 아이와 가정만을 생각하며 그렇게 희생하면서 살아야 한다더군요. 
저는 결국 참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살아가다가는 제가 죽겠더라고요. 그래서 이혼을 요구했지요. 이혼은 절대 있을 수 없지만 이혼을 할거면 하더라도 애는 놓고 가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 애 놓고 나왔습니다. 내가 살아야겠다라는 생각밖에 안들었어요. 정말 욕 많이 먹었어요. 독하다는 말도 정말 많이 들은 것 같네요. 그렇게 끔찍했던 결혼 생활이었지만 애가 있고 애를 두고 나온 입장이라 양육비는 꼬박 꼬박 보내고 있습니다. 그 돈이... 아이한테 쓰이고 있는지 그들 입으로 들어가는 중인지는 모르겠지만 제 정신 건강을 위해서, 그저 제가 현 위치에서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이다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보내는 중입니다. 
이혼 후 한동안은 마음이 편했어요. 일자리도 생각보다 쉽게 구했고요. 다 좋아질 줄 알았는데 막상 현실로 돌아와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정말 돈 벌기 어렵다 싶네요. 1년 경력으로 일자리를 구했어요. 월급 250. 나이도 있고 경력은 1년밖에 없으니 250이라도 감사히 생각하자 싶은데, 주변 사람들과 비교하게 되요. 이 나이쯤 되면 못해도 300 이상은 다들 벌며 사는 것 같은데... 300도 적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던데. 나는 250.. 그마저도 세금 다 떼고 나면 224 정도 되려나요. 그래서 주말 아르바이트를 구했어요. 주말 아르바이트를 구했음에도 본업에서 받는 월급에 아르바이트에서 버는 급여를 더해도 실수령 300이 안되네요. 사람들이 말하는 '현타' 라는게 오더라고요. 내가 이렇게 세상 물정을 몰랐구나 싶은 생각에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평일에 저녁 약 2시간 정도의 시간을 내서 또 다른 아르바이트를 구했어요. 이렇게 하니 300 조금 넘게 버네요. 
젊을 때 벌자 싶으면서도 한 번씩 울컥하고 올라오고. 또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싶다가도 자꾸만 이런 삶이 버겁게 느껴져요. 잘 살고 싶은데. 그 사람들한테 보란 듯이 '나 이혼했지만 잘 살고 있다' 보여주고 싶은데, 그런데 힘이 나기보다는 자꾸만 힘이 빠집니다. 참... 간사하네요 저라는 사람도.. 이혼만 하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막상 벌기 시작하니 이 정도 벌이로 내가 나를 책임질 수 있을까 걱정과 겁만 늘고. 다들 열심히 일하고 번 돈으로 인생 즐기며 사는 것 같은데 돈 한 푼 쓰는 것에 집착하게 되고. 
어딘가에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주절 주절 글 한번 써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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