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화두 안받구 뭐한거... 어라? 강아지네? 아유~. 이쁘다."
강아지를 쓰다듬으며 그녀의 작은 눈이 동그래졌다.
"귀엽지? 말티즈다."
"응, 어디서 났어? 그새 누가 맡겼어?"
"샀어, 너 키우라구."
그녀는 강아지를 넘겨받고는 품에 꼭 안았다.
"정말? 와~ 정말? 정말이지? 이야~!! 하하하"
강아지를 안은 그녀는 길거리에서 팔짝거리며 뛰었다.
"그렇게 좋니?"
"응!! 너무 좋아!!"
"애다, 애! 꼴랑 강아지에 그렇게 좋아라하니 원..."
"피~! 근데, 이녀석 안고 전철타두 돼나?"
"어쩔수 없잖아. 택시잡기가 더 힘들거 같은데. 그리고, 강아지 캐리어에 넣구가면 괜찮겠지."
"응. 이녀석, 얌전히 가야된다!! 알았지?"
노량진역을 향해 걸어가는 내내 그녀는 이를 다 드러낼 정도로 웃으며 좋아했다.
"경민아, 이녀석봐. 눈도 디게 땡그랗네. 아주 애기같아."
"니눈 세배만하다. 근데, 마왕 괜찮아?"
강아지에 온통 정신을 빼앗긴 그녀는 내 물음은 건성으로 들었다.
"어? 뭐가?"
"마왕한테 안 혼날까?"
"아, 맞다. 어쩌니?"
"같이 가줄께. 마왕한테 내가 말 해줄께."
"그래도..."
그녀의 얼굴이 잠간 시무룩해졌다.
"야, 너 이녀석 이름 지어야지?"
"잠깐."
그녀는 갑자기 강아지를 번쩍 들어올려 한참을 강아지의 중요한 그곳을 쳐다보더니 씩 웃어 보였다.
"야! 아무리 개새끼라지만, 너무하는거 아니야? 아예 대놓구 성희롱을 하는구만."
"경민아~!"
"왜 갑자기 그렇게 느끼하게 불러?"
"얘도 남잔데, 나중에 고래 잡아줘야돼?"
"뭐? 푸하하하. 글쎄, 나도 모르겠다. 이제까지 강아지도 고래 잡았다는 얘긴 못들어봤다."
"크크크... 그냥 옛날에 너 고래잡은 거 생각나네. 그때 너랑 울 막내가 왜 그렇게 침울했는지 한참후에야 알았잖아. 히히히...."
"기집애가 못하는 소리가 없네. 그런 넌? 너 초경했을 때 난 너 죽을 병 걸린줄 알았다."
"뭐, 뭐야? 진짜 못하는 소리가 없어."
"어~어? 너 임마 그때 학원에서 수업받다가 갑자기 사라졌잖아. 학원 선생님까지 너 찾아다니시느라 수업 못했어."
"그때 너무 당황해서, 바로 집으로 와버렸지. 선생님한테 말할 정신도 없었어."
"죽을 병도 아닌데, 혼자 집에 들어가서 이불 뒤집어쓰고 펑펑 울고 있던거 기억나? 내가 혹시나 해서 니네 집에 가봤더니 얼굴은 하얗게 질려 가지고선 눈물콧물 흘리던거 생각하면... 하하하."
"뭐, 너무 놀라서 그런 거라니깐. 에구 , 낯 뜨거워."
" '경민아, 나 어떡해.. 엉엉...' 하면서 아무말도 못하고 울기만 하드만...크크크..."
"그만하라니깐."
"마왕이 달래고 아저씨 달래도 아무말도 않구 계속 눈물만 주구장창 쏟아 냈지. 나중엔 울엄마까지 달려오시니까 그때서야 간신히 입열었는데. 하여튼, 신고식 한번 대대적으로 치뤘지?"
"너 정말?! "
그녀는 부끄러움으로 빨개진 얼굴에 화난 기색을 띠기 시작했다.
"왜 그래? 니가 먼저 시작했잖아."
"알았다구, 그만. 스톱!"
"그래. 근데, 너 그때 그 기념으로 내가 은반지 사준거 기억나? 그거 아직있지?"
"뭐야? 너 이녀석!"
화가 났는지 날 패주겠다는 제스쳐를 보이자 난 냉큼 달음질을 쳤다.
강아지를 안은 그녀는 빨리 쫒아 오질 못했기에, 난 천천히 뛰어가며 그녀를 놀려주었다.
"이젠 그날엔 안우냐? 하하하..."
강아지 덕분에 어색했던 그녀와의 사이가 예전처럼 돌아가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금방 화해할수 있는데, 진작에, 진작에 이럴 걸...
왜 이생각을 못했을까...
얼마남지 않은 시간에 더 안타까움이 남았다.